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한화그룹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방산 3사의 실적 고성장이 주효한데다,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방산·조선·우주’ 중심의 전략적 재편과 글로벌 확장 드라이브가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이날 종가 기준 100조9,2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날(35조8,870억 원)보다 65조 원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국내 대기업 중 시총 100조 원을 넘긴 기업은 삼성, SK, LG, 현대차, 카카오에 이어 한화가 여섯 번째다.
이번 시총 급등을 견인한 주역은 단연 그룹의 방산 3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9,900억 원, 영업이익 5,6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배 넘는 실적을 냈다. 주가도 급등해 시총은 약 44조 원으로 그룹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한화오션 역시 글로벌 조선업 회복과 해양 방산 수출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시총이 1년 새 두 배 이상 뛰며 24조 원을 넘어섰다. 방공망·우주항공·AI 전장 시스템을 아우르는 한화시스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의 리더십은 이런 실적을 뒷받침한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김 부회장은 미래전략부문장으로서 방산·조선·우주항공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계열사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해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산 중간지주로 전환하고, 한화오션 인수 이후엔 수리조선(MRO)과 고부가 방산 함정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왔다.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군함 전문 조선사 오스탈(Austal) 지분 100% 보유를 승인받은 것도 김 부회장이 직접 챙긴 성과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과 조선을 단순한 수출 산업이 아닌 그룹 전체의 글로벌 역량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M&A, 조직 재편, 해외 파트너십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끄는 리더십이 시총 100조 달성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화는 앞으로도 방산 3사를 축으로 미래 전략 산업 강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천무, 한국형 아이언돔 L-SAM II 등 전략무기 수출을 확대하고, 한화시스템은 위성·저궤도 통신, AI 전장 기술 투자를 가속화한다. 한화오션은 미국 등 주요국과 기술 협력 기반을 넓히며 고부가 방산 함정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