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애플은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을 대폭 늘리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는 양상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9%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8%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애플의 점유율은 작년과 동일하지만, 삼성의 하락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애플의 보급형 모델 '아이폰 16e'가 일본, 인도, 동남아, 중동·아프리카 등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점유율 확대를 견인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 S25' 시리즈 출시일이 전작보다 늦어져 점유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S25 시리즈의 출시일은 2월 7일로, 지난해 S24의 1월 30일보다 일주일가량 늦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6060만대로 애플(5790만대)을 소폭 앞섰지만, 점유율 격차는 줄어든 상황이다. 애플은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10% 늘렸고, 삼성은 0.6% 증가에 그쳤다.
업계는 관세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애플이 미국과 주요 시장에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 3위는 샤오미(14%)가 유지했으며, 비보와 오포가 각각 8%로 뒤를 이었다. 화웨이는 이번 분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내수 시장과 소매 채널 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은 애플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아이폰 생산의 90%가 중국에 집중돼 있어 관세 145%가 적용될 경우 미국 내 판매가가 500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베트남, 한국, 인도 등 다국적 생산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관세 피해가 적다는 평가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는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3% 증가했지만, 예상치였던 6%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분기 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예고로 인해 주요 제조사들이 출하를 조절하고 재고 축적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면서 시장 회복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카운터포인트 측은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당초 4%에서 0% 또는 마이너스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