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현대제철이 약 10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철강산업 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현지 생산 방식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공장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 등 몇몇 주 정부 측과 접촉해 인프라 등 투자 여건에 관한 논의도 진행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은 그간 해외 신규 건설 투자 검토를 해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이날 공시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주촐을 통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도 검토하고 있다"며 "어떤 지역에 투자해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세밀한 검토를 해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말미암아 현대차그룹이 무역 장벽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과감한 대미 투자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관한 자동차 업계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모든 수입 제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철강을 비롯 방산, 태양광 등을 국가 경제 핵심 분야 품목으로 분류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1기 재임 시절에도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등에 대해 관세를 메긴 전례도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 제철소 계획을 확정한다면 산 수백만톤 규모로 투자금도 10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또한 이는 해외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첫 제철소이기도 하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새로 짓게 된다면 현대차그룹 차원의 자동차 사업 안정화 뿐 아니라 제약된 한국 제철 산업의 대미 사업에도 새로운 활로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