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비상계엄 사태로 국정 공백이 장기화가 가능성이 커지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던 K방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2 흑표 전차의 폴란드 추가 수출 계약의 연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으며 한국 방산에 관심이 많았던 나라들이 방한 일정을 바꾸거나 취소한 일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사태로 9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K2 흑표 전차의 폴란드 추가 수출 계약의 연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외신 및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의 K2 전차 추가 구입 계약의 연내 체결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정부는 '2차 계약' 일환으로 현대로템과 K2 전차 820대 추가 구매 협상을 막판 단계에서 진행 중이었다. 앞선 '1차 계약' 180대의 4배가 넘는 대규모 물량이다.
폴란드는 '2차 계약' 목표 820대 중 180대를 우선 직구입과 현지 생산 방식을 병행해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계약 금액은 약 9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업계 일각에선 이달 중 2차 계약이 맺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계엄 사태로 K2 전차의 연내 수출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최근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2차 계약 막판 단계서 “계약을 서두를 것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계엄 사태로 한국 방산에 관심이 많았던 나라들이 방한 일정을 바꾸거나 취소한 일도 생겨났다. 최근 방한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한국형 기동헬기 생산 현장을 둘러보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했으며, 스웨덴 총리도 5∼7일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산 수주는 정부와 기업이 발맞춰 상대방 정부를 설득하는 방식인데, 정부 공백이 길어진다면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방산업계는 폴란드뿐만 아니라 다른 수출 대상국에서의 상황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뿐 아니라 중동과 북미 시장에서도 한국 방산 수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중동 지역은 천궁-Ⅱ 등 무기 체계 수출로 한국 방산업계가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북미 시장 역시 올해 항공우주산업(KAI)가 미국 공군과 해군의 훈련기 사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시장 진출 가능성이 열렸으나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면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방위사업청도 입장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방사청은 해외 방산 협력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최근 주요 국가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