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강석 기자] 미국에서 판매하는 김치라면 포장지에 김치를 중국어 ‘라바이차이’(辣白菜)로 표기한 농심이 국내에서 논란으로 뭇매를 맞으며 이를 삭제하기로 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김치라면과 김치사발면(용기면) 포장지에 적힌 라바이차이 표기를 삭제하고, ‘Kimchi(김치)’ 영문 표기만 사용할 예정이다.
농심에 따르면, 라바이차이 표기는 제품 출시 초기부터 수년간 이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해당 제품에 대한 노출이 많아지면서 제품 표기 문구가 논란을 샀다.
라바이차이는 중국에서 김치를 의미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네이버 중국어 사전에서 라바이차이를 검색하면 ‘김치[한국 고유의 염장 발효 식품. 소금에 절인 배추, 무 등의 채소를 고춧가루, 마늘 등에 버무려 발효시킨 음식]’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치와 라바이차이는 엄연히 다르다고 보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 지방의 배추절임 음식인데 우리의 김치와 전혀 다른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는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 및 글로벌타임스의 김치 도발 기사,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 백과사전의 김치 기원 왜곡 등 지속적인 ‘김치공정’을 펼쳐 왔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농심 측은 “중화권 소비자들이 신치(辛奇)를 잘 알지 못해 라바이차이를 병기한 것”이라며 “동북공정 논란이 있었던 파오차이 대신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중국이 김치를 중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로 바꾼 바 있다.
농심은 회사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지난 26일 라바이차이 표기를 삭제하고 김치라면만 남기기로 했다.
더퍼블릭 / 김강석 기자 kim_ks0227@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