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문제없나?” 하림그룹, HMM 인수 이어 ‘양재물류단지’ 인허가 승인

“자금 문제없나?” 하림그룹, HMM 인수 이어 ‘양재물류단지’ 인허가 승인

  • 기자명 이유정 기자
  • 입력 2023.12.27 18:31
  • 수정 2023.12.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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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림]
[사진=하림]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HMM(옛 현대상선)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은 하림의 숙원사업이었던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이 서울시의 인허가 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활기를 띨 전망이다.

다만 하림이 HMM 인수와 동시에 물류단지에 필요한 막대한 사업비 13조2000억원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며, 이를 어떻게 조달할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는 전날 양재동 일대 한국화물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통합심의를 진행, ‘조건부 통과’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하림 측이 시에 계획안 승인을 신청한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시는 물류단지 필요면적의 70% 정도를 경기도에 의존해 왔으나 양재 물류단지를 만들면 34%를 양재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심의에서 사업자의 계획안을 받아들이면서도,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교통개선 대책에서 사업자 분담 비율을 상향하고, 지상부 주차장 접근성 향상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조건을 내세웠다.

하림이 조건에 따른 이행계획을 마련하면, 양재 물류단지는 서초구청의 건축 인허가 단계를 거쳐 2025년 착공을 시작해 2029년 준공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업계획안을 살펴보면,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지상 58층, 지하 8층 규모로 물류·주거·연구·상업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서고 아파트와 오피스텔 각각 998세대, 972세대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8만6000㎡ 넓이에 용적률 800%를 적용했으며, 사업비만 6만8712억원에 달한다.

앞서 하림그룹은 지난 2016년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4525억원에 매입하고 물류단지 설립을 추진해왔으나, 7년간 난항을 겪어왔다.

하림은 지난 2018년 1차 투자 의향서를 제출하며 최고 70층 단지를 계획했으나, 시가 개발 방향과 맞지 않는다며 인허가를 거부했고, 2020년엔 하림이 제시한 용적률 800%에 대해 400% 이하를 고집해 사실상 사업 무산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하림의 청구로 공익감사를 진행한 감사원이 시에 ‘주의’ 처분을 내리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이후 하림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에서 허용한 용적률 최대치인 800%로 물류단지를 건축할 계획을 세웠고, 시는 1년 1개월 동안 실수요 검증과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 조건부 사업통과 승인으로 재개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총 사업비가 6조8000억원에 달하는 양재동 물류단지 개발사업의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앞서 하림이 국내 유일국적 선사인 HMM을 6조4000억원에 최근 인수한 시기가 겹쳐서다.

13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하림이 양재동 물류단지 개발사업을 포기하고 소유부지를 매각할 것이라는 설도 돌았으나, 서울시가 심의를 진행한 결과 하림이 제출한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일단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사업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회계법인 등 금융전문가들이 포함된 물류단지계획심의회는 이러한 하림의 자금 조달 계획이 사업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유지 중이다.

다만 시는 하림이 6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한 HMM 인수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만큼 하림의 자금조달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해당 부지는 하림이 터를 매입하기 전에 복합유통단지인 ‘파이시티 사업’으로 추진됐으나 건축 인허가 지연과 과도한 차입금으로 좌초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림 측은 위치와 사업성 모두 우수해 투자 유치에 문제가 없고 자금조달 계획도 이미 (서울시에) 제출했다고 알렸다고 한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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