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전관기관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153건 용역 중 134건 수의 계약

조달청, 전관기관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153건 용역 중 134건 수의 계약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3.10.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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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조달청이 퇴직공무원들이 주축이 된 한 산하 관계기관에 다수의 외부용역계약을 맡기는 ‘일감 몰아주기’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김포시갑)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이후 조달청 외부용역계약 건수 순위 톱 5’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조달청이 맺은 외부용역계약 총 837건 중에서 산하기관인 한국조달연구원이 153건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 다음으로 ㈜소프트아이텍(40건), 사단법인 한국지패스기업수출진흥협회(32건)이 수주 건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를 가장 많이 한 업체 톱 1·2위간 격차가 네 배 수준인 것이다.

특히 조달청과 한국조달연구원 맺은 계약 대부분은 수의계약이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두 기관이 체결한 계약의 88%(134건)는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으며, 일반경쟁 계약은 단 3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조달연구원은 지난 2006년 공공조달과 관련한 수요 및 공급기관 관련 정책지원을 목적으로 조달청의 승인을 받아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이 곳은 역대 원장은 전부 조달청 퇴직자 출신들이 도맡아왔다. 2012년에 취임한 4대 원장부터는 전부 조달청 차장 출신들이 원장으로 취임했다.

김 의원은 “조달연구원의 전문성은 인정하지만, 설립 이후 8명의 원장이 모두 다 조달청 출신 퇴직공무원으로 구성된 점은 조달분야 관피아라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라며 “최근 조달청 외부용역계약을 보면 조달연구원의 계약 건수가 압도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5년간 한국조달연구원 연구용역 수주 현황’ 결과에도 한국조달연구원이 일감을 휍쓸어 간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이 외부에 의뢰한 연구용역 45건 중 절반인 24건을 수행한 것이다.

조달연구원이 따낸 24건의 계약 중 17건은 일반경쟁에서 수의계약으로 발주 방식이 변경돼 계약이 체결됐다. 나머지 7건 중 3건은 수의계약, 4건은 제한경쟁으로 진행됐다.

김 의원은 “조달청 퇴직관료들이 임원으로 있는 단체에 국가 예산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는 전형적인 관피아의 일종으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공정하고 내실 있는 조달 분야 연구를 위해서라도 퇴직 공무원들을 위한 전관예우 차원의 인사가 아닌 다양한 전문가들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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