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가격 인하 전략 통했나…글로벌 완성차 기업 이어 현대차그룹도 고심

테슬라 가격 인하 전략 통했나…글로벌 완성차 기업 이어 현대차그룹도 고심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3.07.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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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글로벌 전기차 업체 1위인 테슬라가 작년 말부터 본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시행하자 BMW와 폭스바겐, 포드, BYD(비야디)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잇따라 전기차 가격 인하 흐름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당초 가격 인하 흐름에 버티는 전략을 펼쳤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업계 1위의 기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내 1위 완성차 기업 현대차그룹도 가격 인하를 고심하고 있다.

3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테슬라발(發) 가격 경쟁력 압박에 전기차 가격 인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7일 2분기 실적 발표자리에서 “비정상적일 정도로 전기차 가격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수익성 보단 시장을 지키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정면 돌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EV 시장에서 일어나는 가격 경쟁 현상을 강력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역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할 것을 시사했다.

이날 주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말부터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친 테슬라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업계 1위인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수 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압박을 가했다.

당시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테슬라의 가격 경쟁력 전략에 버티기 전략을 고수했지만, 최근 들어 가격 인하에 동참하고 있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미국 포드는 5만9974달러에 판매하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가격을 17%(9979달러) 인하했으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머스탱 마하-E’의 출고가도 약 8% 낮췄다.

업계에서는 포드의 가격 인하 결정이 판매 확대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전기차 사업 적자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중국에서 캐딜락 EV인 ‘리릭’의 시작 판매가를 43만9700위안에서 37만9700위안으로 14% 인하했다.

독일 완성차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순위 1위를 다투는 폭스바겐도 중국 시장에서 ID.시리즈 가격을 8~27%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상황이 이렇자, 내연기관에서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역시 이 같은 전기차 가격 인하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가격 인하에 동참을 고심하는 한편, 차급별 라인업 확대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 부사장은 “기아의 경우 EV6에 이어 EV9·EV5로 이어지는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췄다”며 “현재의 경쟁력 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31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가 각각 11종, 13종, 7종 등이다.

이 같은 라인업 확대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에 대응이 가능한 이유는 가격 경쟁이 집중되는 차급 외의 모델에선 기존의 수익성을 사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025년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개발과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으로 원가 절감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주요 완성차 기업들 역시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는 올해 1만달러(약 1300만원) 수준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고, 폭스바겐과 르노, 테슬라 등도 3000만원대 소형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밝히면서 ‘보급형 전기차’ 시대를 시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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