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통큰 양보에서 비롯된 ‘갈등봉합’...총선 20일 남기고 與와 원팀구축

尹 통큰 양보에서 비롯된 ‘갈등봉합’...총선 20일 남기고 與와 원팀구축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4.03.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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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열린 스물한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총선을 20여일 앞두고 불거졌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간 갈등이 봉합단계에 이르렀다. 윤 대통령이 민심을 내세운 집권여당의 요구에 ‘통큰양보’로 응답한 것에 따른 거다. 곧이어 국민의힘도 안팎에서 문제가 제기됐던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수정했다. 총선 주도권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쥐면서도, 대통령을 배려한 것이다.

당정갈등의 봉합조짐은 지난 20일 새벽부터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요구에 호응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황상무 통합사회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고, 이는 공지로 나타났다. 곧이어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귀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황 수석은 자진사퇴의 형식이지만 고위 참모의 경우 대통령이 용인하지 않으면 함부로 물러날 수 없다. 이 대사 역시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이 명분이지만 대통령의 허락 없이는 현지 공관을 비우고 마음대로 귀국하는게 불가하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황 수석의 사퇴와 이 대사의 귀국을 대통령측에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17일에는 민심 악화를 이유로 '채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즉각 귀국, 언론 협박 발언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대통령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미 대통령실이 수차례 '정당한 인사'라고 반박했던 이 대사 문제와 바로 전날 사과문을 올리는 선에서 정리하려던 황 수석 거취를 다름아닌 여당 수장이 따지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여권의 요구에 부응했다. 이후 국민의힘 역시 비례대표 후보명단을 조정하면서 대통령을 배려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조정해 발표했다. 당선권 내에서 변동은 2명이었다. 전북 출신 4선 조배숙 전 의원을 비례대표 13번에, 당직자 출신인 이달희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를 17번에 각각 새로 배치했다.

당초 18일 오후 비례대표 명단이 발표된 직후 '친윤'(친윤석열) 이철규 의원은 당을 위해 헌신한 사람과 호남 출신들이 배제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를 반영해 호남과 당직자 출신을 각 1명씩 당선권에 포함한 셈이다.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갈등은 앞서 지역구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쌓여왔다. 윤 대통령이 신뢰하는 인사들이 낙천의 고배를 마셨다. 윤 대통령은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대신 속앓이를 해야 했다.

18일 오후 비례대표 공천 명단 공개는 기폭제가 됐다. 여권 관계자는 "누구를 넣고 안 넣고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선정 기준 등을 놓고 당과 대통령실 안팎에서 의구심이 나왔다"고 했다. 역대 어느 정권이든 통상 비례대표 공천에서는 대통령실의 의중이 일정 부분 반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은 예외적이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으로서도 민심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당의 요구를 모두 들어줬고 당도 문제제기를 반영하는 차원에서 이미 발표한 명단을 바꾸는 일을 단행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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