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현미경] IPO 도전 나서는 토스, 고평가 논란 나오는 이유…'기업 가치' 보수적으로 봐야할까

[업계 현미경] IPO 도전 나서는 토스, 고평가 논란 나오는 이유…'기업 가치' 보수적으로 봐야할까

  • 기자명 박소연 기자
  • 입력 2024.02.06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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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최근 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업계 일각에선 ‘몸값 최대 20조설’이 입에 오르내리지만, 현재 기업가치로는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비상장 주식거래 시장에서 식총액이 약 30조원에 달할 정도로 상승했지만, 지금은 큰 폭으로 추락했다.

한편에선 지난해 IPO시장은 총 85곳의 기업이 새로 증시에 입성하면서 ‘훈풍’이 불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이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토스의 도전이 시장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보고있기도 하다. 또 미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증권사들이 높은 몸값을 적어내는 것도 무리가 없다는 진단이다.

그럼에도 기업가치 15조원 이상은 과하다는 지적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지난해 계열사 2곳(토스뱅크‧증권)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광고 사업도 전년 대비 큰 폭 성장했지만 출범 후 여전히 적자를 기록, 순익을 내지는 못했다.

은행증권업을 제외한 다른 자회사들도 대부분 적자인 상황이다.

한편  IPO시장 전반적으로 대두된 ‘신뢰성’ 화두는 상장 기업과 주관사 모두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른바 ‘파두 사태’로 촉발된 IPO 심사·주관 관련 논란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TF회의를 통해 심사 강화를 예고하고 나선만큼 앞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에 대해서 전보다 심사 벽을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제공 = 토스 
사진제공 = 토스 

 

 

주관사 선정까지 마친 토스, 기업가치 과대평가 지적 나오는 이유

최근 정보기술(IT)·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한투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기준 IPO 주관 실적 각각 1, 2위 업체다.

현재 토스는 구체적인 상장 일정에 대해 미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 측은 주관사 선정 결과는 각 증권사에 개별 안내하고 있고 차질 없이 상장을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토스는 2016년, 실적 공시 첫 해에 22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기록한 적자는 ▲2017년 771억 원 ▲2018년 1832억 원 ▲2019년 3000억 원 ▲2020년 910억 원 ▲2021년 2212억 원 ▲2022년 3841억 원 규모다.

업계에선 이러한 적자 행보가 몸값을 높게 책정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토스뱅크의 경우 최근 이달 들어 고객 9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홍보하며 2024년 연간 흑자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출범 만 2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사진제공 = 토스뱅크 
사진제공 = 토스뱅크 

 

이 같은 긍정적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증권가에선 토스의 기업가치를 ‘20조원’까지 바라보기엔 무리수라는 지적이 따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토스 순자산은 7865억원이었고 이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20조 원보다 낮은 15조 원으로 가정해도,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8배를 넘어선다.

PBR이란 기업이 가진 순자산 대비 주가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즉 순자산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는지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회사가 보유한 자본 대비 시가총액의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고 PBR이 1보다 작을 경우엔 해당 기업이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3년 법인 설립 후 토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 송금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토스증권, 토스뱅크, 알뜰폰 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장해나갔다.

자회사들의 성적표도 눈에 띈다. 지난 2022년 말 기준으로 보면 ▲토스페이먼츠 –687억원, ▲토스증권 –326억원 ▲블리츠패스트 –406억원 ▲토스플레이스 –90억원 등 각각 연간 적자를 기록해왔다.

선례로 비교할 만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국내 첫 인터넷은행 상장으로 비교적 높은 PBR인 7.3배 적용 받았지만 지금은 약 2.3배로 낮아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시총이 40조 원 대에서 13조 원 대로 쪼그라들었다”며“카뱅도 상장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이 있었는데 토스가 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기대감이 꺾일 수 있다. 강점으로 현재 성적이 좋은 은행이나 증권업을 어필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지난해 IPO 시장 ‘뻥튀기 상장’ 논란 부담도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뻥튀기 상장 의혹이 불거진 '파두 사태 이른바 ‘파두 사태’ 의 여파가 올해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도 새로 IPO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에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주관사의 실사 책임을 강화하게 되면 증권사가 적자 기업에 높은 몸값을 매기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금감원은 IPO 증권 심사 시 증권신고서 제출 직전월의 매출액·영업손익 등이 신고서의 투자위험요소 항목에 기재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IPO 시 상장 직전까지의 매출액·영업손익 등을 투자위험요소로 공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몸값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3개월 만에 실적 부진으로 인해 주가가 폭락했다. 실적 부진을 숨기고 상장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파두는 상장 때까지만해도 예상할 수 없었고 상장 과정에서 부정 계획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금감원은 ‘투자위험요소 기재요령 안내서'를 발표했다. 안내서에서는 감사받은 최근 분기 다음달∼증권신고서 최초 제출일 직전 달까지 매월 잠정 매출액과 영업 손익을 투자위험요소로 기재하도록 구체화했다.

잠정실적이라는 사실과 잠정실적과 확정 실적과의 차이 발생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 유의사항도 투자위험요소로 기재해야 한다. 증권신고서 최초 제출 이후 상장 전까지 회사의 재무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업환경 변동 전망도 포함돼야 한다.

증권신고서 최초 제출일에 잠정 매출액과 영업손익을 기재하지 못할 경우엔 원칙적으로 효력발생일 전날까지 기재 내용을 보완해야하고, 효력발생일이 최초 제출일 다음 달에 도래하는 경우라면 효력발생일 전월의 잠정 실적을 추가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달 주관사 간담회를 열고 IPO 공시를 강화한 배경과 구체적 내용을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업권에서는 적자 기업에 과도하게 높은 몸값을 매기는 증권사들에 대해서는 패널티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스나 케이뱅크 같이 IPO입성을 준비하는 기업들, 특히나 몸값이 높게 책정되는 곳들은 긴장감이 더 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하는 책정하는 증권사와, 적당하게 평가하는 증권사 간 아무런 차이를 두지 않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면서“적정가치로 평가하는 회사에 이익을 주기보단, 반대의 경우에 불이익을 주는 편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더퍼블릭 / 박소연 기자 syeon0213@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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