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대기업의 횡포인가, 소통의 오류인가’ 한국투자증권, 스타트업 기술탈취?...정일문 대표의 6연임 가능성은

[이슈체크] ‘대기업의 횡포인가, 소통의 오류인가’ 한국투자증권, 스타트업 기술탈취?...정일문 대표의 6연임 가능성은

  • 기자명 신한나 기자
  • 입력 2023.10.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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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금융권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향후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6연임에 도전하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가 증권가의 뜨거운 감자다.

지난 2019년에 대표직에 올라5연임에 성공한 정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정 사장 임기 기간 동안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현재 자본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그간 업계에서는 정 대표의 연임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4310억원으로 업계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제휴사를 상대로 한 ▲기술탈취 논란 ▲불공정행위 논란 등 구설수에 휘말림에 따라 정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름에 따라 연임 여부가 안개 속에 빠졌다.

이에 <본지>는 한국투자증권을 둘러싼 논란과 정 대표의 6연임 가능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 한국투자증권 CI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 한국투자증권 CI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불공정거래·기술탈취’ 의혹...대기업의 횡포인가?

[더퍼블릭=신한나 기자] 올해 6월 핀테크기업 인덱스마인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한국투자증권을 고발했다.

인덱스마인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약 2년 9개월 간 업무제휴·위탁 계약에 따라인덱스마인에 한국투자증권의 개인고객 이벤트 대행 업무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덱스마인은 대행 업무 기간 동안 2년 3개월은 무보수였고 나머지 6개월은 1800만원의 보수만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행 업무를 맡는 기간 동안 인덱스마인은 10억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인덱스마인은 지난 2021년 12월 1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한국투자증권의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됐지만 한국투자증권이 임의로 지정대리인 업무위탁 계약을 11개월 지연시켰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도 인덱스마인에 힘을 실어주며 공정위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인덱스마인의 자료에 따르면 인덱스마인이 한국투자증권에 배타적 용역 제공을 위해 지출·발생한 비용이 최소 12억원을 상회했다”라며 “즉 12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한국투자증권의 이벤트 대행 업무를 했으나 돌아온 것은 1800만원이라는 투입 비용 대비 턱없이 적은 돈과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였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을 둘러싼 논란은 인덱스마인의 불공정거래 의혹이 전부가 아니었다. 한국투자증권이 인덱스마인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업무위탁 계약해지 통보 시점이 ‘업무위탁 계약서 상 인덱스마인의 동일 목적·기능 제공 서비스’를 한국투자증권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카카오뱅크에 탑재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경실련은 공정위에 한국투자증권이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정당 사유 없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하거나 해지를 통보하면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데, 한국투자증권과 인덱스마인의 경우 위탁 업무를 맡아 수행하던 인덱스마인이 특별한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투자증권이 계약 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해지 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실련은 “인덱스마인이 개발·운영한 서비스는 양사가 합의 하에 업무위탁 관계로 제공하기로 한 서비스였다”라며 “금융위원회의 지정대리인 지정 심사 기간이 상당 기간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고 비용지급을 명시한 업무제휴계약을 맺고 추후 업무 위탁 계약을 맺기로 한 사안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이유로 2021년 4월 한국투자증권 준법감시인과 법무지원부 등이 관련 내용을 검토, 확인 후 업무 위탁을 하겠다는 의향서까지 작성한 바 있다”며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지도 않았으며 인덱스마인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일반 광고 수주와 종목 추천 같은 유료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하게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즉 인덱스마인은 어떠한 수익도 발생할 수 없는 구조에서 대행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면서 “이는 한국투자증권이 거래 상대방 인덱스마인에게 ‘자기(한국투자증권)’를 위해 경제상의 이익 제공을 강요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인덱스마인과의 업무제휴 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하고 업무위탁 계약을 일방 해지·통보함에 따라 거래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줬다”며 “이에 거래상 지위 남용의 불이익 제공 유형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감 출석한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계약서상 나온 그대로를 이행한 것”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26일 정일문 대표가 국회 정무위원회 비금융권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대표의 국감행은 정무위가 지난 17일 전체회의를 통해 남은 종합국감에 참석할 금융권 증인 명단을 추가로 채택하면서 결정됐다.

이날 정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투증권과 이벤트 계약을 맺은 인덱스마인이 업무 비용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한 주장을 전한 것에 대해 “양자 간 합의한 계약서대로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인덱스마인이 적게는 12억원, 최대 46억원을 사용했지만 실제로 1800만원만 받았다고 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정 대표는 또 한투증권이 인덱스마인의 지분 16.67%를 보유한 2대 주주라는 점을 설명하며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갑질한다는 점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한국투자증권이 인덱스마인의 웹 기반 실시간 주문 연결 서비스 기술을 탈취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술 방식이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우리가 쓰는 방식은 2018년부터 전 증권사가 쓰는 웹 뷰 방식이지만 인덱스마인의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WTS는 2020년 말에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도 서로 소통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라며 “잘 풀어보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여의도 증권가 (사진제공=연합뉴스)
▲ 여의도 증권가 (사진제공=연합뉴스)

 

한편 증권업계는 이번 한국투자증권의 불공정거래·기술탈취 의혹과 이로 인해 정 대표가 국정감사에 참석하게 된 것이 정 대표의 6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조직 안정’인데 인덱스마인 믄제가 크게 부각될 경우 정 대표의 6연임을 결정짓는 데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최근 김 회장은 임직원들을 상대로 ‘내부 안정’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변화보다 기존 경영진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정 대표 역시 6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인덱스마인과 관련된 의혹과 국감 참석 등으로 정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역설적으로 내부 안정을 위해 정 대표의 자리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hannaunc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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