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제동에 발 묶인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30일 이사회가 ‘분수령’

EU 제동에 발 묶인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30일 이사회가 ‘분수령’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3.10.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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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중대 고비를 앞두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시정조치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각 여부가 오는 30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 회사 내부에선 이번 사안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0일 개최될 이사회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 여부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두 항공사의 합병 시 유럽과 한국 간 주요 여객·화물 노선의 경쟁제한(독점) 가능성을 이유로 슬롯 반납과 화물사업 매각 등 시정조치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화물부문을 팔지 않으면 승인해줄 수 없다는 의미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아시아나의 화물 부문 매각이 자칫 배임에 해당할 수 있어 일부 이사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사업 부문의 경우 올해 아시아나 상반기 매출의 21.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작지 않다. 알짜 사업을 대한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매각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기존 주주나 채권자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힘들 수 있다.

현재 노조 등도 이사회서 분리매각 결정을 할 경우 배임 등의 혐의로 이사진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5일 성명문을 내고 "아시아나항공 지우기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대한항공과의 M&A 대한 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무산되면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상 독자생존이 불가능해 파산 수순을 밟게 될 우려도 제기되면서, 이사진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총부채는 12조원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부채 비율은 1천741%에 달한다.

이에 합병이 불발될 경우 대한항공이 아닌 제3자 매각 추진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빚이 12조원에 달하는 만큼 산업은행 등에서 추가적인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는 한 인수에 선뜻 나서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산은도 최근 아시아나항공과 EU 경쟁당국에 “합병 불발 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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