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신한나 기자] 은행권이 줄줄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대로 낮추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과 더불어 미국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명분이 생긴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혼합형(고정) 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967%~5.35%다. 이달 초인 지난 9일 연 4.264~5.647%였던 금리는 지난 22일 연 3.986%~5.369%로 떨어져 금리 하단이 3%대에 진입했다. 혼합형은 통상 5년 동안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이후 변동형으로 바뀌는 대출 상품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0일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연 3.86~5.26%로 책정했다. 지난 9일(연 4.21~5.61%)보다 0.36%포인트 인하된 수준이다.
다른 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도 3%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하나은행의 전날 기준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71~4.471%다.
케이뱅크는 연 4.07~5.69%로, 대환 대출에는 연 3.70~5.66%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연 4.28~5.48%, 신한은행은 연 4.55~5.86%다.
주담대 고정금리가 내려간 것은 미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현지시간) 연방시장공개위원회의는 기준금리를 5.25~5.5%로 2회 연속 동결했다. 이어 14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높아졌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관측이 확산됐고, 미 국채금리 하락에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은행채 금리가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는 22일 기준 4.261%로 이달 1일 4.734%에서 0.473%p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금융당국과 정부가 금융권을 중심으로 ‘상생금융’을 강조한 것도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은행권을 향해 ‘종노릇·갑질’ 등 거친 어휘를 사용하며 비판을 이어간 바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20일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코로나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hannaunce@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