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이재용…박용진 “12년 전 이건희 사과문같이 휴지조각처럼 버려질 구두선언”

고개 숙인 이재용…박용진 “12년 전 이건희 사과문같이 휴지조각처럼 버려질 구두선언”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05.0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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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편법과 불법을 오간 경영권 승계 및 노조 탄압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연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6일 “변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도덕적 책임회피와 법적 자기면죄부를 위한 구색 맞추기식 사과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와 같이 질타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입장문은 매우 실망스럽다. 법적인 잘못을 도덕적인 문제로 치환해 두루뭉술하게 사과하는 일은 제대로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질책했다.

박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은 앞으로 잘하겠다는 허황된 약속보다 그동안 저지른 각종 편법과 탈법, 불법행위를 해소하기 위한 계획을 제시했어야 했다”며 “삼성생명 공익재단 등을 통한 공익법인 사유화 문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법적 한도 초과분의 처분 문제 등 현재 방치되고 있는 삼상의 경영권 관련된 사회적 논란을 해소하는 일이야 말로 제대로 책임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12년 전 이건희 회장도 당시 특검 수사결과에 따른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당시 이건희 회장은 4조 5000억원 규모의 차명계좌로 밝혀진 검은 돈에 대한 실명전환, 누락된 세금납부, 사회 환원을 약속했으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그 때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는 구두선언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아가 “오늘 이재용 부회장의 발표문도 12년 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사과문과 같이 언제든지 휴지조각처럼 버려질 수 있는 구두선언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이미 저지른 불법을 바로 잡는 일은 법적책임을 지는 것으로, 그것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상식”이라며 “두루뭉술한 사과문으로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해서도 안 되고, 사법기관이 이를 핑계로 면죄부를 줘서도 안 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파기환송심 재판부(양형재판부)에 요구한다. 대법원은 이미 이재용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근혜 등에게 뇌물을 준 불법이 있었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는데,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취지에 맞게 이 부회장을 제대로 단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미국의 연방양형기준을 언급하면서 준법감시기구를 설치하면 양형사유로 고려할 수 있다고 했으나, 이 제도는 회사에 대한 양형기준이지 개인에 대한 양형기준이 아니다”라며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오늘의 입장문 발표로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 온 국민이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그동안 저지른 온갖 불법행위에 대해 논란이라 일축하는 재벌 총수에게 또다시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면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또다시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검찰을 향해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벌어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관련 검찰의 수사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데, 좌고우면하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범죄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바란다. 오늘 이 부회장의 입장문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다. 정확히 잘못을 이실직고하지 않은 입장문은 사과가 아니다”라며 “이 입장문을 그대로 받아준다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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