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카카오·케이·토스 다음 타자는 ‘삼쩜삼 뱅크?’ 내년 인가 목표지만 쏟아지는 지적들

[이슈TALK] 카카오·케이·토스 다음 타자는 ‘삼쩜삼 뱅크?’ 내년 인가 목표지만 쏟아지는 지적들

  • 기자명 신한나 기자
  • 입력 2023.12.18 08:26
  • 수정 2023.12.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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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가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마련하지 않은 채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영업하는 은행으로,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 합은 11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93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25.8% 증가한 수치다. 고금리 장기화로 은행권 실적이 개선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인터넷은행들도 전반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가오는 2023년 ‘제4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금융권 전반에 내려앉았다. 기존 3사 인터넷은행이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최근 정부가 경쟁 촉진을 이유로 어제든 신규 은행업 신청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제4 인터넷은행 출범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소상공인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소소뱅크’와 핀테크 업체 자비스앤빌런즈의 ‘삼쩜삼뱅크’, 한국신용데이터(KCD)의 ‘KCD뱅크’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지난 2020년 5월 세금 신고·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내놓아 MZ세대를 중심으로 영업을 이어나간 자비스앤빌런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주 <본지>는 자비스앤빌런즈가 과연 ‘삼쩜삼뱅크’를 제4인터넷전문은행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국내 4번째 인터넷전문은행자리 노리는 ‘삼쩜삼’, 내년 인가 목표로 달린다

▲ 삼쩜삼 CI (사진제공=삼쩜삼 홈페이지)
▲ 삼쩜삼 CI (사진제공=삼쩜삼 홈페이지)

[더퍼블릭=신한나 기자] 이달 초 금융권에 따르면 세금 신고 환급·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세무 뿐만 아니라 금융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 국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 3년간 삼쩜삼을 운영하면서 체감한 노동 환경의 변화를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삼쩜삼뱅크에 적용하고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통해 세금에 이어 금융에서도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쩜삼뱅크는 1금융권에서 금융 혜택을 받는 근로소득자나 사업자는 물론 근로소득을 유지하면서 개인 사업을 운영하거나 파트타이머, 프리랜서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N잡러(직업이 여러 개인 사람)를 주요 대상으로 보고 있다.

자비스앤빌런즈의 김범섭 대표는 언론을 통해 “네번째 인터넷뱅크 삼쩜삼뱅크는 기존 전통 금융과 1·2세대 인터넷 금융에서 혜택을 받지 못했던 국민들이 1금융권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삼쩜삼뱅크의 추진에 대해 컨소시엄 구성과 함께 내년 상반기 예비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삼쩜삼뱅크 예비인가를 위해 금융권, 유명 플랫폼 등과 만나 구체적인 협의·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이 완료되면 내년 초 예비인가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쏟아지는 지적들...자본확충·라스크관리 방안은?

현재 은행업계에서는 삼쩜삼뱅크를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도전하는 여타 사업자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은행업은 안정적인 자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경우 설립 목적이 ‘중저신용자대출 확대’인데, 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아 리스크 관리가 까다롭다.

기존 인터넷은행 3사도 주저신용자대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리스크관리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소상공인 대출을 공격적으로 하는 토스뱅크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상반기까지 1조 8196억원의 소상공인 대출을 취급했다. 카카오뱅크(5387억원)와 케이뱅크(5329억원)의 세 배 이상이다.

그 결과 소상공인 대출 연체율도 1.86%로 카카오뱅크(0.11%)와 케케이뱅크(0.47%)을 크게 웃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금융위원회에서도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에서 평가 항목 1번을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의 적정성’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쩜삼뱅크를 추진 중인 자비스앤빌런즈는 강한 금융사를 재무적투자자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 인터넷 전문은행 3사 CI (사진제공=각 사 홈페이지)
▲ 인터넷 전문은행 3사 CI (사진제공=각 사 홈페이지)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경우 케이뱅크는 우리은행,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 토스뱅크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을 파트너로 둔 이후 출범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인터넷은행 3사와 자비스앤빌런즈의 실적에 따른 체급 차이도 큰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뱅크의 매출액은 1조 6100억원, 영업이익은 3531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매출액 5583억원, 영업이익 919억원을 달성했고 토스뱅크는 매출액 755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반면 자비스앤빌런즈는 매출액 496억원에 불과했으며 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은행업 자체가 돈을 이동시키는 사업인데, 기본적인 자본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인가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삼쩜삼뱅크 위협하는 경쟁자들...소소뱅크·KCD뱅크도 출사표 던져

앞서 제시된 지적들을 극복하지 않는 한 자비스앤빌런즈의 삼쩜삼뱅크가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소상공인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소소뱅크’와 한국신용데이터(KCD)의 ‘KCD뱅크’도 인터넷 은행 인가 준비 중에 있어 삼쩜삼뱅크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소소뱅크는 지난 6일 16개 소상공인 단체가 모여 소소뱅크 설립준비위원회(준비위) 출범식을 열었다.

소소뱅크는 지난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했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는데, 소소뱅크 준비위는 이전 인가 실패의 원인을 자본금 부족으로 분석하고 출범식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E모 투자그룹사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G모 투자그룹사와 5000억원의 투자 협약을 이뤄내며 자금 출자식을 진행했다.

현재 인터넷은행 인가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자본금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소소뱅크가 5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타 경쟁사들에 비해 우위를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의 직능과 지역, 계절 등 특색을 고려해 소상공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이날부터 통합 컨소시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내년 2월 12일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서류를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특화은행 설립을 추진하던 KCD도 최근 인터넷은행 설립을 목표로 방향을 선회했다.

KCD도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만큼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목표로 관련 TF 팀을 꾸렸으며, 내년 상반기 중 인가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CD는 데이터 기술력과 함께 자본력과 직결된 수익성 지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KCD의 2023년 매출(연결기준)은 646억원으로 2022년의 68억원 대비 10배 성장했고 영업손실률은 363%에서 57%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같은 기간 한국신용데이터 서비스 도입 사업장은 120만 곳에서 200만 곳으로 67% 늘었다.

KCD의 올해 매출 전망은 1800억원이다. 올 1분기 매출 330억원(잠정치)을 바탕으로 계산된 수치다. 전망된 수준의 매출을 달성할 경우 지난해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하는 것이 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권은 진입이 가능한 시장을 만들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충분한 능력이 검증된 경우에만 진입을 허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최근 KCD의 빠른 성장세가 인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 개인정보 무단 제공한 기업이 은행으로? 소비자 불안 확산 우려

▲ 삼쩜삼 플랫폼 메인 홈페이지 사진
▲ 삼쩜삼 플랫폼 메인 홈페이지 사진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자비스앤빌런즈의 온라인 세금 환급 플랫폼 ‘삼쩜삼’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과 과장광고 등으로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개인의 보호받아야 할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기업이 가장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은행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소비자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국정감사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삼쩜삼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상황에 대해 국세청 차원의 단속이나 감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행정처분 내용에 따르면 자비스앤빌런즈는 ▲홈택스 아이디 ▲비밀번호 ▲건강정보 ▲신용카드 정보 등 민감정보를 수집해 ‘최소수집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쩜삼은 이용자들의 주민번호를 통해 국세청 홈택스에 로그인하고 소득 관련 정보 수집, 세무대리인 수임 동의, 환급신고 대행 등을 해왔다.

현재는 절차를 개선해 환급신고 대행 시에만 주민번호를 수집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 문제가 됐다. 법령 근거 없이 주민번호를 수집·보관한 행위 등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아울러 개인정보 수집 과정에서 포괄 동의를 받으면서 수집 항목을 누락하고 수집 목적 및 보유 기간을 명확하지 않게 고지한 사실도 지적받았다. 게다가 민감 정보인 건강 정보 수집 과정에서 별도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삼쩜삼이 이용자 동의없이 제3자에 제공한 개인정보 건수가 13만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법을 여러 차례 위반해 과징금 8억 5000만원과 과태료 120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김영선 의원은 “기존의 과세자료는 납세자의 민감정보가 포함돼 있어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의 비밀유지 규정으로 과세당국이 정보의 제3자 제공이나 누출을 금지하고 있다”며 “국회도 개별 과세정보 접근을 거부당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되지만 삼쩜삼 세무 플랫폼의 홈택스 접근의 경우에는 국세청의 단속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삼쩜삼의 과장광고도 도마위에 올랐다. 해당 플랫폼이 원천세 납부자 대상 세금 환급을 도와주는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과장광고를 통해 이에 해당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플랫폼에 가입하게 하고 오히려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삼쩜삼 과장광고 관련 게시글
▲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삼쩜삼 과장광고 관련 게시글

실제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삼쩜삼’을 검색하면 “과장광고로 인해 환급대상인 줄 알았다”는 글이 다수 게시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해당 플랫폼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과장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 시정조치와 단속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hannaunc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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