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NOW] “회사 다니기 불안해요” 위기 속에 빠진 KDB생명, 인수 희망 기업은 없고 100여명 구조조정까지?

[보험NOW] “회사 다니기 불안해요” 위기 속에 빠진 KDB생명, 인수 희망 기업은 없고 100여명 구조조정까지?

  • 기자명 신한나 기자
  • 입력 2023.12.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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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시금 도전장을 내민 보험사가 있었다. 바로 KDB생명보험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KDB생명의 매각을 무려 네 차례나 추진했으나 매번 수포로 돌아갔다. 그래서 이번 매각 시도가 ‘4전5기’의 시도인 만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매각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지난 7월 13일 산업은행은 하나금융지주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하나금융은 KDB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18일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의 인수를 철회했다.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실사작업을 진행한 결과 인수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KDB생명의 ‘지금’을 살펴보면 ‘위기’ 그 자체다.

100여명 수준의 인력을 구조조정하겠다는 설이 보험업계에 나오고 있으며, 3분기 실적 또한 심각한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2000억원대 미국 가스전 투자 손실로 메리츠증권과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에 이번 주 <보험NOW>에서는 위기 속에 빠진 ‘KDB생명’의 지금을 살펴보고자 한다.

막판에 ‘포기’ 선언한 하나금융지주, KDB생명은 5번째 매각시도는 결국 실패했다

[더퍼블릭=신한나 기자] 지난 10월 18일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의 인수를 철회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입찰공고를 낸 뒤 다섯 번째 KDB생명 매각에 나섰다.

이에 하나금융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올해 7월 인수우선협상자로 선정됐고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실사작업을 진행했지만 결국, KDB생명을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을 인수하지 않은 이유는 약 3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보험사에 가장 중요한 ‘영업기반’이 약하다는 점이다. KDB생명의 영업점포는 2017년 이전 200곳에 달했지만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살펴보았을 때에는 72곳에 불과했다. 영업기반이 악화되면서 KDB생명의 순익 또한 올해 상반기 57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631억원보다 감소했다.

두 번째는 ‘건전성 악화’다. 금융당국에서는 재무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수치를 150% 이상 유지하고 있다. 해당 비율은 높을수록 건전성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맣낟. 그러나 지난 6월 말 KDB생명의 건전성 수치는 140.7%에 불과했다.

▲ 사진제공=동양생명
▲ 사진제공=동양생명

마지막으로는 동양생명 등 거대 매물이 M&A 시장에 즐비한다는 점이다.

업게에서는 내년에 동양생명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현재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보장성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매물로 손꼽히고 있다.

새 회계기준이 도입된 올해 동양생명의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30% 가량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APE(신계약 연납화 보험료) 중 보장성 상품은 1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미래 이익 지표인 신계약 보험서비스마진(CSM)은 1분기 기준 1763억원이며, 보유계약 CSM은 2조4857억을 기록했다.

동양생명 뿐만 아니라 현재 M&A 시장에는 ABL생명과 롯데손해보험 등 보험사들이 상당하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IB업계에서 매각 예상 가격을 2조 7000억원대에서 3조원대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어 매각가가 다소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최근 국내에 부재하다시피 했던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외국인여행보험을 영업 틈새시장으로 활용하면서 가치를 올리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시절 비중이 컸던 퇴직연금 대신 장기보장성보험에 주력하며 체질을 개선해가고 있다는 점과 최근 후순위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 결과 흥행에 성공해 모집금액은 높이고 발행금리(7.29%) 부담을 낮춘 점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ABL생명의 경우 자산 17조원 규모의 중소형 보험사로 KDB생명과 덩치가 비슷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이 KDB생명의 규모가 아닌, 내부적 요인에 의해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면 ABL생명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높다.

정규직 임직원 6명 중 1명은 잘린다? 순식간에 갈 곳 잃은 KDB생명 소속 지원들

지난달 27일 <뉴스웨이>가 단독 보도한 바에 따르면 KDB생명은 하나금융지주 편입이 불발된 이후 15~20% 수준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정규직 임직원 596명 중 100여명 규모다.

KDB생명은 지난 2017년 구조조정을 통해 200명 이상의 직원을 자른 바 있다. 따라서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구조조정 구묘가 30%(180여명)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아직 KDB생명 노동조합장 선거 기간으로 정상적인 노사 논의가 되고 있지 않아 노동조합 선거 구조조정 내용이 구체적으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달 중으로 전망하고 있다.

KDB생명, ‘美 가스전 투자 손실’ 메리츠證에 소송...KDB의 과실은 전혀 없는 손실이었는가?

▲ 사진제공=메리츠증권
▲ 사진제공=메리츠증권

지난달 29일 <한국경제>는 단독보도를 통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KDB생명이 2000억원대 규모의 미국 가스전 투자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봤다며 주선자인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8년 12월 1억 6000만달러(한화 2080억원) 규모의 프론테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관련 펀드를 조성했다. 이에 KDB생명은 이듬해 2월 ‘하나대체투자 미국 발전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2호’ 펀드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해당 펀드와 관련된 미국 기업들이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고 2021년 8월 기업회생절차마저 종료됐다. 즉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 등이 투자 2년 6개월 만에 전액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소송의 승패가 결정 될 때 까지는 수일이 남을 것으로 보이나,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주장하는 바가 법정에서 100%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DB생명은 메리츠증권이 펀드를 판매하고 운용하는 과정이 부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메리츠증권에서 투자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일종의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KDB생명은 메리츠증권이 투자를 권유하면서 담보 구조 위험성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책임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 측은 투자 대상인 이번 가스발전소 사업이 상업발전사업으로 고정적인 현금흐름 비중이 낮아 미래 현금흐름 추정이 투자 결정에 중요한 정보였다고 했다. 현금흐름이 확보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담보 구조를 마련했는지가 투자 정보의 핵심인데 메리츠증권이 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KDB생명과 메리츠증권은 함께 현지 실사를 다녀왔을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가로서 투자 경험이 많기 때문에 구조를 모르고 투자를 했다는 것 자체는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투자가 이뤄지기 전 설명회, 질의응답(Q&A) 등을 수차례 거쳤다”라며 “법률실사보고서, 투자설명문 자료 등을 통해 담보 관련 사항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매각실패·대규모구조조정·소송까지...KDB생명의 현재는?

▲ 보험업계 (사진제공=연합뉴스)
▲ 보험업계 (사진제공=연합뉴스)

먼저 KDB생명의 올해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적 실적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14일 KDB생명이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순손실이 179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보험 손익의 경우 555억원에서 46억원으로 91.7% 줄었고 투자손익은 741억원에서 적자 전환해 61억원의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가ㅣ 1296억원이던 영업이익이 1년 사이 14억원 손실로 후퇴했다.

그렇다면 KDB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여섯 번째 매각에 나설까?

업계에서는 당분간 매각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0년간 5차례 매각을 준비하는 동안 산업은행은 약 2~4년 간의 기간을 두고 매각에 나섰는데 KDB생명의 건전성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에 여섯 번째 매각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만들었던 KDB칸서스밸류펀드는 내년 2월에 만기된다. 만기일에 맞춰 KDB생명을 매각하기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 추후 해당 펀드는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관상 KDB칸서스밸류펀드의 만기는 2024년 2월”이라면서 “만기연장 여부는 PEF사원 간 합의 사항으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KDB생명의 재매각 논의 등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으며, KDB생명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hannaunc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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