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오너 친인척 회사와 내부거래 언제까지?...셀트리온, 티에스이엔씨와 내부거래 여전

[이슈분석]오너 친인척 회사와 내부거래 언제까지?...셀트리온, 티에스이엔씨와 내부거래 여전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3.10.10 11:39
  • 수정 2023.10.10 11:40
  • 1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시초인 셀트리온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무관한 계열사와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계열사는 과거 셀트리온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공시 자료 제출 과정에서 누락해 제출했다가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당시 셀트리온이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기업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친인척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 티에스이엔씨다.

티에스이엔씨는 과거 티에스이엔엠이라는 자회사를 두고 있었는데, 티에스이엔엠은 과거 셀트리온 계열사와 내부거래 100%를 기록하는 등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돼 적잖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22사업연도 티에스이엔씨 특수관계자거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2사업연도 티에스이엔씨 특수관계자거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여전한 셀트리온 내부거래 비중…친인척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더퍼블릭=최태우 기자]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계열사 ‘티에스이엔씨’는 수년째 셀트리온과 대규모 내부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티에스이엔씨는 시설관리와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셀트리온의 공장 4곳(1공장, 2공장, 제약공장, 오송공장)을 유지·관리할뿐만 아니라 셀트리온 피닉스프로젝트와 오송공장의 폐수처리시설에 대한 증설 및 신설 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티에스이엔씨의 주요 주주로는 서정진 회장의 친인척인 박찬홍 대표가 지분 72.9%를 보유해 최대 주주에 올라 있다. 나머지 지분은 서 회장의 또 다른 친인척인 최승희 이사가 나머지 지분(27.1%)을 보유해 서 회장의 친인적이 티에스이엔씨의 지분 100%를 보유했다.

티에스이엔씨는 과거부터 연간 매출의 대부분을 셀트리온과 주요 계열사에 의존하는 방식의 내부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티에스이엔씨의 최근 5년간 내부거래 비중은 ▲2018년 27.49% ▲2019년 20.26% ▲2020년 89.06% ▲2021년 89.10% ▲2022년 79.73% 등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 연도인 2018년과 티에스이엔엠을 흡수 합병해 내부거래 비중이 중화된 2019년을 제외한 연도에는 대부분의 매출을 셀트리온 계열사를 통해 올린 셈이다.

실제로 티에스이엔씨는 지난 2019년 티에스이엔엠을 흡수 합병했다. 합병 이전 티에스이엔씨와 티에스이엔엠의 매출은 각각 97억, 78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27.49%(26억5480만원), 100%(78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업계에서는 티에스이엔엠의 내부거래 비중을 중화시키기 위해 티에스이엔씨가 흡수 합병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합병 이후인 이듬해 티에스이엔씨의 내부거래 비중은 20% 수준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 티에스이엔씨의 내부거래 비중은 급격히 치솟았다. 101억3725만원의 매출 가운데 90억2880만원을 셀트리온과 계열사로부터 올리면서다.

문제는 티에스이엔씨가 현재까지도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에는 107억7430만원의 매출 가운데 96억11만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120억3182만원의 매출 중에서 95억9393만원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공시의무 대상 기업집단으로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를 받게 된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일정 비율(상장사 30%·비상장사 20%) 이상 보유한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간의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고 있다.

이 경우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비율이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티에스이엔씨·티에스이엔엠, 내부거래 논란 회피 위해 의도적 공시 누락?

티에스이엔씨와 티에스이엔엠은 지난 2017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기업공시에 누락시키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티에스이엔엠의 내부거래 비중이 100%였던 만큼, 일감 몰아주기와 내부거래 논란 등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티에스이엔씨는 환경시설장치와 폐수처리장치 제조, 공장관리인력 파견 등의 사업을 영위했던 업체로, 서 회장의 친인척인 박찬홍씨와 최승희씨가 각각 지분 70%, 30%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 다른 자회사인 테이스이엔엠은 환경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업체로, 티에스이엔씨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박찬홍씨가 33%를 보유하고 있다. 두 기업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박찬홍 씨는 서 회장과 4촌 이내 친족이다. 현재는 티에스이엔씨가 티에스이엔엠을 흡수 합병한 상태다.

2017년 당시 티에스이엔엠은 매출 100%를 셀트리온의 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면서 벌어들였는데, 모두 수의계약을 진행하면서 현금으로 지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티에스이엔씨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50.1%로, 자회사였던 티에스이엔엠과 셀트리온제약으로부터 각각 30억원, 1억원의 수의계약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당시 셀트리온이 영위하는 사업과 관련없는 폐수처리장 운영관리 등을 오너일가 친인척 회사에 맡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수 일가 사익 편취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셀트리온 측은 과거 “회사의 대외비적인 기술 보안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거래하는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기술 보안을 중요시하면서도 자체적인 시설관리 부서 운용 등의 방법이 아닌, 오너 일가 친인척이 100% 지분을 보유한 업체에 수의계약을 진행한 데 대해선 의구심이 제기된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분석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총수 있는 대기업 집단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높은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합병 앞둔 셀트리온, 오너 일가 지배력 강화…장남 승계 구도 굳혀지나

최근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합병으로 인해 셀트리온 후계 구도도 명확해진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이달 23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위한 각각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되고 최종 합병이 성사될 경우, 셀트리온 그룹 지배구조는 셀트리온홀딩스가 통합셀트리온 지분 21.27%를 보유하고 통합셀트리온의 자회사로 셀트리온제약이 위치하게 된다.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13%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룹 전반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 과정에서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의장이 합병법인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승계 구도가 사실상 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셀트리온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합병법인 이사회에 서진석 의장이 포함됐지만, 서 회장의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은 배제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 회장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온 만큼, 경영권 승계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 20190년 “내가 물러난 이후 회사 경영은 후배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계열사에 있는 장남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겨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합병 전 온라인 간담회에서도 지분 증여와 관련해 선을 그었다. 서 회장은 “자식과 아내 이름으로 된 주식도 없고 자회사도 없다”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한 약속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