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마이다스에서 마이너스 손으로?...MBK파트너스, 손대는 기업마다 부실 논란

[이슈체크] 마이다스에서 마이너스 손으로?...MBK파트너스, 손대는 기업마다 부실 논란

  • 기자명 이유정 기자
  • 입력 2024.02.2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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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이자 ‘기업 파수꾼’이라고 불리는 MBK파트너스가 최근 10여년간 사들였던 국내 유통기업들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MBK가 투자한 치킨프랜차이즈 bhc는 MBK가 투자한 이후 실적은 성장한 반면 경쟁사와 소송, 가맹점주 상대 갑질 등 수년째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지난해엔 가맹점주를 상대로 한 '폭리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국정감사 이슈가 되기도 했다.

국내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도 MBK로 넘어간 지 9년째이지만, 직원과 점포는 대폭 줄고 실적도 악화하면서 기업가치도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 아웃도어 업체 네파 역시 11년째 안고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MBK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사모펀드가 이윤추구를 제 1의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지만, 외적성장에만 치우친 나머지 내실을 놓쳐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정거래위원회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공정위는 조만간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가맹본부에 대해 직권조사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본격적인 제재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1위 MBK파트너스 사모펀드...기업가치 제고 ‘파수꾼’ 자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사진=연합뉴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2005년 3월 설립된 MBK파트너스는 흔히 기업사냥꾼이라고 불리는 사모펀드(PEF) 중 하나다.

중견기업을 사들였다 몇 년 후 비싸게 되파는 바이아웃(buyout) 전략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챙겨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를 창립하고 성장시킨 주인공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다. 김 회장은 대우정밀을 시작으로 많은 인수입찰에 참여했고 굵직한 인수전에서 성과 등을 거두면서 글로벌 5대 운용사로 이끌었다. 특히 국내에선 코웨이, ING생명 등 M&A를 통해 기업의 성장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또 최근엔 한미캐피탈, KT렌탈(구 금호렌터카), 딜라이브(현 씨앤엠), 두산공작기계, 홈플러스, 롯데카드 등을 인수한 후 매각 또는 매각 진행 중에 있고 BHC그룹 역시 김병주 회장이 실질적인 지배 경영주라 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의 몸값(지분가치)은 지난해 이미 10조원을 넘었고, 올해 기준 운용 자금은 266억달러(3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한다.

또 거래 기업 발굴, 보유 기업 관리, 투자금 회수 등에서 국내 최대 사모펀드이자 아시아 지역 최대 사모펀드라는 평을 받고 있다.

 

MBK, 도 넘은 ‘모르쇠’ 운영에 ...잇따른 ESG 경영 논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MBK는 이윤추구만 좇은 나머지 Esg 경영에 소홀히 해 오히려 기업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는 이윤추구를 제 1의 목적으로 하지만, esg경영이 거스를 수 없는 큰 화두가 된 만큼, 이에 사회적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사들인 유통기업들에서 직원들의 복지를 모르쇠하며 자신들의 배만 채우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bhc다. bhc의 경우 MBK가 투자한 후 실적은 성장했으나 경쟁사와 소송, 가맹점 상대의 갑질 등으로 수년째 논란의 중심에 있다.

bhc는 사모펀드인 MBK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투자하기 시작해 현재 4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bhc의 치킨 매출은 MBK가 인수한 2018년 2376억원에서 2020년 4004억원, 2022년 5075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07억원에서 1299억원, 2022년 1418억원으로 2.3배가 됐다.

이에 따라 bhc의 기업가치는 2018년 6800억원에서 현재 3조4000억원까지 급증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MBK가 5배 이상의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MBK가 bhc에 투자한 이후 제품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고 가맹점주들을 쥐어짠다는 논란이 지속해서 불거진 것이다.

bhc는 지난 2013년 제너시스 BBQ에서 떨어져 독자 경영을 시작한 이후 수년간 가격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행사한 이후 가격을 적어도 두 차례 인상했다.

특히 최근에는 bhc 치킨의 원재료가 되는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꾸며 원가 절감을 감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치킨 가격을 인상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bhc의 지난 2018년 이후 5년간 매출은 연평균 16.9% 증가했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30%가 넘어 교촌이나 BBQ 등 경쟁업체들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이에 따라서 한국소비자단쳬협의회는 원가부담으로 가격을 올린다는 bhc의 주장은 타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또 bhc는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주에 대해 일방적으로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물품공급을 중단해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3억50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를 전부 가맹점주에게 떠넘기고, 12시간(낮 12시~밤 12시) 영업을 강요하는 내용이 담긴 ‘상생협약서’를 가맹점과 체결하려고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이슈 등으로 bhc는 국정감사에서 매년 단골 소재로 다뤄지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가맹점주를 상대로 한 ‘폭리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국정감사 이슈가 되기도 했다.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면서 가맹점주에게는 재료비를 평균 8.8% 올려 받은 탓이다.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국정감사에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bhc가 소상공인인 가맹점주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논란 때문이다.

이날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hc는 MBK파트너스가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4500억 원을 추가 투자한 2020년 이후 6번이나 튀김유 등 원재료 공급가를 인상했다. 무려 32% 넘는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bhc의 높은 영업이익률이 사모펀드가 기본적으로 단기 성과를 본 이후에 엑시트(자금 회수)에 나서는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는 단기간 실적을 높여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가격 인상 등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부너 2021년까지 3년간 bhc로부터 3000억 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수령한 점도 지적했다.

이에 윤종하 부회장은 “주주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상생은 깊이 생각하는 것 중 하나인데 가맹점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영업이익보다는 매출총이익이 더 적합한 지표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윤 부회장은 “영업이익이 높은 것은 다른 계열사로 귀속되는 게 없이 모두 본사로 귀속되는 점도 있다. 영업이익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고,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도 비슷한 이유로 국감 증인석에 섰던 바 있다. 치킨 가맹점의 필수품목인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한 번에 61% 올리며 점주들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MBK 인수 후 악화일로 걷는 홈플러스·네파...타개책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MBK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와 네파 등의 경우에는 인수 이후 MBK의 배만 채우고, 기업가치는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MBK로 넘어간 지 9년째 접어들었으나, 오히려 직원과 점포 수는 대폭 줄어 실적이 악화됐다.

이는 MBK가 홈플러스 인수금융 4조3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경기 안산점, 부산 해운대점 등 20여개 점포를 폐점 또는 매각후 재임차(세일앤리스백)를 했기 때문이다.

통상 5년 안에 기업가치를 올린 뒤 재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모펀드 운영방식과 달리 MBK는 9년째 홈플러스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못 하고 있어, 알짜 점포를 매각하고 직원 수를 줄이는 식으로 엑시트 전략을 펴온 것이다. 이에 현재 남은 인수금융은 5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점포 수가 줄어드니 자연스레 실적도 악화됐다. MBK로 인수하기 전 지난 2014회계연도(2014년 3월∼2015년 2월)만 해도 2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335억원과 26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재무 건전성도 극도로 악화됐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직후인 2016년 같은 기간 자본총계(2조55억원)와 비교하면 56.6% 급감한 수준이며, 부채 비율 역시 2016년 2월 146%에서 지난해 2월 944%로 6.5배 치솟았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홈플러스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

홈플러스 경쟁력이 약화됐고 실적 반등도 쉽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한신평은 “홈플러스는 대주주 변경 이후 자산매각 등을 통한 인수금융 상환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설비투자 규모를 많이 축소해 점포당 매출이 감소하는 등 자체 집객력이 저하됐다”며 “2016년∼2020년 진행된 S&LB로 고정 현금지출 부담은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2022년엔 매출 감소 부담을 입점 점주에게만 떠넘기는 ‘갑질 계약’을 강권하는 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일부 홈플러스 입점업주들과 중소상인 단체들이 홈플러스의 임대료 부과 방식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핵심 요구는 최소보장임대료 방식을 폐지하라는 것이었다.

최소 보장 임대료란 아웃렛이나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등의 입점업체 매출이 일정 수준으로 오를 때까지는 정액으로 임대료를 지불하고, 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매출과 비례해 정률로 임대료를 내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이들 단체와 점주들에 따르면, 최소보장임대료가 적용되는 입점업체들은 전체 입점업체의 약 10%인 600여 곳으로, 한 점포는 1100만원의 매출에 750만원이 임대료로 나가 매출 대비 임대료가 68% 수준에 이르는 곳도 존재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홈플러스에 대한 윤리경영 및 상생경영을 외면한다며 질타를 받았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가 최소 보장임대료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최소보장임대료에 관련해 임대차 계약을 한 마트 내 입점 상인들의 민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홈플러스의 최소 보장 임대료 제도를 폐지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MBK 윤종하부회장은 “일반 경영은 경영진에서 해 주주로서 관여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상생의 차원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경영진에 개진하겠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또한, 아웃도어 네파 역시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지난 2013년 4월 9970억원을 투입해 지분 94.2%를 인수했지만, 11년째 엑시트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3년 4700억원의 매출에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던 네파는 MBK로 피인수된 이듬해인 2014년부터 실적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매출은 2800억원,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몇몇 거래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엑시트를 못하자 마음이 급해졌고 그래서 잇따른 잡음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네파와 홈플러스 외에도 상장 대신 매각을 하기로 한 골프존카운티, 롯데카드 등도 엑시트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사진=연합뉴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사진=연합뉴스)

 

한편, 사모펀드의 방만 운영 논란은 비단 mbk파트너스 뿐만 아니다.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가맹본부에 대한 가맹점·소비자 피해는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됐다.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소유한 버거킹은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맹점 갑질과 수수료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버거킹 미국의 경우 로열티·광고비를 합쳐 8.5% 수수료를 가져가는 반면, 한국 버거킹은 로열티·광고비·물류 마진·물류 배송비 포함 17.8%를 수취하고 있다.

또 본사가 판촉행사나 신입사원 교육 영상 등의 시스템 운영비를 점주와 사전 협의 없이 인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맘스터치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데, 이미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 2021년 11월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에 매각된 이후 갑질 이슈로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가맹본부들이 단기에 실적을 내기 위해 가맹점을 지나치게 쥐어짜거나 소비자가격을 무리하게 올리는 등 기만 논란이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육성권 공정위 사무처장은 가맹점사업자협의회와 간담회를 통해 “사모펀드 소유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단기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가맹점주에게 각종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다”며 내년 중에 이에 대한 직권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부가 판촉행사 성격의 모바일상품권을 점주 동의 없이 발행하고, 수수료를 부담시키는 행위를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조만간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가맹본부의 갑질 사례를 면밀히 조사해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사모펀드 소유 프랜차이즈 업체인 bhc, 버거킹, 투썸플레이스, 맘스터치 등이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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