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반덤핑‘ 제소 놓고 찬반 극명…“국내 산업 보호” vs “대형사 독과점 심화”

철강업계, ’반덤핑‘ 제소 놓고 찬반 극명…“국내 산업 보호” vs “대형사 독과점 심화”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4.01.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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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중국이나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열연강판에 대해 국내 철강사가 반덤핑 제소(저렴한 수입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붙여 국내 시장에서 비싸게 팔도록 하는 조치)를 진행하는 것을 두고 업계의 시선이 갈리고 있다.

대형 철강사들은 국내 철강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덤핑은 필수라고 보고 있다. 반면 중소 철강사들은 반덤핑이 시행되면 철강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대형사들의 독점 체제만 커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대형 철강사들은 최근 수입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 제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덤핑의 사전적인 의미는 외국 물품 가격이 국내 물품 가격보다 너무 낮게 수입 국내 사업에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을 때 정상 가격과 덤핑 가격 차액 범위 내에 부과하는 관세다.

쉽게 말하면 싸게 들어오는 물건에 대해 관세를 붙여 국내에서 비싸게 팔도록 하는 제도로, 무역 시장 교란 방지와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현재 대형철강사들이 반덩핑 제소를 추진하는 것도 저렴한 수입산 제품과 경쟁하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현재 수입산 열연강판의 가격은 톤(당 80만원대 초반 정도로 책정돼 있다. 국내산 열연강판 가격 대비 5~10% 저렴한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열연강판 수입량도 422만톤으로 전년대비 24% 늘었다.

대형 철강사들은 중국과 일본에서 유입된 저가 철강재가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철강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열연강판은 연간 철강 수입량 중 20~30%를 차지하는데, 국내에서는 포스코·현대제철 등 고로를 보유한 대형 철강사들만이 열연 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반면 대형사로부터 열연강판을 공급받아 사업을 전개하는 동국제강과 세아제강 등의 중소 철강사들은 반덤핑 제소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산 열연강판에 관세가 부과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결국 대형사들의 독과점 체제만 공고히 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중소 철강사들은 ‘스테인리스 악몽’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2020년, 수입산 스테인리스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스테인리스 열연강판을 독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포스코와 중소기업 간에 첨예한 갈등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포스코는 스테인리스 제품에 대해 고가 정책을 펼치면서, 포스코로부터 제품을 구입해 사업을 전개하는 후공정 업체들은 어려움이 가중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의 목적은 자국산업 보호지만 열연강판은 독점 품목이자 기초 소재이기 때문에 제고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며 “독점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적용하면 독점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고 물량 부족,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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