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10월 중고차 판매 본격 시작…‘레몬마켓’에 대격변 임박

현대차그룹, 10월 중고차 판매 본격 시작…‘레몬마켓’에 대격변 임박

  • 기자명 김강석 기자
  • 입력 2023.10.0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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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김강석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다음 달부터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허위매물·바가지 문제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소비자들은 기대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0월 중순부터 중고차 직접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원래 수입차와 달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규제에 가로막혀 중고차 사업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하면서 대기업들도 중고차를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됐고, 그 첫 번째 주자로 현대차가 사업에 나서게 됐다.

현대차는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중고차’를 내세우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할 것”이라며 “잔존가치 제고를 통해 고객의 실부담액을 경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대차·기아는 출고기간 5년, 주행거리 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중고차 가운데 자체 테스트를 통과한 ‘인증 중고차’만 취급하기로 했다. 판매는 100%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양사는 현재 인증 중고차 출하와 관리, 고객 상담, 판매 등을 담당할 관련 인력을 채용 중이다.

소비자들은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기준 중고차 거래량은 연간 270만대로 신차보다 100만대 이상 많고, 시장 규모도 40조원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지만,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대표적인 ‘레몬마켓’(저급품 유통시장)으로 평가돼왔기 때문이다.

특히 터무니없이 싼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를 현장으로 유인한 후 다른 차량을 비싼 값에 강매하거나 하는 소비자 피해 사례가 매년 수천 건씩 발생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상반기에만 중고차 중개·매매 피해 상담 건수만 4663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봐도 2018년 9096건, 2019년 8174건, 2020년 6087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39조원 수준이었던 중고차 시장이 2025년 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 진출에 앞서 상생협력을 위해 시장 점유율을 내년 4월까지 2.9% 이내로 유지하고, 2025년 4월까지 4.1%를 넘지 않기로 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2.1%, 2.9%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차그룹이 양질의 제품 공급과 소비자 신뢰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중고차 판매 단가가 상승하고,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란 시각이다. 현대차그룹이 진출하면서 중고차 시장은 격변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강석 기자 kim_ks02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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