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난해 6월 공개한 ‘공공기관 불공정 계약 실태’ 보고서를 보면 LH가 2016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5년 3개월간 맺은 1만4961건의 계약 중 3227건(21.6%)이 전관 업체와 맺은 계약이었으며 총 9조9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LH가 전관 업체와 맺은 계약 3건 중 1건(34.1%)은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알려져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14일 국민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특정 업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온 ‘부스터 펌프’ 제품 구매 계약을 10년 가까이 독식한 것으로 전했다.
부스터 펌프는 수압을 올려 각 층으로 물을 공급하는 건물 급수 시스템의 핵심 장치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LH가 수의계약을 허용하는 조달청의 ‘우수제품’ 제도를 활용해 발주한 계약을 98% 가까이 따낸 것으로 보도했다.
이 매체는 14일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를 인용, 지난 2014년~ 2023년 7월까지 9년7개월간 LH가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부스터 펌프 계약총액은 213억5166만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이 중 97.6%인 208억4814만원 규모 계약이 A사와 체결됐다. 해당 계약이 경쟁입찰 방식 대신 특정 업체를 지정할 수 있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된 이유는 A사의 부스터 펌프 제품이 우수제품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조달청의 우수제품 제도를 활용한 것은 합법이지만 이 업체에 전직 LH 처장급 인사가 재취업해 근무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사 외에 동등한 기술력을 지닌 업체들이 더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달청에서 우수제품으로 선정한 부스터 펌프 제품 개발사는 A사 외에도 3곳이 더 있었다. 하지만 이들과 LH 간 수의계약 실적은 극수소인 것으로 보도했다.
가령, 같은 기간 동안 B사는 2억5656만원(1.2%) 규모 계약을, C사는 1억832만원(0.9%) 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데 그쳤다. D사의 수의계약 실적은 1억원에도 못 미친다는 것.
국민일보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인용, 이들 4개 업체 중 LH 출신이 재취업해 근무 중인 회사는 A사가 유일하다고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