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괘심죄'로 고통 받는 롯데그룹

[기자수첩]'괘심죄'로 고통 받는 롯데그룹

  • 기자명 최수진 기업
  • 입력 2018.08.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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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최수진 기자]'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되어 신동빈 회장이 구속수감 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롯데그룹은 내부적으로 신 회장이 없는 부재를 채워보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오너의 부재로 인해서 '채용·투자'가 모두 막혀버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을 비롯한 현대그룹, GS그룹, 신세계 등이 통 큰 투자를 밝힌 상황에서도 롯데는 그저 '회장님이 돌아오시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처지에 놓였다.


사실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기 전까지만해도 어느 누구도 롯데그룹이 이렇게 위태롭게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까지만해도 롯데는 조용하지만 강한기업었다. 자잘자잘한 사건·사고로 언론에 오르내리긴 했지만 이 역시도 다른 기업들도 겪는 일이었기에 특별할 건 아니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터진 이후 롯데그룹은 걷잡을 수 없는 폭풍우 속으로 빨려들어가 아직도 정상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영권분쟁을 시작으로 불거진 '롯데면세점 입찰 실패' 그리고 국정농단 사건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건이 거미줄처럼 이어진 것이다. 결국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이 모든 일의 발단이자 시작이라는 것이다. 사실 재계에서는 롯데가 이렇게 '곤혹'을 겪는 이유가 경영권 분쟁 당시 생긴 '괘심죄'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고있다. 창립 후 약 50년 동안 별 탈 없이 조용한 기업이었기 때문에 롯데는 별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드러났다. 당시 한국롯데는 벌어들인 수익의 99%가 일본 롯데로 넘어가는 기형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이 사실에 정·재계는 물론 국민들까지 롯데가 국부유출을 하고 있는 일본 기업이라고 호되게 비난을 했다. 사실 구조상으로만 보면 영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당시의 지배구조를 보면 한국롯데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모두 일본롯데로 들어가지만 다시 돌아오는 구조는 취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때 당시 더 논란을 가중시킨 것은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문이기도 했다.


언론에 대국민 사과문을 하기 위해서 모습을 드러낸 신동빈 회장은 어쩐지 어설픈 한국말을 구사하고 있었고, 그 자체가 우리에게는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낙인을 찍어주게 됐다. 50년 동안 오너일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냐는 날 선 비난도 쏟아졌다. 그리고 이 때 밉보인 롯데그룹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하나를 빼앗겼다. 관세청이 의도적으로 롯데그룹의 점수를 깎음으로서 면세점 입찰에서 떨어지도록 한 것이다. 이로인해 어부지리로 한화그룹과 두산그룹이 면세점 입찰권을 따내게 됐다.


그리고 현재 롯데그룹은 빼앗긴 면세점 사업권을 되찾기 위해서 'K스포츠 재단'에 70억이나 기부한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롯데는 신동빈 회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사실 롯데그룹을 둘러싼 모든 사건의 시작은 한·일 양국에서 기업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하고 있다. 특히 양국의 관계가 어느 나라보다 좋지 않은 나라 사이에서 기업을 경영하면서 외줄타기를 한 것이다.


사실 일본 롯데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지난 2003년도에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일본 국세청이 롯데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였고, 일본 롯데에서 벌어들인 수많은 돈들이 '투자'를 명복으로 한국 롯데로 넘어갔지만 돌아온 기록은 없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투자를 했으나 일본 롯데에게 돌아온 배당금도 없었고, 빠져나간 돈의 원금이 회수된 내역도 없었다. 일본 당국에서 보면 엄연한 국부유출이었고, 사회전반적으로도 롯데는 '한국기업 이다'라는 프레임이 더씌어졌다.


이에 대해서 한 재계 관계자는 "사실 롯데는 이방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완전히 녹아들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사이가 좋지 않은 양국에서 경영을 하다보니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류가 포착되거나 하면 '일본 기업이라서 또는 한국기업이라서 그래'라는 말이 쉽게 나온다. 사실 이게 롯데그룹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이다. 태생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리스크이며 언제 해소될 지도 알 수 없다. 한 쪽 사업을 접지 않으면 영영 해소 되지 않을 수 도 있다. 롯데그룹의 죄명은 다른 것보다 '괘심죄'가 커 보인다. 어떻게 보면 괘심죄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사안이 크게 불거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삼성이 국내에서 그렇게 많은 비난 여론과 비판을 받으면서도 결국 용서받는 것은 한국 기업이라는 확실한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그래도 한국기업이지라는 마인드가 사회전반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경여권 분쟁으로 인해서 국적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퍼블릭 / 최수진 기업 webmaster@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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