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폭행에 노출된 병원들, 의료인이니 무조건 참아라?

[기자수첩]폭행에 노출된 병원들, 의료인이니 무조건 참아라?

  • 기자명 이은주
  • 입력 2018.08.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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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은주 기자]최근 취객이 응급실 의료진을 폭행하는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이를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의료진 폭행 등 의료 방행행위가 900건 가까이나 발생했지만, 이들 가운데 실제로 징역이나 벌금형을 받은 이들의 비율은 3%에 불과했다. 즉 가해자 4명 가운데 1명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것이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2017년 응급의료 방해 등 관련 신고 및 고소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방해행위로 신고·고소된 건수는 893건이었다.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폭행 피해 (365) ▲위협(112건) ▲위계 및 위력(85건) ▲난동(65건) ▲폭언 및 욕설(37건) ▲기물파손 및 점거(21건) ▲성추행(4건) ▲협박(3건) ▲업무방해(2건), 기물파손(2건) 등 이었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자 간호사에게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전체 신고건수 중 피해를 입은 의료인 35.1%(254명)가 간호사였다.


심지어 의료 방해행위로 신고나 고소를 당한 사람 중 67.6%인 604명은 이미 술에 취한 상태였다. 이렇다 보니 이를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 병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 사람의 성별이나 나이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 환자가 된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의료인들이 가해자가 아무리 폭행 등의 난폭한 행동을 하더라도 환자로 병원에 온 만큼, 강압적으로 막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만약 난동을 부리는 가해자에 대해서 병원 측이 강압적으로 제압을 해 문제라도 생기면 원인과 상관없이 그 모든 피해는 병원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때문에 피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는 형국이다.


더욱이 가장 큰 문제 이러한 것들이 의료인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하루 빨리 이 같은 일을 저지르는 이들을 근절시킬 수 있는 강력한 법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이은주 ejle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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