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돌파 하루만에 3100선도 뚫었다…이거 과열 맞습니까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1-09 11: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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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픽사베이)


[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코스피 3000시대가 열리며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스닥 또한 1000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분위기를 한층 더 띄우는 중이다.

지난 6일 장중, 7일 종가 기준 3000을 넘어선 코스피는 8일 무려 4% 가까이 오르며 3152.18로 마감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최고점 경신이 이뤄지다보니 ‘사상 처음’, ‘연중 최고’ 등의 수식어마저 식상할 지경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 상단을 3200~3500선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지만 이렇다 할 조정도 없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지수를 두고 증권가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다.

여전히 풍부한 실탄, 올해 3500 전망까지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증시 대기자금은 130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예탁금은 69조원(5일 기준)을 돌파했고,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는 66조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신용융자잔고도 20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같이 풍부한 유동성은 통화당국의 초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덕분이다. 갈 곳 잃은 자금이 증시로 몰리며 유례없는 호황을 이끈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0%까지 낮췄고, 정부는 다주택자 중과세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2023년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언급도 한몫했다.


▲ 지난 3월19일 코스피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만 포인트 아래로 떨어지고, 4~5%대 낙폭을 기록한 유럽 주요국 등 글로벌 증시의 영향으로 1,500선이 무너지며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6.79(11.71%)내린 428.35로 마감했다. 2020.3.19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며 하방 압력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3월, 연초 2100 내외를 오가던 코스피가 1400대까지 추락했지만 증시로 유입되는 대규모의 자금 덕에 이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무렵만 해도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상단으로 2800~2900선을 제시했지만, JP모건 등 글로벌IB(투자은행)들이 코스피가 300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면서 증권사들은 연말 들어 코스피 밴드 상향 조정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코스피 밴드를 2620~3100으로 상향 조정했고, 신한금융투자는 2500~3300, 삼성증권은 2700~3300선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3500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김중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의 기대가 높고, 차화전(자동차·화학·전자) 랠리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1년 성장주로 코스피 매력이 부각되며 PBR(주당순자산)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최근 5년 수준에서 벗어나 3500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증권가가 올해 증시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공통된 배경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자리잡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시중 자금 유입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코스피는 M2(총 통화)를 반영하지 못했지만 기업 자산가치가 상승하면서 그 간극을 좁히고 있다”며 “단기과열은 맞지만 아직 추가적 자금이 유입될 수 있어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이재선 연구원도 “향후 개인 매수세는 유동성을 발판 삼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 매수 여력을 판단할 수 있는 대표 지표인 시총 대비 고객예탁금 비율은 현재 2.9배로, 2000년 이후 평균 수준인 1.85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라 강조했다.

넘치는 실탄 정체는 레버리지

그러나 현재의 증시 호황이 실물경제와 괴리가 있다는 점, ‘빚투’가 많다는 점 등은 부담요소로 꼽힌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일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실물·금융 간 괴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위기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의 쏠림과 부채 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시중에 떠돌고 있는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을 포괄하는 M2(협의통화) 1천135조2천억원, 머니마켓펀드(MMF) 146조9천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환매조건부채권(RP) 등 27조2천억원, CMA 4조7천억원,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55조원 등 약 1천3679조원 수준이다.


▲ 5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1.1.5 (사진=연합뉴스)



이는 2019년 12월 말 1천89조원에서 1년도 채 되지 않아 280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자금이 수익을 좇아 증시로 추가 유입될 경우 실물과의 괴리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미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몰려드는 유동성으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빚(대출)’은 미래의 수익을 현재로 끌어 쓰는 만큼 유동성을 늘려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어떤 이유로 경제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차주들이 떠안게 된다고 경고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장이 안정적이라면 레버리지는 문제될 게 없지만 현재 코로나, 미중 무역갈등 어느 하나 해소된 게 없다”며 “적정 주가와 실제 주가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반대매매까지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비극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각종 지표들은 ‘과열’ 판단

과열 판단 지표 중 하나인 버핏지수 또한 국내 증시가 과열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버핏지수는 국내총생산(GDP)과 시가총액의 비율로, 지수가 0.7~0.8(70~80%)수준이면 저평가 상태로, 1을 넘어서면 과열 국면으로 판단한다. GDP와 시총 합이 일치하는 수준이 과열 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소리다.

그동안 한국의 버핏지수는 100%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120%마저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버핏 지수는 124.5%에 이른다.

코스피의 PER(주가수익비율) 또한 과열 국면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4.41로, 국내 증시 장기 평균선인 10배를 넘어선 상황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2개월 코스피 상승률이 30%에 달한다는 점, 비정상적인 저금리 상황 등을 고려하면 과열, 거품의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 8일 코스피가 파죽지세를 멈추지 않으며 120포인트 뛰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0.50포인트(3.97%) 폭등한 3,152.18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장을 마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2021.1.8 (사진=연합뉴스)

증권가서는 ‘버블이다 VS 아니다’ 의견 분분

증권사들은 현재 증시가 버블인지 아닌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주가가 처음 와보는 길이기 때문에 서로 평가가 다를 수는 있지만 적어도 한국 증시가 밸류에이션상 리레이팅(재평가)된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여기에 ‘머니무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현재 주가가 정당화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키움증권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당연 과열이다. 현재 자산가치와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벌어진 게 사실”이라며 “여전히 유례없는 유동성 장세는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자산 가격 랠리에 다들 동참하는 국면이라 본다”고 전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61조원, 9조원을 달성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했지만 전년(2019년) 동기에 비해 1.87%, 25.7%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5만8천700원에서 8만1천원까지 약 38% 상승했다. 올해 다섯 번째 개장일인 8일에는 장중 9만원을 찍기도 했다. 작년 10월 초 주가와 비교하면 53.3% 오른 수준이다.

반도체주에 올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변동성은 적다고 할 수 있지만, 올해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대부분 코로나19와 관련된 제약·바이오주 중심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비용이 큰 데다 임상시험 성공 여부에 따른 변동성도 커 쉽게 희비가 갈릴 수 있는 종목이란 소리다.

실제 이날 13만1천500원으로 거래를 마친 신풍제약의 경우 지난해 2월3일 종가는 불과 6천470원이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20배가 넘게 오른 셈이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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