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3200찍은 날 개인 거래규모도 역대급…잇따르는 빚투 경고 “조정 아니라 ‘충격’ 될 수도”

코스피 장중 3200찍은 날 개인 거래규모도 역대급…잇따르는 빚투 경고 “조정 아니라 ‘충격’ 될 수도”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1.01.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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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11일 널뛰기 장세 끝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3포인트(0.12%) 내린 3,148.45에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16포인트(1.13%) 내린 976.63으로 마감했다. 2020.1.11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김수영 기자] 11일 코스피가 장중 3%이상 급등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규모도 역대급으로 치솟으며 비이성적 투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최근 시중은행들이 대출길을 다시 열어두고 증권사에서 빚을 내는 신용융자잔고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빚투’ 규모가 커지면서 조정이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5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 대비 9.30포인트(-0.30%) 하락한 3142.88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0.31% 오른 3161.90로 시작해 오전 중 3.62% 오르며 3266.23까지 올랐지만, 기관의 매물출회와 함께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지수가 3200을 넘길 무렵 이미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원 이상을 순매수 중이었고, 이 규모는 오후 3시 기준 4조3천79억원까지 늘었다. 그동안 기관은 3조6천103억원, 외국인은 7천4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매번 편차가 크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순매도 금액은 수천억원대 규모 내에서 이뤄진다. ‘조(兆)’ 단위의 거래규모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같은 시각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거래량도 8천500만주를 넘어섰다. 파생상품 ETP(상장지수상품)등을 제외하고 SK증권(1억5천585만주), 에넥스(9천427만주)에 이어 국내 상장종목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거래량이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이같은 관심이 증시 호황을 이끌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저점에 이르고, 통화당국이 제로금리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는데다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갈 곳 잃은 자금이 꾸준히 증시로 유입되며 증시를 떠받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호황장이 빚투로 지탱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주의 환기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주요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천15억원으로, 지난해 말(133조6천482억원) 대비 불과 일주일 사이에 4천500억원 늘었다. 이들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신규개설도 올해 들어서만 7천411좌가 개설되는 등 연말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던 은행권 신용대출 규모는 금융당국의 핀셋규제 조치로 금융권에서도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지만, 새해가 시작되며 다시 문을 여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자사 마이너스 통장 상품의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5천만원까지 줄였다. 하나은행은 전문직 전용상품의 한도를 1억5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낮췄고, 마이너스 통장 한도도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였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전문직 대출한도 축소 기조를 유지 중이며, KB국민은행은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리는 생활자금 대출한도를 낮췄다.

은행권 대출 뿐 아니라 증권사를 통한 빚투 또한 여전히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신용융자잔고는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으로, 국내 증시가 저점에 이른 지난해 3월 말부터 꾸준히 증가해왔다.

다만 증권사를 통한 빚투는 반대매매의 위험이 있다. 투자자들이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약정 기일 내 상환되지 않으면 증권사들이 담보주식을 강제 처분해 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부 종목은 올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주가 상승과 거래량 등이)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금 거래 규모는 저도 좀 의아한 수준이다. 미수거래도 신기록 달성했다고 하는데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정은 예고하고 들어오지 않는다. 예고된 악재는 조정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렇게 부채가 쌓였는데 갑작스레 조정이 오면 그땐 조정이 아니라 충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장이 안정적이라면 레버리지는 문제될 게 없지만 현재 코로나, 미중 무역갈등 어느 하나 해소된 게 없다”며 “적정 주가와 실제 주가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반대매매까지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비극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사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303억원(2020년 9월23일)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4~7일 가운데서는 160~190억원대를 보이고 있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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