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소득 3만 달러에도 국민 46%는 '불만족'...고령화ㆍ양극화 심화

1인당 소득 3만 달러에도 국민 46%는 '불만족'...고령화ㆍ양극화 심화

  • 기자명 김수진
  • 입력 2019.03.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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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아 지난해 가구당 평균 자산이 처음으로 4억원을 넘어섰다. 근로자 평균 근로시간은 줄었는데 임금은 올랐다. 

 

또한 월평균 임금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인데다 1인당 국민소득도 지난해 3만달러를 넘겼지만 우리 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현재의 소득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8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3만1349달러(약 3544만원)로 전년 2만9745만달러보다 5.4% 늘며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했다.

 

▲제공=통계청

한 사람의 생활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인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15년 2만7171달러, 2016년 2만7681달러에서 2017년 2만9745달러로 최근 3년간 매년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3만1349달러(3449만원)를 기록하며 2006년 2만달러를 넘어선 후 12년 만에 '1인당 소득 3만달러' 국가가 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2인 이상 가구 평균 소득은 461만원으로 3.6%(물가 인상분을 뺀 실질 기준 1.8%) 늘었다.

 

가구당 평균 자산 역시 지난해 3월 말 기준 4억1573만원으로 7.5% 증가했다. 부채도 7531만원으로 6.1% 늘었으나 자산 증가 폭이 더 크며 순자산액(3억4042만원)도 7.8% 늘었다.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도 자산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1.09%였다. 다만, 최근 5년 평균 상승률(1.54%)보다는 낮았다.

 

▲제공=통계청

지난 2017년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의 월 근로시간은 180.8시간으로 1년 전(182시간)보다 1시간12분 감소했다. 월 근로시간은 2015년(184.2시간)부터 3년 연속 줄었다.

 

임금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7년 기준 월평균 임금은 1년 전(335만원)보다 10만원 오른 345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2년 300만원 수준을 넘긴 월평균 임금은 2013년 312만원, 2014년 324만원, 2015년 327만원, 2016년 335만원으로 매년 올랐다.

 

그러나 소득 수준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2017년 기준 자신의 소득 수준에 불만족하는 국민이 전체의 46.0%였다. 이 중에서 '약간' 불만족한다는 국민이 32.8%, '매우' 불만족한다는 국민이 13.2%였다. 반면 만족하는 국민은 13.3%에 불과했다. 남자(13.9%)가 여자(12.6%)보다 소득 만족도가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40대(16.8%)의 소득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9.2%)이 가장 낮았다. '보통'이라고 답한 비중은 40.7%였다. 

 

2년 전과 비교해 만족도는 올랐고 불만족도는 낮아졌지만 차이는 여전한 모습이다. 2017년 소득 만족도는 2015년(11.4%)에 비해 1.9%p 개선됐다. 같은 기간 불만족도는 46.3%에서 0.3%p 낮아져 개선 폭이 크지 않았다.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도 역시 소득 만족도와 유사한 패턴을 나타냈다. 2017년 기준 소비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국민은 15.4%였다. 2년 전(13.9%)보다는 1.5%p 올랐다. 그러나 불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37.4%로 2배 이상 높았다. 역시 남자(15.6%)가 여자(15.2%)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소비생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10대(18.4%)였지만, 가장 낮은 연령대는 60세 이상(10.7%)로 소득 만족도와 같았다.

 

2017년 기준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7000원이었는데, 이 중 교통(14.4%)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14.1%), 음식·숙박(13.9%), 주거·수도·광열(1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5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이 419만8000원에 달했던 반면,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은 137만3000원에 불과해 격차가 상당했다.

 

근로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개선됐다. 2017년 기준 근로시간에 대한 만족도는 28.0%로 2년 전(24.3%)보다 3.7%p 올랐다. 2년 전만 해도 '불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28.0%로 '만족'하는 경우보다 많았는데, 2017년엔 '불만' 비율이 26.8%로 낮아져 순서가 뒤바뀌었다. 근무환경과 하는 일에 대한 만족도 역시 각각 30.5%, 35.2%로 2년 전(27.4%, 30.8%)보다 개선됐다.

 

▲제공=통계청

하지만 고령화와 양극화 심화에 따른 그림자도 있었다.

 

지난해 고용률은 60.7%로 전년보다 0.1%p 줄었다. 취업가능연령 인구 열 중 넷은 쉬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구직 활동에도 직업을 찾지 못한 비율을 뜻하는 실업률은 3.8%로 0.1%p 늘었다. 실업률은 2001년(4.0%)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의 양극화 해소 노력에도 관련 지표는 더 나빠졌다. 통계청의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분 결과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47배로 1년 전 4.61배보다 0.86p 늘었다. 상위 20%의 실질적인 소득이 하위 20%의 5.47배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더퍼블릭 / 김수진 sjkim@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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