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전직 인사팀장 “김태년·양기대가 직접 인사 추천했다고 들어”

이스타항공 전직 인사팀장 “김태년·양기대가 직접 인사 추천했다고 들어”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3.03.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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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와 관련해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에서 인사팀장으로 일했던 실무자가 윗선 지시로 특정 지원자들을 추천받고 합격시킨 적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일 전주지법 형사제4단독(부장판사 김미경) 심리로,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 전 의원, 김유상·최종구 전 대표에 대한 속행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이스타항공에서 인사팀장을 맡았던 김모 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공소사실에 포함된 채용은 2015년 11월부터로, 김 팀장이 근무한 시기에 이뤄진 채용과는 무관하지만 검찰이 김 팀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이유는 이 전 의원이 관행적으로 이스타 채용 청탁에 관여해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검찰이 당시 회사의 채용 자료를 제시하며 “자료 오른쪽 셋째 칸에 이상직과 최종구 외에 양기대 광명시장(당시, 현 민주당 의원) 등 외부인사들이 적혀있는데 어떻게 된 건가?”라고 묻자 김 팀장은 “누군가를 통해 (추천자 이름을) 들어 기록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그것도 기재하나”라고 묻자 김 팀장은 “정치인 등은 제게 직접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회사 윗선을 통해 전달받은 추천인이면 나중에 해당 지원자가 떨어졌는지 붙었는지는 알고 답변을 해야 했기 때문에 기재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팀장은 “사기업에서 종업원이 대표 이사나 임원진 지시를 거부하기는 어렵다”며 “자격 기준에 안 맞더라도 회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합격 처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또 검찰이 “(채용 자료에) 김재윤 의원이나 김태년(의원), 정민수 같은 이도 (적혀)있다. 이와 관련해 최종구 부사장으로 ‘추천’이 기재돼 있다”며 그 이유를 묻자, 김 팀장은 “최종구 부사장이 ‘옆에 적혀있는 그분들이 추천했다’고 내게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다시 “당신은 최종구 부사장이 양기대, 김재윤, 김태년 의원 등으로부터 직접 (추천을) 듣고 당신한테 얘기한 것으로 알고 적은 것인가”라고 검찰이 묻자 그는 “네, 맞다”고 대답했다.

김 팀장은 이스타항공의 인사를 두고 “이상직 전 의원이 한 달에 한번 열리는 회의에서 큰 지침을 주고, (인사는)최종구 부사장이 구두로 얘기하거나 메모지에 (인사 추천인 이름을) 적어 주면 채용 자료 비고란에 기재했다”면서 “인사 추천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혼선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증언했다. 이어 “최종구 부사장이나 김유상 이상직 의원 보좌관이 ‘이건 의원님이 말씀하신 것’이라 얘기해 그렇게 기재했다”며 “지원자 이름이 아니라 ‘이분(추천인)이 말씀하셨다’고 하면 그분 이름을 적었다”고도 했다.

이상직 전 의원 등은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의 기간 동안 이스타항공 직원 600여명을 채용하는 과정에, 청탁받은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합격시키도록 인사 담당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서류 합격 기준이 미달한 응시자, 지원서 제출을 하지 않은 응시자, 서류전형-1·2차 면접 등에서 부정 개입 등 범행 횟수가 184회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 채용 비리와 관련해 이 전 의원은 “채용에 관여한 바 없고, 사기업이 지역 인재 채용에 기여했기 때문에 오히려 상을 줘야할 일”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5월 12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상태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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