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션스 청년칼럼] 새로운 사회계약을 향한 열망

[굿네이션스 청년칼럼] 새로운 사회계약을 향한 열망

  • 기자명 재단법인 굿네이션스
  • 입력 2020.05.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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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칼럼은 재단법인 굿네이션스에서 주관하는 '국회 보좌진 양성과정 STAFF'S INSIGHT' 25기에 참여한 청년들이 '개헌'을 주제로 작성하였으며, 5월 한 달간 매주 목요일마다 연재될 예정입니다. - 편집자


▲굿네이션스 김규명 청년 인턴 기자 

​ 2016년 국정 농단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겪고 난 뒤로 ‘개헌’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왔었다. 현행 헌법이 30년을 넘어가면서 유명무실해진 기관에 대한 조항이나 용어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아울러 대통령을 위시한 행정부의 권한이 과도한 현행 헌법을 바꾸어야 할 필요성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 결과 2017년 원내 주요 5당이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공약하였고, 2018년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부치는 안이 부각되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대선 공약 이행의 일환으로 2018년 지방선거 전에 자체 개헌안을 발의했으나, 국회에서 정치적 대치 끝에 불발되었다.

 

 20대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가 불발된 뒤로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다양한 시사 이슈들이 언론을 스쳐 지나갔고, 개헌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뒤로 밀려나갔다. 그 사이 빈 공간은 일부 미디어들을 통해 개헌에 대한 매카시즘적인 발화들만으로 채워졌다. 보수언론은 개헌안의 조항에 대해 실질적인 분석 대신 “사회주의 개헌”과 같은 자극적인 발언만을 인용하면서 혐오감만을 키웠다. 논의의 가능성조차 닫아버린 마타도어 속에서 개헌의 가치는 쪼그라들고 왜곡되었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 발의 개헌안이 무산된 2018년 6월 2일 시행된 여론조사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658955
(KBS, 여론조사/국민 80% “개헌 다시 추진해야”, 2018년 6월 2일, 장홍규 기자)
에선 응답자의 80%가 개헌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법을 국민이 국가와 맺는 가장 기본적인 계약이라고 한다면,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이 그 계약서를 고쳐보자는 의견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논의들이 섞여있다. 헌법 내 법적인 용어를 고치자는 의견부터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들을 더 존중하도록 의견, 사회경제적인 구조와 법적인 통치 구조를 바꾸자는 이야기까지 처음부터 다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1987년에 있었던 민주화를 향한 열망이 지금의 헌법을 만들었듯이, 헌법을 개정하는 일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뒷받침되어야 만들 수 있다. 사설 기관에서 시행하는 여론조사보다 민의를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할 필요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 정부는 2017년 신고리 5·6호기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건설 여부를 두고 공론화 위원회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국무총리훈령 제690호)을 만들어 정책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추첨된 시민들이 치열한 토론과 여론 수렴의 과정을 통해 당시 건설이 계획되었던 신고리 5·6호기는 건설하되, 추가적인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은 재고하라는 내용으로 의견을 조율하였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을 ‘공론화 위원회’와 같은 방식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황색 미디어에 가려진 유권자들의 토론을 오롯이 담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숙의민주주의를 실현할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공론화 위원회의 내용만으로 헌법 개정을 마무리할 순 없다. 현행 헌법 130조 1항에 의해 개정안을 국회나 정부가 발의하더라도 재적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당의 압승이라는 평이 많은 21대 국회라고 해도 여전히 야당이 개헌 저지선은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면, 그 의지를 함부로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새 시대를 향한 열망에 더 이상 ‘불발’로 응답하진 말아야 한다.

굿네이션스 청년 인턴 기자 김규명

(kgmng920@gmail.com)

*해당 칼럼은 재단법인 굿네이션스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재단법인 굿네이션스(GOOD NATIONS(이사장 심정우))는 대한민국에 국제본부를 둔 비영리 공공정책 재단법인으로, 지역, 국가 및 세계 차원에서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정책 수립 및 제도를 구축하고 이를 운용할 PUBLIC MIND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리더십 양성 플랫폼입니다. 국회보좌진양성과정, 청년정책아카데미, 입법전문가양성과정 등 다수의 민주 시민 교육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청년들의 정책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더퍼블릭 / 재단법인 굿네이션스 goodnations0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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