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2억 넘게 떨어졌다···8년만에 흔들린 강남, 이젠 수도권?

압구정 2억 넘게 떨어졌다···8년만에 흔들린 강남, 이젠 수도권?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0.05.03 12:1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규제 약발이 크게 먹힌 모양새다. 9억원 초과 고가 주택을 조준사격한 12‧16 대책 이후 내리막길이던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월간 기준, 8년 만의 최대다. ‘주택시장 풍향계’로 불리는 강남 아파트값이 급락하면서 서울 주택시장도 11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월 서울 아파트값은 0.17% 내려 작년 5월 이후 이어졌던 오름세가 멈췄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내림세를 주도했다. 전월 0.63% 하락해 2012년 11월 이후 내림 폭이 가장 크다. 한국감정원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월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했다. 강남구(-0.64%), 서초구(-0.63%), 송파구(-0.36%)의 하락 폭이 특히 눈에 띤다.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금년 들어 평균 1억3000만∼1억4000만원 떨어졌다. 동기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와 압구정동 신현대도 1억1500만∼2억7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반포자이, 아크로리버파크도 7500만∼1억5000만원 떨어졌다.

강남 아파트값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다방면으로 조이는 규제다. 강남 3구 아파트값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작년 6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자 정부가 작년 12‧16대책을 내놨다. 고가 아파트가 운집한 강남 3구가 규제의 중심이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9억원 초과 아파트 담보대출이 제한됐다. 9억원 이하는 40%, 9억원 초과는 20%로 감소했다. 15억 초과는 대출 금지다. 세금 부담도 확대됐다. 먼저 세율이 높아졌다. 일반 주택은 0.1~0.3%포인트(p), 3주택 이상‧조정대상 지역 2주택 이상은 0.2~0.8%p,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세 부담 상한은 200%에서 300%로 상승했다.

아울러 고가 아파트 공시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증가했다. 금년 9억원 미만은 공시가격 변동률이 1.96%지만, 9억원 이상은 21.12%다. 15억 초과는 26%를 넘는다.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대상이 확대‧강화되면서 집을 구매할 때 자금 출처도 상세히 밝혀야 하는 것도 압박으로 작용했다. 3월 13일부터 9억원 초과 주택(투기과열지구)을 살 때는 각 항목에 따른 증빙서류도 제출해야 한다. 강남에 집을 보유한 사람은 세금 부담에, 강남 집을 사려는 사람은 대출·증빙 부담이 확대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에 주택 거래가 크게 감소한 영향도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4월 대비 34% 수준이다. 특히 강남3구 거래량은 14%에 머문다.

강남발 아파트값 내림세는 ‘규제 풍선효과’를 누리던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전월 강동구(-0.01%)가 9개월 만에 하락했고 대다수 지역이 소폭 오르거나 보합세를 나타냈다. 위례신도시(-0.02%), 과천시(-0.05%)도 내림세로 전환했다.

작년 12.16대책 후폭풍과 코로나 여파로 강남 아파트 가격 하락 확대되고 있다.

근시일내 강남 집값이 한 단계 더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년 인상된 공시가격이 적용된 재산세 과세 기준일이 내달 1일이고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장기 보유 주택에 대한 한시적 양도세 중과 적용 배제 만료 기한이 내달 30일이기 때문이다.

절세를 위한 급매물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절세를 위한 증여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작년 2월에 비해 139% 증가한 1347건이다. 강남구가 전체 17%를 차지했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더퍼블릭 / 김다정 92ddang@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