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변수’ 만난 K방산…폴란드 정권교체로 계약 무산 여부 촉각

‘돌발 변수’ 만난 K방산…폴란드 정권교체로 계약 무산 여부 촉각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3.12.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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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자주포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K방산 큰손으로 부상한 폴란드가 최근 정권이 교체됨으로써, 국내 방산 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전 정부에서 지난 10월 총선 이후 체결한 계약들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66) 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신임 총리로 확정됐다.

앞서 같은 날 실시된 현 집권당이자 민족주의 우파 성향 법과정의당(PiS) 소속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현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가 부결된 데 이은 후속 절차다.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선언과 함께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투스크 총리는 PiS가 2015년 집권하기 직전인 2007∼2014년 총리를 역임했고 2014년부터 5년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맡았다.

8년 만에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하게 된 투스크는 지명 확정 후 연설에서 "우리는 함께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라며 "내일부터는 모두가 예외 없이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정부와는 다른 행보를 걷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정부 시절 추진된 각종 정책이나 핵심 사업을 번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폴란드가 새 정부가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면서 국내 방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체결된 한-폴란드 간 방산 계약이 자칫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폴란드와의 기본계약에 이어 1차 계약을 맺고 납품을 시작한 국내 방산업체 중 2차 계약을 맺지 않은 업체와 폴란드 총선 이후 2차 계약을 맺은 업체를 중심으로 이러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그해 8월에는 K-9 212문, 11월에 천무 218대를 수출하는 1차 계약을 맺었다.

이후 폴란드 총선 이후인 지난 4일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152문 등 총 26억 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2차 방산 장비 수출 계약까지 맺은 상태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한 뒤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남겨 두고 있다. 한국항공우주(KAI)의 경우에는 작년 경공격기 FA-50 48대 수출 계약을 한꺼번에 체결한 덕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방위사업청은 폴란드의 정권교체와 관련해 “외교 관계 등 종합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며 “관계부처와 업계가 지금 폴란드 상황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와의 계약 변경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상황이 지나치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도 보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로서는 하루빨리 군·무기체계 현대화를 이루는 것이 시급한 과제인데, 'K방산' 같은 대안이 없다는 분석이다. 즉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기존 계획을 쉽게 바꾸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방산업체 한 관계자는 “폴란드가 한국 방산 업체를 선택한 것은 군 현대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라며 “한국만큼 무기 납품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권이 바뀌었다고 순식간에 전면적으로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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