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왕실 자금 들여다보다 발각? 임종석 중동 특사 의혹

UAE 왕실 자금 들여다보다 발각? 임종석 중동 특사 의혹

  • 기자명 심정우
  • 입력 2017.12.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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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심정우 기자]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임종석 대통령 실장의 중동 특사 파견에 대해 ‘파병부대 격려’, ‘약화된 파트너십 강화’ 등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야권은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MB정부의 원전 수주와 관련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퍼뜨리는 문재인 정부를 그 나라 왕세자가 국교단절까지 거론하면서 격렬히 비난하자 이를 수습하고 무마하기 위해 임 실장이 달려갔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15일에는 임 실장의 중동 특사 급파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했다.


국회 운영위 소집 하루 전인 지난 18일에는 <조선일보>가 임 실장이 MB정부 시절 원전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의 불만을 무마하러 간 것이라 보도했다.


임 실장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면담하는 자리에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이 참석했는데, 칼둔 의장은 무함마드 왕세제의 최측근으로 우리나라가 수주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의 계약 체결 등에 관여한 총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칼둔 의장은 면담 자리에서 임 실장에게 “거액을 주고 바라카 원전 건설과 함께 완공 후 관리 및 운영권도 한국에 맡겼는데,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가 바라카 원전)건설과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임 실장은 “문제없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보도에 청와대는 “모 언론이 보도한 ‘임종석 실장, UAE 원전 사업 불만 무마키 위해 갔다, UAE 항의 위해 방한 추진’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임 실장과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접견 시 원전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원전 사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칼둔 의장은 아랍에미리트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이 아닌 아부다비 행정청 장관 자격으로 배석한 것”이라며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반박했다.


국정원 1차장 대동 의혹…靑 “파트너십 강화”


그러나 당초 청와대가 함구한 칼둔 의장에 이어 새롭고 특별한 인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임 실장과 아랍에미리트 왕세제의 면담 자리에 임 실장과 동행했던 서주석 국방부 차관·윤순구 외교부 차관보와 주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 외에 우리 측 배석 인사가 한 명 더 있었다는 것이었다.


18일자 <채널A> 단독보도에 따르면, 해외정보업무를 담당하는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이 면담 자리에 배석했다고 한다.


서동구 1차장은 지난 2008년 MB정부 시절 한국전력의 해외자원개발자문역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따라서 ‘원전 사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청와대의 해명에 의구심이 제기됐으나, 청와대는 “서 차장 대동은 전 정부 말기부터 약화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간 파트너십 강화 현안이 있고 그 중 정보교류도 있어 그 차원에서 동행한 것”이라며 서 차장의 동행은 원전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서 차장의 대동을 함구한데 대해 청와대는 “국정원 간부가 행보할 때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국정원 1차장은 해외업무 파트 담당자고 주요 인사의 해외순방 때 동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실장을 특사로 파견한데는 연말까지 해결해야 할 시급함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그 시급함에 대해선 여전히 함구했다.


청와대의 이러한 일련의 해명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초 해외 파병부대 격려차 특사로 파견했다는 청와대의 주장이 계속 바뀌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처음부터 임 실장의 중동 특사 급파에 대해 속 시원하게 밝혔으면 되는 것인데,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찔끔찔끔 해명하는 식이다 보니 야권의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장제원 “UAE 왕실 자금 들여다보다 발각”


지난 19일 소집된 국회 운영위에서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임 실장이 18일 오후부터 21일까지 3.5일 연차 휴가를 내는 바람에 임 실장이 불출석한 상황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세간에는 ‘문재인 정권이 정치보복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뒤꽁무니를 캐다가 심지어 아랍에미리트 왕실 자금까지 들여다보다 발각됐고, 아랍에미리트 왕실이 격노해 국교를 단절하겠다고 항의하니까 이를 무마하기 위해 문 대통령을 대신해 임 실장이 국정원 1차장을 대동하고 아랍에미리트 왕세제에게 고개 숙이고 사과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임 실장의 중동 특사 급파를 두고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거나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0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뭔가 뒤가 구린 것이 있기 때문에 위기를 공격으로 방어하겠다는 태도”라며 임 실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비난하면서도 “임 실장이 이번 (중동 특사)방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전반적으로 한 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그쪽 국가에서 비공개를 요청했던 부분이 있다면 왜 그것이 비공개인지, 그것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인지, 이런 것들을 얘기해서 정치적 공방으로부터 벗어나오는 것이 필요한 때”라며 “가는 그 순간부터 계속 의혹이 제기됐는데, 그렇다면 갔다 온 뒤 국민들한테 방문 보고를 속 시원하게 한 번 얘기를 해주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더퍼블릭 / 심정우 servant@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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