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맛에 수주 ‘다원시스 전동차’ 불량 논란 5년째…‘수주과정부터 의혹화수분’

싼 맛에 수주 ‘다원시스 전동차’ 불량 논란 5년째…‘수주과정부터 의혹화수분’

  • 기자명 김은배
  • 입력 2020.03.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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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했던 우려마다 현실화…5년 넘어 현재진행형

 

 

▲다원시스 홈페이지 캡처.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다원시스의 ‘한 번 샌 바가지’가 계속 새고 있다. 다원시스는 지난 2015년 서울교통공사(당시 서울메트로) 간부와의 유착을 통해 업계 1위 현대로템을 제치고 2096억 규모의 노후 전동차 교체사업을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은 업체인데, 이와 관련한 제품 문제가 2020년에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초 다원시스는 ‘전동차 한번 만들어 본 적 없는 기업’, ‘부정당업체 지정 기업’으로 확인되며, 업계 1위 현대로템의 수주대결 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업체다. 문제는 서울교통공사가 규제를 완화해 입찰기준 미달업체였던 이들의 입찰 참여 길을 터주고, ‘가격만 보겠다’는 입장을 들고 나오면서 사실상 완성도로 평가받던 현대로템을 제칠 기회를 만들어준 셈이 됐고. 당시 업계 안팎의 질타는 물론 ▲경찰 압수수색 ▲감사원 해임권고 등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아울러 다원시스는 당시 현대로템을 ‘이기기 위한 가격’을 제시한 만큼, 과도한 저가수주로 제품완성도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을 받았는데, 실제로 무수한 제품결함 논란을 양산하면서 기정사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박선순 다원시스 대표이사 (홈페이지 캡처)

차륜 박피 308개…전면 교체 결정
자격 안 되는데 유착비리로 수주?


교통공사가 최근 들여온 지하철 2호선 전동차도 다원시스의 ‘현재진행형 논란’에 예외가 될 순 없었던 모양이다. 해당 제품에서 차륜(바퀴)이 벗겨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 이같은 바퀴 박피 문제는 단발성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3개월 간 3차례에 걸쳐 발생했지만, 교통공사는 초기엔 단품 불량으로 인지하고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상당시일이 지나고 나서야, 이같은 문제를 인정하고 동시기에 제작된 바퀴 308개에 대한 전면 교체 결정을 내렸다.

이같은 불량 전동차를 제작·납품한 다원시스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전동차 200량을 교통공사에 차례로 납품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0량을 20개로 편성해 운행을 시작했다. 이 중 3개 편성에서 박피가 발생한 것으로, 이번에 교체하는 차륜 308개는 20개 편성 중 10개 편성에 장착돼 있다.

수주부터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원시스는 2015년 해당사업 수주 당시부터 자격미달 논란에 시달렸고 수주 성공 배경에는 서울교통공사(당시 서울메트로)와의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과 감사원의 해임권고 등을 받기도 한 업체다.

이와 관련, 현재의 다원시스는 2016년 10월 로윈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로 당시 수주에는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2호선 노후 전동차 교체 200량 구매 입찰 공고를 내고 2015년 3월 20일 사업자를 선정했다. 업계에선 당시 전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현대로템의 압승을 예상했으나, ‘가격만 보겠다’는 서울메트로의 밀어주기 논란 속에 ‘다원시스-로윈’ 컨소시엄이 현대로템보다 상당히 낮은 2096억원을 제시해 수주를 따냈다. ‘저가 수주에 따른 불량’ 논란의 시작이다. 당시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당시 발주가 대비 435억 원을 절감한 것으로. 1량당 2억원 가량의 가격차가 난 셈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나 내부 관계자들은 차륜의 성분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상식을 뛰어넘는 가격제시 이면에는 원가절감을 위한 모종의 전략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문제가 된 차륜은 다원시스가 중국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생산을 의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3개월간 3차례 박피’ 사건에 대해 상당히 이례적이란 견해를 내놓는다. 아울러 차륜 박피의 경우 강도가 약해서 발생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유발한다. 차륜이 차체 하중을 견디지 못했을 때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국제 표준 승인을 받았더라도 좀 더 낮은 단가의 재료를 구하기 위해 주문제작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전반의 인식이다.

▲다원시스 홈페이지 캡처

‘입찰자격 미달’ 다윈시스, 입찰 어떻게?

다원시스와 로윈은 서울메트로의 기준에 비췄을 때 입찰 자격 미달 업체였다. 교통공사는 입찰 공고 1차 사전규격 공개에서 공동계약방식 때 ‘계약목적물과 동등 이상의 물품이나 유사물품을 제작·납품한 실적이 있는 업체와 객차 제작 실적이 있는 업체가 공동계약방식으로 입찰한 경우’로 자격 제한을 걸어뒀었다.

당시 다원시스의 경우 전동차를 제작·납품한 적이 없었으므로 자격미달이었다. 이에 교통공사는 2차 사전규격에서 부품납품업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했다.

또, 로윈은 당시 계약성실불이행 사유로 교통공사의 부정당업체 지정 상태였다. 아울러, 2014년 5월 당기순손실 54억여원, 부채 275억여원으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로윈은 연말 법원의 인가를 받아 입찰 참가 자격은 얻었지만 사실상 단독 입찰이 불가능했다. 결국 입찰 참가 자격 미달 기업 두 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를 따낸 것이다.


경찰 압수수색, 감사원은 해임권고

기묘한 수주라는 논란은 지속됐고 경찰은 2016년 11월 다원시스를 압수수색했다. 2017년 4월에는 전 서울메트로 사장직무대행과 전 서울메트로 차량처장, 다원시스 대표이사와 임원진 등을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했다.

아울러 이를 감사했던 감사원은 2017년 7월 계약 과정 부당성이 인정되고 서울메트로 간부들의 특혜 제공 혐의가 포착됐다며 서울메트로 사장에게 이들의 해임을 권고하기도 했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다원시스와의 합병 전 로윈이 제작 납품한 7호선 전동차 48량의 고장률은 여타 5~8호선 전동차 1560량과 비교해 볼 때 2013년 20배, 2014년 14배, 2015년 10배에 달하는 등 고장이 잦아 안전관리 측면에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서울도시철도는 로윈이 납품한 7호선 전동차 운행률을 여타 전동차와 대조해보고 71.9% 수준으로 하향해서 운행하기도 했다.

▲전동차 연결기 불량 사진.
무수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결국 검찰은 2018년 6월 다원시스를 무혐의 불기소 처리했다. 그러나 다원시스가 납품한 2호선 전동차에서 차체 결함 발견 또는 잔고장이 발생이 잦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 돼오고 있다.

2018년 12월엔 차량 연결기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연결기는 고장 난 차량을 견인하기 위한 장치로 전동차 편성의 맨 앞과 맨 뒤에 설치된다. 유사시 차량 견인과 전동차 운행 재개에 꼭 필요한 장치다. 신형 전동차 연결기는 급격한 곡선 구간(최소 곡선반경)에서 제대로 체결이 되지 않는 결함을 갖고 있었다.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rladmsqo0522@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은배 rladmsqo052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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