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부친도 친일파? 文 “사자 명예훼손 고발”…하태경 “文 부친 일제 때 공무원”

문재인 부친도 친일파? 文 “사자 명예훼손 고발”…하태경 “文 부친 일제 때 공무원”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3.09.0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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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7일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친일파가 아니냐’고 주장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로 한데 대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7일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일제시대 때 시청 공무원을 한건 확실한데 무슨 근거로 박민식 장관을 고발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논리를 적용하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가 된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박민식 “文 전 대통령 부친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장군은 친일파인가”

앞서 박민식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3~4번 백선엽 장군은 친일이 아니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광복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백 장군이 일제 치하의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해방되면서 영어 군사학교에 들어온 이후 한국전쟁과 국군 발전에 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머진 국민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 게 옳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6일 정무위 회의에서 “지난 정무위 회의 때 제가 백선엽의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언급을 했더니 장관께서 ‘광복회장이 백선엽은 친일이 아니라고 했다’고 말씀했는데, 이종찬 광복회장이 ‘박 장관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말씀해 달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민식 장관은 “이종찬 회장 개인 성명서가 아니라 광복회의 성명서”라며 “광복회장 발언이 공적으로 한 것과 사적으로 한 것이 다르기 때문에 사적으로 들은 이야기를 제가 재차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이어 “만약 이 회장의 명예훼손에 관한 문제가 야기된다면 이 회장이 적절하게 조치를 하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1949년 반민특위가 만들어졌을 때 친일반민족행위 5600명 정도를 규정했는데 그 당시에 백선엽이란 인물이 없었다”고 했다.

나아가 “백선엽이 스물 몇 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나이가 똑같다. 1920년생. 그 당시 (문 전 대통령 부친은)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는데, 그건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민주군관학교는 소위 친일파인가”라며 “어떤 근거로 한쪽은 친일파가 되어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되어야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문 전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 씨는 1920년 함경도 흥남시에서 태어난 후 흥남시청 농업과장으로 근무하다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흥남철수작전 때 남한으로 피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선엽 장군은 1920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출생해 일제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군문에 들어온 뒤 6·25전쟁 때 1사단장, 육군참모총장, 휴전회담 한국 대표, 주중한국대사,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윤건영 “해방 이후의 일, 사자 명예훼손으로 고발”…하태경 “백선엽 장군과 文 전 대통령 부친은 일제 때 자발적 공무원,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다 친일”

‘백선엽 장군이 친일이라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일제강점기 때 관직을 했으니까, 그것도 친일이냐’는 취지로 민주당에 되물은 박민식 장관의 발언에,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정상활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박 장관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윤건영 의원은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이후의 일이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에도 상세히 나오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 없다. 그 점에서 박 장관 발언은 대단히 악의적”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하태경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일제시대인 1940년 보통문관시험(현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는데, 이는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해방 전 일제시대에도 관리(공무원)를 하셨다는 걸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이어 “공무원 직급체계는 일제시대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해방 후 함흥시청 계장(현 5급 공무원에 해당)을 했다면 일제시대에는 서기보나 서기, 주사를 지냈다는 걸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분명한 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일제시대에 보통문관시험을 보고 공무원이 됐다는 사실”이라며 “그럼 직급을 서기나 주사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아니고 계장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일제시대 때 부친이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은 것인가?”라고 따졌다.

하 의원은 “일제시대 보통문관시험은 경찰이나 관리, 즉 공무원이 되기 위해 치렀던 시험으로, 192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인 합격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1930년대 들어서면서 조선 청년들이 많이 합격하면서 똑똑하고 능력 있는 조선 청년들의 입신출세의 관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분과 가난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치고 싶은 많은 조선의 청년들이 일제 치하이긴 하지만 그 선택지로 공무원이 되고자 했다”며 “문 전 대통령 부친도 그 중의 한 분이고, 백선엽 장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하 의원은 “그런데 민주당은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구국영웅에 대해 친일파 딱지를 덮어씌우고 있는데,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배치 받은 1943년 이 지역에는 이미 독립군이 있지도 않았다”면서 “당연히 백 장군이 독립군과 전투를 벌이거나 죽였다는 기록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논리를 적용하면 백 장군이나 문 전 대통령이나 다 자발적으로 공무원이 됐기 때문에 친일파가 된다. 이 얼마나 황당한가”라며 “일제시대에 관리를 지냈다는 것이 죄는 아니다. 박민식 장관도 그 점을 말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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