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새 3건’ 화력 여전한 BMW, 전기차 출시 앞두고 또다시 화재…한상윤 대표 리더십 시험대 오르나

‘한 달새 3건’ 화력 여전한 BMW, 전기차 출시 앞두고 또다시 화재…한상윤 대표 리더십 시험대 오르나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11.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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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시작된 차량 화재로 수 년간 곤혹을 치른 BMW의 차량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화재사고피해 차주는 소방서 현장 조사에서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음에도, 제조사 측에선 별다른 조치를 해주지 않아 해결 방법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6년부터 발생한 화재 피해 차주들이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재조명됐다. 당시 화재사고피해자들은 BMW가 재판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재판을 지체시키고 있어 현재까지 1심 판결 선고조차 나지 않고 있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과거 연이은 차량 화재사고로 인해 국내 판매량이 감소한 BMW는 수년 전 메르세데스-벤츠에 1위 자리를 뺏긴 후 지난달 판매량 1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또다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날 상황에 놓였다.

이에 <본지>는 최근 BMW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와 과거 피해 보상 소송, 운영 행태 등 BMW코리아가 직시해야 사안들에 대해 짚어봤다.

▲경남 창원시 한 아파트에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BWM 520d 차량


여전한 화(火)력’ 한 달 사이 3대 전소한 BMW 차량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지난 9월 경남 창원시 소재의 한 아파트에서 주차돼 있던 BMW 520d 모델에서 갑작스레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피해자 A씨는 즉시 마산 봉암동 소재 BMW코리아 공식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시켰고, 25일 동성모터스 BMW 부산지사 본부장과 함께 현장을 확인했다.

당시 BMW 측은 다음 주 월요일(9월 27일) 피해보상과 조치 결과에 대해 설명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장 확인 후 보름이 지나도록 연락 한 통 없었다고 한다.

A씨는 “가만히 주차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폐차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심지어 소방서 현장 조사에서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제조사 측은 불구경하듯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고, 피해자인 차주만 해결 방법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월요신문> 측이 입수한 내용에 따르면, 소방서 측은 ‘본네트 수열흔적으로 보아 차량의 전자제어장치(ECU)와 엔진으로 통하는 전선이 위치한 부분에 발화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소방서 측은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할 확률이 우세하고, ECU의 이상 또는 전선의 절연열화에 의한 미확인 단락 화재로 추정된다고 했다.

현재 A씨는 해당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조사 의뢰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BMW코리아 관계자는 “국과수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화재 원인에 대해 누구도 단언하기 어렵다”며 “소방서도 사고 현장을 보고 판단하는 수준이고 기술적인 부분은 알지 못한다. 국과수에서 나온 조사 결과에 따라 고객과 소통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당 차량은 9차례 사고가 있었고, 주행거리도 20만km가 넘었다”며 “해당 데이터만 봐도 컨디션이 좋은 차량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BMW의 화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대구의 한 공터에 주차된 BMW X5 차량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불은 차량 조수석 하부를 태우는 등 총 193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행 중 다행은 주차된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라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점이다.
 

▲경북 경주시에서 전소된 BMW X5 차량

이틀 뒤인 15일 낮 12시 45분경 경북 경주시 천군동 한 도로에서 BMW 승용차가 전소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당시 경주소방에서 따르면, 불국사에서 보문관광단지로 진입하는 삼거리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기 위해 정차한 BMW 차량에서 불이 났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 차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확인한 운전자가 미리 내리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화재사건에 대한 BMW 측의 입장이나 해명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BMW가 현재까지 명확한 화재원인에 대해서 밝혀내지 못하면서 장기간 운행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체적으로 고객 탓을 한다”면서 “이는 ‘BMW 차량은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8월 20일 오전 경기도 용신시 고가도로 방음터널에서 주행 중이던 BMW 승용차에서 난 화재가 방음벽으로 옮겨 붙음(사진제공=연합뉴스)

피해자들 속 타는데…화재사건, 4년째 1심 판결도 무소식

문제는 화재 피해 차주들이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은 BMW가 재판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재판을 지체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8년부터 연이은 차량 화재로 국토교통부로부터 형사 고발과 함께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 받은 BMW가 화재피해자들과 여전히 법정에서 다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소비자 3000여 명은 BMW 측에 손해배상청구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현재까지 1심 판결조차 나지 않으면서 수년째 재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결함 은폐 등 손해배상을 해야 되는 이유가 명확한 데도 BMW가 계속해서 배상 이유를 물어 재판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에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서를 법원에 제출하자 비공개를 요구하는 등 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막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주장에 대해 BMW코리아 측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BMW는 지난 2015년 10월 BMW 독일 본사에서 EGR쿨러 균열문제 해결을 위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설계변경 등 화재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BMW 내부보고서에 EGR쿨러 균열, 흡기다기관 천공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사실도 파악했다.

당시 BMW가 동일 엔진, 동일 EGR을 사용한 일부 차량에 대해 리콜하지 않다가 조사단이 해명을 요구한 후에야 뒤늦게 추가 리콜한 것도 이미 EGR결함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 판단했다.

당시 조사단은 “2018년 4월 BMW가 실시한 환경부 리콜은 현재 진행 중인 국토부 리콜과 그 원인 및 방법이 완전히 동일한데 적어도 그 시점에는 국토부 리콜이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콜이 실시되기 이전인 2018년 상반기 제출 의무가 있었던 EGR결함 및 흡기다기관 천공 관련 기술분석자료를 최대 153일 지연해 리콜 이후인 같은 해 9월에야 정부에 제출하는 등 결함을 은폐하려고 했던 정황도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즉, BMW 측이 판매했던 차량이 화재에 취약한 결함이 있었고 해당 결함에 대해 조직적으로 은폐를 시도하면서 늑장대응을 했다는 것.

BMW 화재 집단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해온은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BMW 화재 소송이 시작된 지 4년 째 됐지만 선고가 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청문회에서 사과와 함께 보상을 약속한 BMW 측이 재판 과정에서 시간 지연 등의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아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써야 출고 빨라”…‘반도체 수급난’ 이용해 소비자 차별까지

BMW코리아의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올 초부터 시작된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이용해 BMW코리아가 자사의 파이낸셜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 한해 출고 일정을 앞당겨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자 ‘시사저널e’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BMW파이낸셜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재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출고 관련 우선순위를 배정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 차량의 경우 국내 판매량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국내에서 여전히 인기가 많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겹치면서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대기해야 차량을 출고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BMW 차량을 구매하려던 한 고객은 “구매 상담 중 딜러로부터 파이낸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출고가 늦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출고를 빨리 받아보려면 파이낸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해당 BMW코리아 딜러는 “본사(딜러 영업점)에서 내려온 지침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BMW 코리아 본사 측은 “차량 출고의 경우 딜러사 재량이며 본사에선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BMW 딜러사 측의 파이낸셜 서비스 유도를 본사에서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입차의 경우 가격 할인 정책이나 출고 정책 등을 본사에서 정하지 않고 딜러사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파이낸셜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딜러들에게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본사에서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본사는 BMW5시리즈 등 인기 모델 물량 배정을 두고 딜러사 간 경쟁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본사 지침 방향대로 딜러사들은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BMW가 파이낸셜 서비스를 유도하는 것은 본사의 수익 상승과도 연관이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BMW파이낸셜 신차 최고금리는 10.38%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폭스바겐(8.46%), 벤츠(7.85), 토요타(5.65%)보다 월등히 높다.

그만큼 BMW가 파이낸셜서비스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크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매출액은 7487억원으로 전년대비 6.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976억원으로 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BMW코리아의 매출은 3조9640억원, 영업이익은 596억원이다. 차량을 판매하는 BMW코리아보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딜러사 측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빌미로 선출고 조건 등을 내걸면서 파이낸셜 서비스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 소비자 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화재·리콜’ 등 불명예 딛고 일어난 한상윤 대표의 BMW...1위 지킬 수 있을까


이처럼 화재·와 리콜 등 각종 불명예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던 BMW가 최근 국내 수입 자동차시장의 강자 메르세데스-벤츠를 꺾고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 1위를 탈환했다.

최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1만8764대로, 전원(2만406대) 대비 8%, 전년동기 대비 22.6% 감소했다.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하던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달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에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BMW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총 4824대를 판매해 지난해 8월 이후 1년 2개월만에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량 1위를 탈환했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는 3623대를 판매하며 2위로 밀려났다. 양사 모두 전월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전월 대비 41%가량 판매량이 줄었으나 BMW는 2.4% 감소에 그쳤다.

BMW가 이 같은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이전부터 유연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처가 가능한 이유는 자동차 업계에서 25년의 경험을 쌓아와 베테랑으로 불리는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이사가 본사와 협력해 반도체 수급난 이전부터 대응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한국에서 세일즈, 마케팅, 미니(MINI) 총괄을 거치면서 지난 2016년에는 BMW 말레이시아 대표이사도 역임하는 등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요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그가 대표로 취임해 지금까지 행보를 이어오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 대표의 취임 시기가 지난 2016년에 첫 차량 화재사고가 발생한 이후 2017년 배기가스 시험성적서 조작 논란, 2018년 다시 차량 화재사고가 이어지고 있던 터라 소비자들의 신뢰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 2016년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에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뒤 줄곧 2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하지만 화재 이후 적극적인 리콜조치와 고객 맞춤형 마케팅 강화 등의 노력에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점차 회복세를 띄며 반등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실제로 BMW 코리아는 지난 2017년 5만9624대에서 2018년 5만524대, 2019년 4만4191대까지 감소했다가 2020년에 5만8393대까지 증가하면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었다.

여기에 BMW가 최근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준비한 신규 모델 ‘ix’를 공개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다시 발생한 차량 화재사고와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논란 등이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면서 과거 판매량이 급감했던 상황이 다시 한 번 찾아올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즉, 또다시 발생하는 차량 화재와 과거의 논란들을 털어내지 못한다면, 소비자들로부터 다시금 외면당할 수 있다는 것.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BMW가 화재 사건 이후 급감한 판매량을 회복하면서 최근 벤츠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탈환했는데, 또다시 화재사건이 발생한다면 신차 판매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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