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 1조 넘는데...정부,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은 ‘동결’

한전 적자 1조 넘는데...정부,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은 ‘동결’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12.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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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정부는 한전에 내년 1분기(1~3월) 전기요금을 동결하라고 통보했다. 국제 연료 가격은 급격히 상승했으나 코로나19의 장기화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국민생활 안정에 더 비중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국전력의 대규모 영업적자가 이어져 이에 대한 우려는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과 같은 공공요금의 변경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4조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과의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에 한전은 오늘(20일) 기재부로부터 전기요금 동결을 통보받고 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을 확정했다. 앞서 기재부는 전기와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전기요금을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월에는 3.2% 오른 데 이어 11월에는 3.7% 올랐다.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2%보다 두 배 가까운 수치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요동치는 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전은 올해부터 국제 유가와 LNG(액화천연가스)·석탄 수입가격의 등락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3개월 주기로 재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은 연료비 하락 추세를 반영해 1kWh(킬로와트시)당 3원이 인하됐다. 이후 2·3분기에는 이를 동결했고 4분기에는 국제 유가상승에 따라 1kWh당 3원을 인상했다. 올 1분기 인하분을 인상한 셈으로 추가 인상분은 없었다.

이 과정에서 전기생산의 원가는 크게 올랐다.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해 11월 배럴당 46.55달러에서 1년 사이 70.97달러로 52.5%가 올랐고 석탄도 250%, LNG는 700% 넘게 올랐다.

그러나 한전은 올해 전기요금을 결과적으로는 인상하지 못해 적자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전기요금이 동결로 결정되면서 적자는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전의 누계 영업적자는 1조1298억원을 기록했다.

한전 측은 “분기별 조정폭을 적용해 3.0원/kWh로 지난 16일 정부에 제출했으나 정부 유보로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 단가는 0원/kWh로 확정됐다”고 전했다.

정부의 제동으로 한전은 원가 부담과 동시에 ‘연료비 연동제’ 무용론 비판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종갑 전 한전 사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공요금, 수수료 통제로 물가를 잡겠다는 개발연대식 정부개입을 그만 둘 때”라며 “정부는 요금인상을 통제하며 부담을 줄여준다고 생색을 내지만 ‘나중에 차입 원리금까지 포함해 더 많이 부담하게 된다’는 점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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