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도체 드라이브, '일 열심히 하는 정부'생산…한덕수 ‘제도개선’‧권성동 ‘의원특강’ 화답

尹 반도체 드라이브, '일 열심히 하는 정부'생산…한덕수 ‘제도개선’‧권성동 ‘의원특강’ 화답

  • 기자명 최얼
  • 입력 2022.06.0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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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국무회의에서 나타난 윤석열 대통령의 ‘호통리더쉽’이 일 잘하는 정부는 몰라도, ‘열심히 일하는 정부’는 확실히 생산하는 양상이다. 

윤 대통령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각부 장관들에게 목소리를 높인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오히려 당‧정(집권여당 과 정부)은 윤 대통령의 의중에 맞춰 반도체 산업 촉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당‧정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한덕수 총리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반도체 산업증진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돋보인다.

한 총리는 반도체 산업 증진을 위해 제도개선과 더불어 산업규제 완화를 시사했고, 국민의힘 측에서는 자당 국회의원들의 ‘반도체 강의 청취’와 ‘반도체산업지원특별위원회’구성이 언급됐다.

尹, 국무회의서 반도체산업 인재육성 강조…교육부 차관엔 ‘호통’


▲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9일 경남 창원대학교에서 열린 '제2차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에게 "모두 첨단산업 생태계가 반도체 중심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며 "과외 선생을 붙여서라도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선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고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며 “교육부뿐만이 아니라 전 부처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회의에 참여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인력 양성이)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때문에 힘들다”고 어려움을 표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크게 화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교육부에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할 수 있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며 "그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교육부가 개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호통 소식이 알려지자, 여러 곳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타났다. 이는 장관들을 대하는 윤 대통령의 행동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당‧정은 오히려 윤 대통령의 의중을 반박하기는커녕, 문제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중을 나타냈다.

尹 기조 맞춘 한덕수, 반도체산업 촉진위해 ‘동분서주’


▲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를 방문해 장상윤 차관, 정상은 인재양성정책과장 등과 환담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먼저 정부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본인이 주재한 제1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첨단산업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기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장상윤 교육부 차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에 우리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최대한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한 총리는 “첨단산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가 수도권의 대학도 지방의 대학과 비슷한 숫자로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인재 양성에 대한 확고하고 구체적이고 계속 유지가 되는 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산업 인재양성에 힘쓰라는 윤 대통령의 주문을 제도개편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발표한 셈이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무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반도체 업계를 방문해,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를 방문해 반도체 업계의 투자 애로사항과 규제개선 관련 현장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김남철 네패스 사장, 여문원 미코세라믹스 대표이사 등 반도체업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정부측에서는 장영진 산업부 1차관과 유제철 환경부 차관, 이원재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한 총리와 함께 동행했다.

간담회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복합규제에 대한 개선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기업 대표들은 반도체 생산설비 신·증설 관련 규제 완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여러 규제의 개선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간담회가 윤 당선인의 국무회의 이후에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앞으로도 한 총리의 산업현장 방문은 빈번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尹 반도체 호통에…권성동, 의원 대상 '특강'으로 화답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윤 대통령 호통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도 반도체 문제해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반도체 특강 및 현안논의' 관련 의원총회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공지에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반도체 특강을 진행한다고 적시됐고, 오는 14일 오후 2시 국회 본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개최된다고 기재됐다.

심지어 국민의힘은 ‘반도체산업지원특별위원회’도 결성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의장은 이날 개최된 최고위 회의에서 “그간 민간의 노력으로 이룩한 반도체 분야의 성과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의힘이 앞장서 기반을 닦고, 지속성장의 마중물을 만들어 내겠다”며, 특별위원회 설치 취지를 설명했다.그는 또 “윤석열 정부의 미래 패러다임 구축에 뜻을 같이하며 반도체 등 미래먹거리 첨단산업 지원책 마련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에 따르면, ‘반도체산업지원특별위원회’는 구체적으로 ▶안정적인 용수와 전력 공급 대책 ▶미세먼지 저감 시설 등 각종 환경설비 지원 제도화 ▶반도체 시설과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 제공 ▶반도체 산업을 가로막는 규제 철폐를 통해 반도체 공장입지 조건을 개선 ▶반도체 산업의 인력난 해소 및 인력 양성 방안 모색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요약하자면, 정부와 집권여당이 국무회의에서 언성을 높인 윤 대통령 발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물론 윤 대통령의 강한 요구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하지만, 당‧정이 대통령의 뜻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 본다면, 이번 윤 대통령의 ‘호통’이 당‧정 구성원들에 확실한 동기부여로 작용한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더퍼블릭 / 최얼 chldjf123@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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