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순매도 ‘행진’ 속도↓...수혜자는 국내 대형주

국민연금, 순매도 ‘행진’ 속도↓...수혜자는 국내 대형주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04.12 17:5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국주식투자연합회 관계자들이 9일 오후 제4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린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 회의장 앞에서 국민연금 국내주식 과매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기자] 국민연금기금의 국내 주식비용 허용한도가 1%포인트 늘어나면서 국내 대형주의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기금이 순매도 상위에 들였던 국내 대형주들의 매도를 줄이면 박스권에 갇혔던 삼성전자, LG화학 등 대형주들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연기금이 올해 안에 매도해야할 국내주식 금액은 종전의 19조1775억원에서 8조5528억원 가량 줄어든 10조 6247억원이다. 국민연금의 올해 매도 목표에 여유가 생기면서 일평균 매도금액도 크게 둔화할 것으로 관측되는 지점이다.

지난 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기존 ±2%p에서 ±3%p로 ±1%p 확대하기로 리밸런싱(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 조정사항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최대 19.8%까지 국내주식 보유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1월말 기준으로 국민연금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규모는 총 179조9690억원으로 전체 자산(855조2740억원)의 21%를 차지한다. 기존 허용한도인 18.8%를 적용하면 연말까지 19조1775억원, 즉 매월 1조7434억원씩 20거래일로 볼 때 하루 평균 872억원씩 매도해야 목표 비중을 맞출 수 있다.

그런데 목표비중 허용한도를 최대 19.8%로 확대하면 연말까지 국내주식 보유금액은 169조3443억원으로 늘어나고 10조6247억원만 추가 매도하면 된다. 산술적으로는 매월 9659억원, 하루평균 483억원씩만 순매도하면 목표비중을 맞출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51일간 순매도 행진 당시 연기금은 하루 평균 2843억원을 순매도한 것에 비하면 연기금의 하루 순매도금액은 당시보다 83%가 감소하는 셈이다.

여기에 이미 4월초까지 3조원 가량을 추가매도한 현 상황을 반영하면 연말까지 추가 매도금액은 5조7000억원 정도에 그친다. 이에 시장 상황과 종목에 따라 ‘순매수’할 수도 있게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매도량을 이처럼 대폭 줄이게 되면 수혜주는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국내 대형주’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연기금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지난 9일까지 연기금은 삼성전자 주식을 총 5조7610억원가량 내다 팔았다. 삼성전자가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주당 9만6000원에 거래된 이후 2월부터 4월까지 8만원대 박스권에 갇힌 모양이었는데 이 기간에 연기금의 강한 매도세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LG화학 1조1530억원, SK하이닉스 1095억원, 네이버 878억원, 현대차 819억원 등으로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이 연기금의 순매도 상위에 들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순매도 규모가 대폭 감소할 경우 대형주 매도세가 크게 완화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연금의 운용원칙을 여론의 압박에 밀려 변경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앞으로도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되는 대원칙”이라면서도 “하지만 처음에 국내 주식 비중을 지나치게 적게 잡았던 2011년 이후 10년간 한 번도 조정이 없었다는 점에서 변화를 수용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