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한 데 이어 은행들이 예·적금리를 올리자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렸다. 최근 3영업일 사이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조7608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지난달 24일 653조1354억원에서 29일 655조8962억원으로 3영업일 만에 2조7608억원 늘어났다.
은행으로 시중의 유동자금이 몰린 것인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추가 인상한 직후 은행들이 예·적금리 등 수신상품의 금리를 최대 0.4%p 인상한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 금리도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가장 먼저 수신금리를 올린 은행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으로 기준금리가 오른 다음날인 26일 바로 예·적금금리 인상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적립식예금 5종에 대해 금리를 인상했고 이에 따라 적금 최고금리는 연 2.7%까지 올랐다. 우리은행도 19개 정기예금과 28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올려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1.45%로, 주거래 적금의 최고금리는 연 2.80%으로 인상됐다.
이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수신상품 금리 인상에 합류했다. 두 은행은 지난 29일부터 정기예금과 적립식 예금 36종의 금리를 최대 0.4%p 올렸다. 농협은행은 전날부터 예·적금 기본금리를 0.25~0.4%p 인상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공포 또한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증가로 유동자금이 은행으로 몰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는 올해 처음으로 2900선 아래로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도 1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자산시장으로 흘러갔던 자금들이 은행 수신상품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자산시장의 유동자금이 은행예금으로 이동하는 ‘역(逆)머니무브’의 본격적 시작은 아직이라는 평가도 높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7개 상품금리의 우대금리를 모두 모아도 연 2%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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