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호황에도 ‘주린이’는 마이너스…“단타 거래, 몰빵 투자 탓”

주식호황에도 ‘주린이’는 마이너스…“단타 거래, 몰빵 투자 탓”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04.1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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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자본시장연구원

[더퍼블릭 = 이현정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급락을 계기로 주식시장에 입문한 신규투자자의 62%, 전체 개인투자자의 46%가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제대로 된 공부 없이 ‘복권’처럼 한탕을 노린 결과로 보인다.

13일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증가.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 의하면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신규 투자자의 62%가 손실을 봤다. 이 기간 신규로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6만446명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연구원은 “조사 기간의 기존 개인투자자의 누적 수익률은 18.8%, 신규 투자자는 5.9%로 약 3배 정도 차이가 난다”면서 “거래세와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빼면 실제 수익률은 –1.2%로 손실을 본 것이다”고 전했다. 코스피가 3000을 넘는 주식시장 호황 속에서도 손실을 봤다.

연령대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손실을 봤다. 20대 남성 수익률이 3.81%로 가장 낮고 30대 여성은 25.9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투자 규모로는 1억 원 이상만 수익을 냈고 1000만원이하 소액투자자의 손실률이 가장 컸다.

기존 투자자의 경우 거래비용을 빼고도 15%의 수익률을 보였는데 대형주를 순매수하며 전 연령대에서 10%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하지만 기존 투자자의 39%도 손실을 보면서 전체 개인투자자의 46%가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신규 투자자는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해 3월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한 10월에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신규 투자자들은 기존 투자자에 비해 연령층이 낮고 여성의 비중이 높았으며 1000만원 이하 소액투자가 77%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28%)가 가장 많았고 30대(26%), 40대(23%), 50대(16%), 60대 이상(6%) 차례였다.

반면 기존 투자자 중에는 40대가 31%로 가장 많았고 50대는 24%, 60대 이상은 14%를 차지했다. 20대 이하는 8%에 불과했고 30대는 23%, 남성은 65%의 비중을 나타냈다. 금액별로는 1000만원 이하가 47%, 300만원 이하는 24%, 1억원 이하와 이상은 각각 20%와 10%였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 연구원은 “신규 투자자의 손실은 거래회전율과 상당히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세미나에 따르면 기존 개인투자자들의 일간 거래회전율(거래량/총 주식수)은 6.5%, 신규 투자자는 두 배에 가까운 12.2%를 나타냈다. 이는 자신이 투자한 금액이 한번 회전하는데 기존 개인투자자가 평균 15.4거래일, 신규 투자자는 8.2거래일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개인투자자의 당일 매수한 주식을 당일에 매도한 거래인 일중 거래 비중은 55%로 매우 높았다. 중소형주 투자자와 20대, 남성, 소액투자자일수록 거래회전율과 당일 매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종목 이하를 보유하는 투자자의 비중도 신규 투자자가 73%로 전체 투자자 평균(59%)보다 높았다. 이는 신규 투자자가 종목 분산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다만 고령자나 여성, 고액투자자의 경우 보유 종목 수는 증가했다.

김민기 연구위원은 “신규투자자와 소액투자자의 저조한 성과는 잦은 거래와 연관돼 있다”며 “이는 투자자 스스로의 능력이 우월하다는 과잉확신, 주식투자를 복권과 같은 대박의 기회로 인식하는 성향 때문”이라면서 “포트폴리오 내 대형주의 비중이 높고 IT나 의료 등 대표 업종 비중이 높을수록 성과가 높다. 반대로 거래 빈도가 많을수록 성과는 적어지는데 이러한 결과는 신규, 20대, 소액 투자자의 저조한 성과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연구원은 “단기간에 거래량이 집중되는 단기군집거래(herding) 행태가 유의미하게 관측됐지만 이는 오히려 하락(상승)한 종목에 매수(매도) 군집거래가 집중되는 행태를 보이며 주식수익률과는 마이너스상관관계”라고 지적했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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