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림‧KCC ‘기업 쪼개기’ 놓고 엇갈리는 전망?

LG화학‧대림‧KCC ‘기업 쪼개기’ 놓고 엇갈리는 전망?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10.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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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최근 회사 분할을 통해서 활로를 찾는 기업들이 있다. 지난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된 기업 가운데 사업 분할 관련 공시를 한 곳은 24곳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가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바로 LG화학이다. LG화학은 급성장하는 배터리 사업을 분리한 뒤 상장(IPO)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선택하면서 주주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인적분할의 경우 기존 주주들이 신설법인(새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반면에, 물적분할은 존속법인(기존회사)가 새 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기 때문이다. 새 회사를 나중에 상장한다면 기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되게 된다.

때문에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배터리 사업을 보고 LG화학에 배팅했는데, LG가 뒤통수를 때렸다”는 이야기 마저 나오고 있다.

이를 놓고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지분이 일부 희석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 석유화학 사업과 함께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에서 배터리 사업에만 대대적인 투자가 어려웠다는 점 앞으로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가치가 제고된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물론 중장기적인 전망과 분석이 당장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 분사 소식이 알려진 뒤 LG화학의 주가는 지난 15일 72만 6000원에서 열흘 만에 65만 4000원까지 하락했다.

LG화학 외에도 기업 분할로 주목을 받은 곳은 대림산업이다. 대림의 경우에는 회사를 세 개로 쪼갠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건설, 석유화학,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이에 일환으로 지주사(디엘)와 건설사(디엘이앤씨), 석유화학사(디엘케미칼)로 나누기로 했다. 분할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때문이다.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는 사업이 한 회사에 묶이면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건설은 건설로, 석유화학은 석유화학으로 각 사업에 맞는 전략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성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림산업의 분할을 오너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림산업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지만, 이 회장의 지배력은 약하다. 이 회장이 지분 52.3%를 확보한 그룹 지주사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의 지분 21.7% 확보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분할 이후 대림코퍼레이션은 디엘과 디엘이앤씨 대주주에 오르고 앞으로 디엘과 대림코퍼레이션을 합병하는 형태로 지배력을 강화할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분할 이후 구체적인 사업 전략이나 배당 정책이 공개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 반영돼 대림산업 주가는 꾸준히 떨어져 분할을 발표한 지난 10일 9만 2800원에서 지난 29일 7만 7400원을 기록했다.

기업 분할을 밝힌 뒤 긍정적인 반응이 큰 기업도 있다. 지난달 KCC는 실리콘 사업부문을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CC가 분할 계획을 밝힌 지난달 17일 주가는 당일 껑충 뛰어 전날 14만 7500원에서 15만 8000원으로 올랐다. 이후 조정되면서 지난달 28일 기준 14만 4000원에 거래됐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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