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지도자 ‘김정은 위중설’ 급변사태 시나리오…김여정 VS 김평일[심층분석]

은둔형 지도자 ‘김정은 위중설’ 급변사태 시나리오…김여정 VS 김평일[심층분석]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04.2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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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사항 없다” VS “평양 봉쇄 등 北 내부 이상 징후”

▲ 청와대는 지난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보도에 대해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모습.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4·15 총선에서 대승리를 거둔 여권이 남북철도 재추진 나아가 남북정상회담 개최까지 거론하고 나선 찰나, 북한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전해졌다.

미 CNN 방송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최근 큰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이후 중대한 위험에 처했다”면서 미국 정부가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의 전용병원인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 특각(별장)에 머물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어, 김정은의 위독설은 무게를 더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김정은이 강원도 모처에 머물고 있고, 북한에 대한 특이동향은 없다며 김정은 위독설을 일축했다.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독설에 대해 ‘잘 모른다’며 부인도, 인정도 하지 않았다. 전 영국주재북한대사관 공사였던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당선인은 김정은이 태양절(김일성 생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전례가 없다며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에 대해 차분히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가디언지와 미국 블룸버그통신,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주요 외신들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이 김정은 유고시 모든 권한을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에 <더퍼블릭>이 여권의 총선 대승 직후 불거진 김정은 위독설 논란 그리고 가타부타 단정할 순 없지만 만에 하나 김정은 유고시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점쳐지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미리 진단해봤다.

남북철도 재추진 와중에 전해진 비보

“金, 정상 활동”…“北 무반응 이례적”

이번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국회의원 163석 그리고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17석을 포함해 의석수 180석을 확보하는 그야말로 대승을 거뒀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권이 행정부와 사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장악한 만큼, ‘우리 이니(문 대통령) 하고 싶은 거 다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의 응원대로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야당 눈치를 보거나 발목 잡히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중지됐던 남북철도 연결 재추진을 총선 직후 공식화했고, 여권 인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보건의료·식량 등 북한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거론했다.

이처럼 총선 압승을 기반으로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작업에 탄력이 붙으려던 찰나, 외신으로부터 비보가 전해졌다.

미 CNN 방송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김정은이 최근 큰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이후 중대한 위험에 처했다”면서 미국 정부가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 2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의 전용병원인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 특각(별장)에 머물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지난 15일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에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정은 위독설’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김정은이 강원도 모처에 머물며 주변 지역을 비공개로 현지 지도를 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특이동향은 없다며 김정은 위독설을 일축했다.

김정은 건강이상설 사실?…“차분히 지켜봐야”

다만, 야당에선 김정은 위독설이 사실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지난 2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건강이상설은 사실”이라며 “김정은이 다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현재 섭정 체제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지성호 당선인은 이어 “1월말, 2월에도 의사를 초청해 수술하자는 내부 목소리가 있었고, 각국의 관심이 많았다”면서 “현재 김정은의 상태가 김정일이 쓰러지기 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지 당선인의 주장에 따르면, 김정은은 공식적인 부인 리설주 외에도 또 다른 여인으로부터 낳은 일곱 살짜리 아들 한명과 딸이 있다고 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미래통합당 윤상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 소견을 전제로 “(김정은이)심혈관 질환에 대한 시술을 한 것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북한의 동향을 보면 여러 가지 수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김정은이 4·15 태양절 행사도 안 왔고, 북한이 평양시를 완전히 봉쇄했다”며 “여러 상황을 보면 북한이 김정은의 신변에 대해서 이상설을 제기할 만큼 징후가 있는 건 사실이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김정은의 신변에 대해 이상한 징후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조직 지도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제1부부장인데, 이것은 완전히 제2의 후계자로 점지해서 키우겠다는 것”이라며 “김여정의 위상 상승과 더불어 북한 내부의 이상 징후가 있다”고 부연했다.

전 영국주재북한대사관 공사였던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당선인은 김정은 위독설에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북한의 태도를 두고 이례적이라 진단했다.

태구민 당선인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북한에서 최고 존엄의 동선과 신변은 외교부장과 같은 최고위 간부들도 알 수 없는 사안”이라며 “현재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이 보도된 후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나 지난 4월 15일 김정은이 태양절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며 “앞으로 김정은의 신변이상에 대해서는 차분히 지켜봐야 할 듯하고, 우리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북한 이상 징후에 대한 파악과 혹시나 모를 급변사태에 대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윤상현 국회 외통위원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19관련 남북 방역협력체계 구축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모른다”…외신, 김여정에 초점

美, 유고시 비상계획‥中 개입과 김평일

김여정에 시선집중

김정은과 두 번이나 정상회담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독설에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잘 모른다.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지와 미국 블룸버그통신,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주요 외신들은 김정은 위독설에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에 초점을 맞췄다.

김정은 유고시 결국 김여정이 김씨 왕조의 권력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이 되지 않겠냐는 것인데, 요미우리신문은 특히 “지난해 말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가 개최됐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망 등을 이유로 통치를 할 수 없게 될 경우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독설과 관련해 요미우리는 “고혈압과 심장병, 당뇨병이 복합적으로 악화돼 프랑스 의사단이 지난 1월 북한을 방문했다는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의사단 지난 1월 방북’, ‘김정은 사망시 김여정에게 권한집중’ 등 요미우리의 보도내용은 앞서 언급한 지성호 당선인 및 윤상현 의원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읽혀짐에 따라 이들을 인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고 전했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급변사태 시 한반도 정세…컨틴전시 플랜

이처럼 ▶김정은이 심혈관계 수술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수술에 문제가 있었는지 ▶문제가 있다면 김여정이 차기 김씨 왕조의 후계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청와대와 정부의 주장대로 강원도 인근에 머물며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 김정은의 건강상태를 둘러싼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김정은이 자신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 ‘짠~’하고 모습을 드러낸다면 건강이상설은 불시에 해소될 것이다.

다만, 태구민 당선인 지적대로 김정은이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에 금수산 태양궁전에 참배하지 않은 대목에 대해 그럴 듯한 입장표명이 없을 경우 이와 관련한 의혹 및 풍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김정은이 수일 내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건강이상설은 계속해서 의구심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데, 가타부타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만에 하나 김정은 유고시 급변사태를 맞는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될까.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 유고시를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폭스뉴스방송은 지난 21일(현지시각) 국방 정보 관련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김정은의 유고 상황에 대비해 광범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김정은 유고시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이 기아에 내몰리고 중국으로의 대규모 탈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미국은 중국이 나서서 북한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계획에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이며 육사 총동창회 홍보위원장 역임, 안보칼럼니스트인 장순휘 정치학 박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유고시 당연히 중국의 개입이 예견된다. 중국은 절대 북한이 한국에 흡수되거나 미국이 개입하는 꼴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은 우선 발 빠른 식량지원에 나설 것이고, 북한의 선택도 뻔하다. 중국으로 지원받은 식량을 통해 당과 군부를 안정화시킨 뒤 친중 노선을 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장순휘 박사는 나아가 “김정은 유고시 북한 군부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이를 재빨리 제압하기 위해 중국 군사력이 평양 내에 주둔할 가능성도 전면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최우선적으로 북한에 식량지원을 하는 등 한반도 전쟁 억제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장 박사는 아울러 “미국 입장에선 보면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의 동북아 해양 진출을 견제할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데, 김정은 급변사태에서 한국 정부가 불필요한 친중·친북적인 노선을 걸으려 한다면 이에 대한 압박에 나설 수도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인도주의적 차원을 넘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수준의 지원을 한다거나, 동맹국과 협의 없이 중국과 북한에 특사를 보내거나 하는 것을 저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여정 보다 김평일?…집단지도 체제 등장?

김정은 유고시 권력을 승계 받을 후계자로 대부분 김여정을 예상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장 박사는 다소 색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장 박사는 “대부분 김정은 후계자로 김여정을 낙점하고 있는데, 김평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954년생인 김평일은 전 체코주재 북한대사로 지난해 11월 40년 만에 북한에 소환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평일은 김일성의 아들이자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의 이복동생으로, 김일성을 쏙 빼닮은 외모에 성격이 활발하고 김일성대학교 정치경제학과 재학 시절 성적도 우수해 당초 후계자로 관심을 모았으나, 12살 터울인 형 김정일에게 권력투쟁에서 밀려 헝가리·불가리아·핀란드·체코 대사 등 해외를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평일이 오랫동안 해외를 전전함에 따라 북한 내에 기반을 다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장 박사는 “김정은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고 멀리 해외에 나가있는 숙부 김평일을 귀국시킨 게 아니가 싶다”며 “김정은과 김평일의 면담설에 이어 김정은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 김평일이 빠르게 군부를 장악하는 등 군부 실력자란 첩보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평일이 북한 주민들한테 존경을 받고 하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김평일과 김여정이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이렇게 되면 집권정당인 노동당은 김여정, 군부는 김평일로 이원화되는 집단지도 체제가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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