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이재명에게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거짓말 그리고 조폭 연루설'

[심층분석]이재명에게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거짓말 그리고 조폭 연루설'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1.12.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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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을 역전하는 ‘골든크로스’를 연출하던 시점, 이재명 후보에게 초대형 악재가 터져 버리고 말았다.

이재명 후보가 설계했다고 자랑하던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또 한명의 인물이 사망한 것이다. 지난 10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경기도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공사 사무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재명 후보는 입으로는 특검을 수용한다는 입장이지만, 집권당은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및 장모까지 특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며 차일피일 특검법안 상정을 미루고 있던 와중에 대장동 관련 사망자는 2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 스스로가 ‘거짓말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자충수를 두기도 했다. 고(故) 김문기 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시절엔 몰랐다’고 한 것인데,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김 처장이 동반한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등 이 후보가 김 처장을 알았을 정황이 여럿 나오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것.

이 후보의 거짓말 논란에 다소 묻힌 감이 없진 않지만,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전 대표의 지시로 이 후보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소위 ‘이재명 조폭 연루설’ 의혹을 제기한 박철민 씨는 김 처장이 숨진 날 오전 또다시 이 후보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이에 <더퍼블릭>이 이재명 후보의 거짓말 논란과 과거 이 후보가 조폭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짚어봤다.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거짓말’ 논란

지난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한 이재명 후보는 사망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알았느냐는 질문에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으니까”라고 답했다.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엔 김문기 처장을 몰랐다는 것인데, 국민의힘은 지난 2015년 1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호주 뉴질랜드 출장 사진을 공개하며 “거짓을 말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사진에는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팀장이었던 고인이 이재명 시장을 수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이재명 시장의 호주 출장은 10박 11일 일정이었다고 한다.

김 처장은 이 후보와 함께 해외출장을 다녀온 이후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때 평가위원으로 참여했고,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에선 성남도시개발공사 몫의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이 후보와 김 처장이 함께 해외출장을 동반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거짓말 논란이 일자, 이 후보 측은 “여러 일정 중 하나를 담당하는 산하기관 사람을 시장이 다 알 수는 없다”고 주장했으나, 국민의힘은 2009년 8월 분당구 야탑3동 주민센터에서 당시 이 후보가 공동대표를 맡았던 성남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 고인을 초청해 토론을 했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와 고인의 과거 인연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자, 이 후보는 시민단체로부터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 23일 대검찰청에 이 후보를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는데 “10박 11일간에 걸친 장기간 해외시찰을 다녀왔는데 고인을 성남시장 재직 당시 알지 못했다는 이 후보의 발언은 제3자가 보기에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생각된다”며 “이 후보가 구체적 사실을 방송에서 진술했으므로 공표의 요건도 충족된다”고 했다.

사준모는 이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는 업무상 배임죄와 직권남용 혐의로 현재 검찰이 수사 중에 있고, 고인은 사건의 매우 중요한 참고인이었다”면서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볼 때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시절 고인을 알고 있었는지 아닌지는 자신의 대선 당선과 관련해 국민의 선택에 매우 중요한 사실에 해당하고, 이 후보의 허위사실 공표는 자신의 대선후보 당선과 연관성이 있으므로 목적 또한 충족된다”고 부연했다.

 

▲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전날 숨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과거 두 사람이 나란히 찍힌 사진을 제시하며 '거짓말'이라고 맹공했다. 자료에 첨부된 사진(위)은 2015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당시 호주와 뉴질랜드 방문에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함께 했던 모습과 (중간)2009년 8월 성남정책연구원 주최 세미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아”…한 번도 대장동 찾지 않은 윤석열, 사실상 ‘방치’

김문기 처장은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를 작성할 당시 민간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고 한다.


지난 10월 20일 김 처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무부서(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 입장에선 (부동산 경기가)호황이 되면 조금이라도 더 환수하자는 차원에서 저와 직원들이 그런 의견(초과이익환수제도)을 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7시간 뒤 개발1처는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뺀 의견서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산하 전략사업실에 다시 보냈다고 한다.

김 처장은 “저나 문서를 만든 직원(한모 당시 주무관)이나 7년이 지나서 이게 왜 빠졌는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공모지침에도 없고 평가사업계획서에도 없는 내용(초과이익환수조항)을 넣었기 때문에 전략사업실 쪽 (유동규 전 본부장 최측근으로 지목되는)정민용 변호사가 빼고 올리라고 했을 걸로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끝으로 “회사(공사)에서 정한대로 했고, 부서장이나 성남의뜰 이사나 위에서 하라고 해서 했는데, 지금 이런 일이 생기고 나니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 느낌”이라며 “가슴이 아리고 아프다”라고 했다.

김 처장의 유족도 지난 23일 김 처장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과이익환수에 대해 본부장 등 윗선에 결재 서류를 여러 차례 제출했는데 다 반려됐다”며 “이 때문에 구속된 유 전 기획본부장과 다툼이 있었고 따귀도 맞았다”고 했다.

이어 “(김 처장이)유서를 따로 쓰지는 않았는데, 어제(22일) 조카(김 처장의 아들)가 집에 가서 형 소지품을 찾다가 백팩에서 편지를 하나 발견했다고 하더라”라며 “편지 내용은 상주인 아들이 확인해서 전해 들었는데 ‘초과수익환수 부분에 대해 여러 번 결정권자인 상부에 결재를 올렸는데 들어주지 않아 너무 억울하다. 회사에서 변호사나 법적인 대응을 안 해주는 점이 너무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국민의힘 주변에선 윤석열 후보가 당장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비리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겨냥해 특검 수용을 압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후보는 부산저축은행을 포함, 대장동 사건에 대한 특검을 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단 한 번도 대장동을 찾지 않았다. 대장동 핵심 실무자 두 명이 한 달도 안 돼 갑작스럽게 사망했음에도 대장동 사건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윤 후보가 직접 대장동을 방문해 유족의 비통함을 위로하고, 이 후보 측을 향해 특검 수용을 압박하면서 ‘반드시 진상을 밝히겠다’는 메시지를 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

 

▲ 기자회견하는 김문기 처장의 동생.

 

김진태가 공개한 2장의 편지…징역 7년의 중죄 이준석, 석연치 않은 보석 석방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이와 관련한 이재명 후보의 거짓말 논란에 다소 묻힌 감이 있지만 김 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던 날,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주장한 국제마피아파 출신 박철민 씨의 친구 장모 씨가 과거 이 후보에게 현금 10억원 상당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 김진태 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철민 씨의 친구 장모 씨가 2020년 11월 17일, 2021년 3월 21일 박 씨에게 보낸 자필편지 2장을 공개했다.

2020년 11월 편지에는 “준석형님 하곤 얘기가 된 거야? 생각해보니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 내가 현금으로 준 건 7차례 정도, 10억원 정도”라며, 이 후보에게 7차례, 총 10억원 상당의 돈을 건넸다는 주장이 담겼다.

‘준석형님’은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로 성남에서 활동한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두목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청도 등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 등으로 2019년 10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징역 7년의 중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는 항소심 재판 중인 지난 10월 8일 보석으로 석방되는 이례적인 일이 연출됐는데,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보석 허가에 강한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특별위원이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헌 변호사는 지난 24일자 <펜앤드마이크>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 전 대표의)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9월 10일 선고를 예정하였다가 재개한 이후 이준석을 보석으로 석방하였던 것”이라며 “구속사건의 장기간 진행이나 조폭 등 반사회적 범죄자에 대한 보석 허가 등은 30년 넘는 필자의 법조 경험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의 변호인에는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주도적으로 변호하였던 로펌 변호사가 포함되어 있고, 법조계에서는 대등부인 항소심 재판부에 매우 진보적인 성향의 부장판사가 모종의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소문이 떠돈다”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치열하게 진행되던 민감한 시기에 이루어진 이준석에 대한 보석 허가의 정치적 배경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회.

 

“검사가 조폭과 배후를 수사하는 것은 당연한 건데”… ‘파타야 살인사건’ 주범을 도피시킨 배후

공교롭게도 이준석 전 대표가 보석으로 석방되기 한 달 전인 지난 9월 7일 KBS는 서울중앙지검이 이 전 대표를 구속한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석 달 동안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 대한 비위 사실을 자백하라고 요구했고, 응하지 않으면 이 전 대표는 물론 가족들까지 처벌하겠다고 압박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KBS 보도 다음날인 9월 8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여권은 검찰이 ‘이재명 표적수사’를 자행했다며 이 전 대표를 수사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냈던 윤석열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KBS가 ‘이재명 표적수사’ 의혹을 제기할 시점에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지면서 KBS의 보도가 집중 조명되진 않았으나, 이 전 대표가 보석으로 석방 된지 한 달 뒤인 11월 8일 한 시민단체는 윤석열 후보와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을 지낸 한동훈 검사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에 한동훈 검사는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전 경기지사에 대한 성남조폭 관련 표적수사 운운하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시점에서는 이 전 지사가 조폭과 연루됐다는 관련자 진술 등 수사 단서가 확인되지 않았던 것이나, 만약 그때 그런 수사단서가 있었다면 당연히 성역 없이 엄정하게 수사했을 것이다. 검사가 조폭과 배후를 수사하는 것은 당연한 임무인데, 그것이 잘못된 것인양 왜곡하고 호도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철민 씨의 친구 장 씨가 2021년 3월 박 씨에게 보냈다는 편지는 2018년 7월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파타야 살인사건’편의 주범 김모 씨를 태국에서 베트남으로 도피시킨 배후에 이재명 성남시장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2장의 자필편지를 공개한 김진태 위원장은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21일 국정감사장에서 장 씨와 장영하 변호사의 통화녹음을 공개하면서 ‘장 씨가 이재명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데 그 후 장 씨는 지인과 통화하면서 국제마피아파의 이모 형님에 의해 이 통화녹음이 민주당과 언론에 유출된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며 “그렇다면 조직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통화녹음보다 장 씨가 박철민에게 보낸 자필편지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이 후보에게 돈을 전달한 게)사실이 아니라면 장 씨가 굳이 박철민에게 그럴 편지를 보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 씨가 이 편지내용에 대해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만에 하나 부인한다고 하면 그것은 검찰에서 장 씨와 박철민을 대질 조사하는 것밖에 없다”며 “지난 12월 1일 박철민은 이재명 후보 등에 대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고발했는데도 아직까지 고발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지난 10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박철민씨 주장을 반박하는 제보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출처-오마니뉴스TV 캡처화면).

 

이재명 측 “저질스러운 허위사실 유포”…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이어 이번에도 수원지검

▶박철민 씨의 친구 장 씨가 이준석 전 대표의 지시로 7차례, 10억원 상당의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 ▶파타야 살인사건의 주범을 도피시킨 배후가 이재명 후보라는 주장이 담긴 편지를 공개한 김진태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은 “저질스러운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발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김진태 전 의원의 기자회견은 저질스러운 허위사실 유포”라며 “맥락도, 증거도 하나 없이 조폭 편지 하나로 허위사실을 제기하며 김건희 씨 리스크와 당내 분란을 감추려는 마타도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아무리 급하더라도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가짜 조폭설을 거듭하는 자책골은 중단하시기 바란다”며 “윤 후보가 해야 할 일은 정책경쟁을 위한 토론”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지적대로 불법 스포츠토토로 천문학적인 돈을 번 국제마피아파의 돈이 이재명 후보에게 전달됐다는 주장은 저질스러운 허위사실일 수도 있다.

다만, 김진태 의원이 앞서 밝힌 것처럼 박철민 씨는 지난 1일 대한변호사협회를 대리인으로 해서 이재명 후보와 김현지 전 경기도 비서관, 이준석 전 대표 등을 고발했는데, 고발장에는 ▶코마트레이드 실체 및 국제마피아파의 활동 ▶스포츠토토 운영 및 파타야 살인사건 ▶2015년 6월 이 후보 측에 2억원을 전달한 경위와 장소 ▶2015년 8월 5만원권으로 가득 찬 상자를 전달한 경위와 장소 ▶2015년 11월 장 씨가 1억원을 전달한 정황 ▶2016년 1월 1억원을 전달한 경위 및 장소 ▶경기남부경찰청 형사에게 뇌물을 공여했던 사례 ▶2018년 6월 2억을 전달한 경위 및 장소 등이 비교적 상세히 서술돼 있었다.

다시 말해 조폭의 돈이 이재명 후보에게 흘러들어갔다는 박철민 씨의 주장이 허위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박 씨가 수원지검에 제출한 고발장에는 본인이 경험하지 않고서는 지어내기 어려운 구체적 정황들이 상세하게 서술돼 있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는 것.

앞서 거론했던 KBS의 ‘이재명 표적수사’ 보도가 나가자, 이준석 전 대표의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이 입장문을 내놓았는데, KBS는 지난 9월 11일자 보도를 통해 중앙지검 검사들의 입장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반박 보도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다. “이 전 대표는 세세한 구분을 하면서 기억을 회고하고 있다. 무턱대고 검찰이 이재명 비리를 불라고 압박했다는 식의 주장이 아니라 구체성을 갖췄다는 얘기다.”

당시 KBS의 표현을 빌리자면, 박철민 씨는 고발장에 세세한 구분을 하면서 기억을 회고하고 있고, 무턱대고 이재명 후보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식의 주장이 아니라 구체성을 갖췄다는 얘기다.

이 후보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발장의 진위 여부는 결국 수원지검이 수사를 통해 규명해내야 하는데, 관건은 수원지검의 수사 의지다.

수원지검은 ‘이재명의 로펌’이라는 조롱을 받는 실정인데, 그도 그럴 것이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이재명 후보의 중앙대학교 법대 후배고,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가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 “수원 쪽 검사장도 제 후배”라고 자랑한 녹음파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같이 박철민 씨가 고발한 사건의 수사도 지지부진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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