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파파괴’ 이재명과 '리틀 이재명' 이헌욱…수내동 2402호에 감춰진 진실

[심층분석]‘파파괴’ 이재명과 '리틀 이재명' 이헌욱…수내동 2402호에 감춰진 진실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2.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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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4월 20일자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페이스북 페이지. (좌측부터)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헌욱 전 GH 사장,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지난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나흘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용산구 유세 현장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정부를 뭐라고 하는 줄 아나? ‘파파괴’ 정부라 한다. 이 정부를 심판하려면 반드시 오세훈 후보를 찍어야 한다.”

당시 안철수 대표가 언급한 ‘파파괴’는 인터넷 신조어로, 무언가에 대해 자세히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온갖 괴담 수준의 흉흉한 이야기만 줄줄이 나온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집권당 대선후보가 이 파파괴에 비유되고 있다. ▶대장동 게이트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아들 불법도박 및 성매매, 군 병원 특혜 입원 의혹 ▶형수욕설 및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배우자 불법 의전 및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쉴 새 없이 숱한 의혹들이 터져나오다보니 파파괴란 꼬리표가 붙었다.

대권은 모르겠지만 파파괴란 꼬리표만은 절대로 놓칠 수 없다는 듯, 최근에도 집권당 대선후보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른바 ‘공노비’로 지목되는 배모 씨조차 의문을 품었던 ‘초밥 10인분’의 비밀을 푸는데 중요한 단서가 포착된 것인데, ‘리틀 이재명’을 자처했던 인물이 사장으로 있던 경기도청 산하 공사가 집권당 대선후보의 자택 바로 옆집에 전세계약을 맺었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물론 집권당 대선후보 측과 해당 공사는 한 목소리로 전세계약을 체결한 직원 합숙소가 집권당 대선후보 옆집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하고, 공사의 직원 합숙소가 100개가 넘는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사 합숙소가 집권당 선거대책위원회도 모르게 은밀하게 운영되는 ‘비선 캠프’이고 여기에 소요된 비용이, 이를테면 전세자금 및 초밥 10인분 등의 식대가 경기도민들의 세금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금을 통해 불법 비선 캠프를 운영한 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더퍼블릭>이 수내동 비선 캠프라 의심받는 2402호에 대한 감춰진 흔적을 파헤쳐봤다.

원희룡이 쏘아올린 수내동 2402호…“초밥 10인분, 샌드위치 30인분 미스터리 빗장이 열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불법 의전 및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전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5급 공무원 배모 씨와 전 비서실 소속 7급 공무원 A씨는 공통된 의문을 제기했다.


김혜경 씨가 지나치게 많은 양의 음식 배달을 지시하는데, 과연 그 음식들을 다 먹느냐는 의문이었다.

지난 12일 A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배 씨에게 “와, 그런데 저기 사모님 진짜 양 많으신 것 같아요. 드시는 거 보면 10인분을”이라고 물었고, 배 씨는 “나는 분명히 다른 남자친구가 있던지, 집에 사는 ‘기생충’이 있든지 뭐가 있을 거 같아. 그렇지 않니?”라고 말했다.

배 씨는 이어 A씨의 전임자를 거론하며 “○○○도 못 풀고 간 미스터리야. 나한테 맨날 그랬어. 저걸 진짜 다 드시는 거냐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배 씨는 김혜경 씨가 배달된 음식을 아들에게 준 것도 아니고 친구를 불러 같이 먹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김혜경 씨를 오랜 시간동안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진 배 씨조차 의아함을 갖고 있을 정도다보니, 온라인커뮤니티 상에서도 이에 대한 의문이 관심사로 부상했는데, 김혜경 씨 음식 섭취량에 대한 갖가지 추측들이 제기되던 중,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올린 페이스북글이 상당한 파장을 몰고 왔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지난 16일자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 자택에 초밥 10인분, 샌드위치 30인분의 미스터리 빗장이 열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이재명 후보 자택 바로 옆집(분당구 수내동 아파트 2402호)에 전세계약을 맺었다며, 그 근거로 등기부등본을 공개했다.

이어 이날 밤에는 TV조선이 단독 보도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보도했는데, GH는 지난 2020년 8월 9억 5000만원에 이 후보 자택 옆집과 2년간 전세계약을 맺었고, “공사 직원 4명이 사용하는 합숙소”라는 게 공사의 설명이었다고 전했다. GH가 이 후보 자택 옆집 2402호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무죄를 확정 받은 직후다.

이헌욱 전 사장은 TV조선에 “직원 복지 차원에서 합숙소 계약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 후보가 옆집에 산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후보 측은 “전세계약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이튿날 GH는 해당 합숙소에 대해 제2판교테크노밸리 건설 현장에 파견된 직원들의 합숙소로 침실 5개에 화장실 2개가 있으며 판교사업단 소속 직원 4명이 묵고 있다고 밝혔다. 판교보다 집값이 싼 점이 고려됐고, 제2판교테크노밸리 조성 현장과 해당 숙소는 차로 10~15분 거리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합숙소 옆집이 이 후보의 자택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 수내동 아파트 평면도.

‘리틀 이재명’ 이헌욱, 동‧호수까지 직접 지시한 의혹…김기현 “이재명 자택 옆에서 대선준비 한 게 아닌가”

이처럼 이헌욱 전 사장 시절 GH가 이재명 후보 자택 옆집과 전세계약을 맺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초밥 10인분의 미스터리와 한데 묶여 2402호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측과 GH는 판교사업단 합숙소에 불과하고 이 후보 자택 옆집인 것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적어도 이 후보와 이 전 사장은 인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전 사장의 경우 전세계약을 체결할 당시 GH 사장이기도 했거니와 ‘리틀 이재명’을 자처할 정도로 이 후보와 가까웠다는 점에서 절대 모를 리 없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성남FC·주빌리은행 고문변호사를 지냈고,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9년 2월 GH 사장으로 취임했다가 지난해 11월 퇴사했는데, 퇴사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이 전 사장이 GH 직원들에게 이 후보의 대선공약을 만들도록 지시했다는 폭로글이 블라인드에 올라오기도 했으며, 실제 이 전 사장은 이 후보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기본주택’ 공약을 설계한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또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부실장과 고교 동문이라고 한다.

이 전 사장은 현재 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약속과실천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해 “내가 이재명이다. 이재명 전임시장의 정책을 계승해 성남의 기적을 완성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리틀 이재명’을 자처할 정도로 이 후보와 가깝게 지냈던 이 전 사장이 과연 이 후보의 자택을 몰랐겠느냐는 것이 야당의 지적인데, 이 전 사장이 2402호가 이 후보 자택 옆집인 것을 알았을 구체적 정황이 제기됐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지난 18일자 페이스북에서 GH 고위 임원의 제보라면서 “이 후보 앞집 2402호 전세는 이 전 사장이 동, 호수까지 직접 지시했다. 공사의 합숙소는 2019년 이 전 사장 취임 이전에는 30여개 정도 있었는데, 이 전 사장 취임 후 합숙소가 130여개로 늘었고, 아파트 관리부까지 부담해주고 있었으며, 직원 정원도 150명 늘어 713명이 됐다”고 밝혔다.

원희룡 본부장은 “합숙소는 직원들이 자기들 살기 적당한 곳을 물색하면 공사에서 계약을 해주는 방식이었고 전부 30평 규모였는데, 65평 아파트를 사장 지시로 전세 얻은 것은 이 후보 앞집이 유일하다”며 “이 집 입주자로 되어 있는 판교사업단 직원들도 너무 큰 아파트고 자신들이 물색한 집도 아닌데 사장이 직접 지시해서 황당해 했다”고 전했다.

원 본부장은 이어 “이 전 사장은 이재명 대선 캠프 들어간다고 지난해 11월 3일 사퇴했고, 사장직무대행을 맡은 부사장 안태준도 지난 2월 14일자로 사퇴해 이재명 대선 캠프 들어갔다가 광주시장 도전한다고 하고 있다”면서 “졸지에 사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경영기획본부장은 합숙소 문제를 취재하는 언론을 피해 출근도 제대로 안하고 도망 다니고 있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사장에게 묻는다. 왜 이 후보 앞집 2402호를 동, 호수까지 지목해서 전세계약을 얻도록 지시했나”라며 “이와 관련 이 후보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원 본부장이 폭로한 제보내용이 사실이라면 당초 2402호가 이 후보 자택 옆집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던 이 전 사장은 거짓말을 한 셈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 전 사장이 2402호에서 이 후보를 위한 공약준비 등 대선준비를 한 것으로 의심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GH 합숙소를 2020년 8월 이 후보 자택 옆으로 옮겨 (GH)사장이 불법적으로 사용하면서 이 후보 공약준비 등 대선준비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 17일자 페이스북.

 

‘LH발 땅 투기 사태’ 제보의 출처는 어디?…“GH, 경기도내 부동산 자료를 갖고 있는 기관”

원희룡 본부장은 또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터진 LH(한국토지주택공사)발 땅 투기 사태와 이헌욱 전 사장을 연결 짓기도 했다.


원희룡 본부장은 지난 17일자 페이스북에서 “이헌욱 전 사장은 2019년 2월 부터 2021년 11월 3일까지 (GH 사장으로)재임했다”면서 “이 공사는 경기도내 부동산 자료를 갖고 있는 기관인데, 2021년 4월 7일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와 민주당 대통령 경선을 앞둔 3월 2일 참여연대를 빌려 폭로된 LH 투기 자료의 출처가 궁금하다”고 했다.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으로선 초대형 악재가 터졌는데, LH 직원들이 신도시 발표 전 대출을 받아 공동명의로 토지를 사들였고, 토지 보상비 외에 추가로 아파트 분양권을 취득하기 위해 필지를 쪼개기까지 했다는 ‘LH발 땅 투기 사태’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폭등하고 대출규제 강화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상황에 LH 직원들이 앞장서서 땅 투기를 했다니, 문재인 정부 책임론과 함께 선거에 악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당시 정치권 한켠에선 ‘공작설’이 흘러나왔다. 유력 대권주자가 보궐선거 직후 전개될 차기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LH발 투기 사건 공작의 판을 설계한 것이란 음모론이 나돈 것이다. 공작의 판을 짠 설계자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으로 의심됐다.

당시 김남근 참여연대 소속 변호사와 서성민 민변 소속 변호사가 LH발 투기 사태 의혹을 최초로 폭로했는데, 서성민 변호사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가짜뉴스를 적발하는 경기도 ‘코로나19 가짜뉴스대책단’ 공동단장을 맡은 바 있고, 김남근 변호사는 지난 2019년 이재명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법원에 제출된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LH발 투기 사태 제보의 출처가 당시 GH 사장이었던 이헌욱 사장이 아니냐는 게 원희룡 본부장의 의심이다.

“만일 비선 캠프 운용됐다면 기생충 의문도 자연스럽게 풀려”…정진상‧김현지, 수내동 그림자 대선조직?

국민의힘은 ‘리틀 이재명’을 자처했던 이헌욱 전 사장 시절 GH가 전세계약을 체결한 이재명 후보 자택 옆집인 2402호가 이 후보의 ‘비선 캠프’가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측 주장대로 2402호가 GH 판교사업단 합숙소라면, 김혜경 씨가 지나치게 많은 양의 음식 배달을 지시한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김혜경 씨가 옆집에 거주하는 GH 직원들을 챙겨주고자 하는 마음에 직원들과 나눠먹으려고 많은 양의 음식배달을 지시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도지사의 배우자가 굳이 그럴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선행이라면 오랜 시간 김혜경 씨를 수행한 배 씨까지 모르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반대로 2402호가 비선 캠프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허정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7일자 논평에서 “배 씨는 A씨에게 이 후보 자택 주변에서 초밥 10인분, 샌드위치 30인분, 닭백숙, 베트남칼국수 등을 대량으로 경기도 법인카드로 구매해 이 후보 자택으로 배달하게 했는데, 두 사람은 그 많은 음식을 대체 누가 먹는지 늘 궁금해 했다”며 “그런데 만일 비선 캠프가 운용돼 그 음식을 비선 캠프 사람들이 먹었다면 배 씨와 A씨가 그토록 궁금해 했던 ‘기생충’ 의문도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는 것”이라 꼬집었다.

허정환 부대변인은 “비선 캠프 운용이 사실이라면 이 후보는 자신의 대선 준비를 위해 아파트는 GH를 동원해 얻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식사비는 경기도 법인카드를 동원해 해결한 것”이라며 “불법 비선 캠프 운용을 위해 공기업을 동원하고 국민의 혈세를 유용하는 불법천지가 ‘이재명의 경기도’에서 펼쳐진 꼴이 되는 것”이라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2402호를 비선 캠프로 의심하자, 이재명 후보 측은 “GH 직원 합숙소가 민주당 선대 조직으로 쓰였다는 국민의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문을 냈다.

이 후보 측은 “후보와 선대위 모두 GH 합숙소에 대해 알지 못하며, 공사 숙소에 관여할 이유도 없다”면서 “또한 선대 조직을 분당에 둘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그런데 이 후보 측 반박대로 2402호가 공식 선대위 기구가 아닌 이 후보의 최측근 인사들이 은밀하게 활동하는 비선 캠프라면 민주당 선대위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후보도 수내동 비선 캠프를 인지하지 못했는지 여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야당에선 수내동 비선 캠프가 이 후보 최측근 인사들로 꾸려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앞서 거론한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이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김현지 등도 경기도 공무원 신분이지만 그 얼굴이나 직무 등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며 “이들이 수내동 그림자 대선조직으로써 은밀하게 이 후보의 대선준비를 했고, 김혜경 씨는 경기도민의 혈세로 이들을 뒷바라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실이라면 이 후보가 몰랐다는 것은 더더욱 말도 안 되거니와 경기도민 세금으로 자신의 개인선거 준비 비용을 쓴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원희룡이 ‘드루킹‧김경수’를 소환한 까닭

국민의힘이 의심하는 것처럼 ▶이헌욱 전 사장이 이재명 후보 자택 옆집을 지목해 전세계약 체결을 지시했고 ▶2402호가 민주당 선대위도 인지하지 못한 비선 캠프였으며 ▶비선 캠프 주축 인물들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정진상 선대위 부실장과 김현지 전 경기도청 비서관 등 이 후보의 최측근 인사들이라면 배 씨 조차 의아함을 내비쳤던 김혜경 씨의 초밥 10인분 미스터리가 풀린다.


2402호가 민주당 선대위도 알지 못할 정도로 이 후보 최측근들이 은밀하게 활동하는 수내동 비선 캠프인지 여부는 단정할 순 없으나, 원희룡 본부장은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게시물을 여럿 남겼다.

원 본부장은 지난 17일자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 앞집, 이헌욱 전 사장. 댓글공작 집어낸다더니 드루킹만 핀셋 고발하고 해체. 김경수 제거한 공신”이라며, 과거 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회 산하 가짜뉴스‧댓글조작 법률대책단 회의 사진을 올렸다.

법률대책단은 지난 2018년 1~2월 가짜뉴스와 매크로를 이용한 댓글조작 정황을 잇달아 고소했는데, 이 전 사장은 당시 법률대책단과 함께 활동 중인 모니터단 단장을 맡고 있었고, 이들의 고소는 공교롭게도 드루킹 댓글여론 조작 의혹에 따른 허익범 특검의 출범, 김경수 전 경남도시자에 대한 징역 2년형 확정판결로 이어졌다.

원 본부장은 또 드루킹 김모 씨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항소심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매크로가 2017년 대선 때 안철수 캠프를 거쳐 2018년 지방선거 때 이재명 캠프로 흘러들어갔다”고 진술한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원 본부장의 이 같은 페이스북 게시물과 관련, SNS 및 온라인 커뮤니에서는 수내동 비선 캠프의 역할이 ‘댓글부대’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 2018년 1월 29일자 이헌욱 전 GH 사장 페이스북 페이지.

명쾌한 해명 못 내놓는 이재명…원희룡 “李, 직접 이야기해보라. 바로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할 것”

수내동 비선 캠프로 의심받는 이재명 후보의 옆집 2402호는 집주인 아들 부부가 GH가 전세계약을 체결하기 직전까지 거주했다고 하는데, 이 후보가 2010년 성남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2402호 집주인 아들은 성남아트센터에 특채돼 현재까지 공연기획부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그의 아내는 성남시자원봉사센터 본부장으로 일했다고 한다.


특히 자원봉사센터 본부장으로 재직했던 김모 씨는 지난 2007년 김혜경 씨 및 이 후보 아들들과 함께 캐나다 유학에 동행했다는 게 원희룡 본부장의 주장이다.

원 본부장은 지난 17일자 페이스북에서 “김혜경 씨의 불법 비서 배 씨의 부하 직원이었던 공익제보자가 성남아트센터 직원이었던 것은 우연일까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님, 김혜경 씨, 이헌욱 사장님, 이게 모두 금시초문 맞습니까? 이재명 후보가 직접 이야기해보십시오. 바로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원 본부장은 이 후보가 직접 해명하라고 요구했지만,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허위사실 유포에 원희룡 본부장을 비롯한 모든 가담자를 고소‧고발 조치로 엄단할 것”이라는 으름장을 놨다. 

이 후보가 경기도민 세금으로 불법 비선 캠프를 운영한 게 아니라면 GH가 2402호와 9억 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과 이헌욱 전 사장이 동, 호수까지 지정했다는 GH 고위 임원의 제보가 거짓이라는 반박, 배 씨조차 의아함을 내비쳤던 초밥 10인분의 미스터리를 근거자료와 함께 국민 앞에 명쾌하게 해명하면 될 일이다.

이 후보가 직접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수내동 비선 캠프 의혹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일까지 이 후보를 괴롭힐 가능성이 커 보인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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