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엔진결함 재규어랜드로버…제보하면 보상불가의 추억 ‘본사 결함은폐 논란’까지

돌아온 엔진결함 재규어랜드로버…제보하면 보상불가의 추억 ‘본사 결함은폐 논란’까지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01.2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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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본사 엔진결함 은폐 의혹, 현 시점 엔진결함도? 의구심 증폭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3년 전 잇단 엔진결함 문제로 국토부 리콜조치까지 시행됐던 재규어랜드로버의 차량에서 또다시 연속시동꺼짐 문제가 발생했다. 과거 시동꺼짐과 더불어 네비게이션 등 전자장비 먹통 문제까지 일으켰던 재규어랜드로버의 차량들은 당시 차량판매업체가 피해자를 입막음 하려던 정황과, 비슷한 문제를 영상으로 배포한 또 다른 피해자에게는 “영상을 자꾸 올리면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식의 협박이 공개되며 파장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연예인이 매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일도 있었으며, 특히 재규어랜드로버가 당시 엔진결함 문제를 알고도 묵인한 정황까지 포착 돼 소비자를 기만한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불거진 바 있다. 이에 올해에도 제조사의 책임론까지 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3연속 시동꺼짐 데자뷰…과거 결함과 유사성은?
자동차안전연구원 “회사가 인지는 하고 있었다”


최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에 ‘시동 꺼짐’ 민원이 잇따라 들어오면서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일요신문>은 “한 소비자가 시동 꺼짐이 3번이나 발생했으나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이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20일 신문에 따르면, 장 모씨는 랜드로버 ‘올 뉴 디스커버리 SD4 SE’ 차량 운행 중 시동 꺼짐을 3번이나 겪었다. 작년 7월 고속도로 터널 안에서 고속 주행하던 중 엔진회전수(RPM)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돌연 시동이 꺼진 것. 장 씨는 긴박히 차량을 갓길에 세웠다. 신문은 “차량 통행량이 적은 새벽이 아니었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문제의 차량을 점검한 결과 엔진 문제로 판단, 무상으로 엔진 교체를 진행했다.

다만, 엔진을 교체했음에도 이후 시동 꺼짐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장 모씨의 차량은 작년 9월 퇴근길에 서울 강남구 도로 한복판에서 시동이 꺼졌고, 긴급 출동서비스를 요청해 1시간 이 걸려 도로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재차 차량 점검에 들어갔고 점검결과 “볼트가 느슨해져서 시동이 꺼진 것”이라고 했다.

해당 차량은 이후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3번째 시동 꺼짐이 발생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이번엔 3번째 시동 꺼짐의 원인으로 ‘보조 배터리 문제’를 지적했다. 한 차량에서 3차례에 걸친 시동꺼짐이 발생했는데 3차례 모두 원인이 달랐다. 사실상 재규어랜드로버 측에서 매번 문제를 잘못 짚었거나, 혹은 차량엔진에 최소 3가지 이상에 달하는 문제가 있었으며 재규어랜드로버 측에서 한번에 모든 증상을 감별해내지 못한 셈이다.

신문은 ‘박병일 자동차 명장’의 말을 인용해 “볼트가 느슨하고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고 시동이 꺼지지 않는다. 배터리는 시동 걸 때만 필요하고 이후에는 발전기에서 전기가 공급된다”면서 “연료, 점화, 시스템 등을 제어하는 장치 불량이 대표적인 시동 꺼짐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사후대처 문제도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장 씨는 3차례 시동 꺼짐을 겪는 동안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진행했으나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우린 차량을 수입할 뿐, 고객에게 차량 판매한 곳은 딜러사”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본사 은폐의혹도…

문제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차량 결함이 사실상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94건의 결함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장 씨 차량과 같은 엔진을 사용한 모델의 시동 꺼짐 신고만 20건에 이른다.

이에 작년 12월 24일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에 자료를 요청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더 큰 문제는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동 꺼짐이 발생한 차량에 대한 조치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18년의 데자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하반기 연쇄적인 엔진결함 신고가 접수됐고 특히 그룹 잼의 멤버 황현민 씨가 랜드로버 차량 운행 중 3차례의 시동 꺼짐을 경험한 뒤 매장에서 난동을 부리면서 업계 안팎의 시선을 끌었다. 이후 국토부의 조사가 이뤄져,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결과와 제작결함심사위원회를 통해 3.0L 디젤엔진의 크랭크축 소착 결함으로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동년 10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레인지로버스포츠 등 엔진 이상 발견5개 차종에 대한 1만 6022대를 리콜 조치한 바 있다. 이처럼 국토부의 리콜조치가 내려지기 전까지 소비자들은 재규어랜드로버로부터 차량에 대한 공식적인 조치를 받지 못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재규어랜드로버가 엔진 결함을 사전에 알고도 이를 은폐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채널 A>는 지난 2018년 8월 24일 ‘재규어랜드로버, 엔진 결함 사전에 알았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국토부 산하 연구원이 자동차 회사(재규어랜드로버) 측이 엔진결함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방송은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재규어와 랜드로버 차량의 엔진 결함을 확인했다. 2010년 이후 생산된 차종의 3.0 디젤 엔진에서 지속적인 꺼짐 현상을 발견하고 리콜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런 가운데 3.0 디젤 엔진의 설계가 변경됐던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엔진에) 문제가 있는 것을 인지했으니까 중간에 설계변경 작업이 들어갈 수 있었다. (회사가) 인지는 하고 있었다”고 발언했으며, 방송은 “회사 측이 엔진 결함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free_00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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