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전 KDB 사장, 조기 성과급 수령 ‘잡음’…KDB생명 “절차상 문제 없어”

정재욱 전 KDB 사장, 조기 성과급 수령 ‘잡음’…KDB생명 “절차상 문제 없어”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1.04.1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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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지난달 25일 주주총회를 끝으로 사장 임기를 마친 KDB생명 정재욱 전 사장의 성과급을 조기에 지급한데 따른 잡음이 일고 있다.


정재욱 전 사장의 성과급을 평년보다 1~2개월 미리 지급하면서 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실정이다.

12일 KDB생명 및 노조에 따르면, KDB생명은 정 전 사장의 일반 성과급을 연봉의 80%인 2억 4000만원으로 책정했고, 지난달 25일 주주총회 직후 정 전 사장에게 성과급의 50%(1억 2000만원)를 조기에 지급했다고 한다.

임원들의 성과급은 보통 4~5월께에 지급되는 게 일반적인데, 정 전 사장의 경우 주주총회 직후 임기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성과급이 지급됐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와 연관을 짓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산업은행은 KDB생명을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지분 93% 가량을 2000억원에 매입한 뒤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방식이었다.

KDB생명이 JC파트너스에 매각됨에 따라 정 전 사장은 매각 성과급 5억원을 별도로 받는다.

앞서 KDB생명은 지난 2019년 7월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매각할 경우 정 전 사장에게 최소 5억에서 최대 30억 규모의 성과보수 지급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JC파트너스는 조만간 인수단을 꾸려 KDB생명의 경영실정을 들여다 볼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JC파트너스가 직전 경영진들의 경영성과를 토대로 성과급 지급을 문제 삼을 것을 우려해 정 전 사장이 신속하게 성과급을 챙긴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7일 발표한 ‘2020년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고객 10만명당 환산 민원건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KDB생명의 민원은 145.5건으로, 생명보험사 업종 가운데 최다를 기록해 ‘민원왕’이라는 오명이 뒤따른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30일 금감원이 71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공개한데 따르면, KDB생명은 ‘미흡’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민원이 잇따르고 금융당국으로부터 미흡하다는 평가가 내려짐에 따라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적지 않다.

실제로 KDB생명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425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KDB생명의 지난해 보증준비금환입액(고객에게 최소한의 보장을 해주기 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은 약 400억 원이다. 보증준비금환입액을 제외하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투자실적 또한 좋지 못했다. 정 전 사장 재임 시절 KDB생명은 미국 텍사스 프론테라(Frontera) 가스복합발전소 펀드(하나대체투자미국발전소전문투자형2호)에 300억원 넘게 투자했는데, 254억원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프론테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운용사 블랙스톤이 지난달 미국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함에 따라, KDB생명의 투자금은 전액 손실처리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생명보험사 가운데 최대 민원을 기록하고 투자실적도 좋지 못했음에도 정 전 사장에게 조기에 성과급을 지급한데 대해, KDB생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과급은 종합적인 성과지표로 결정된다”며 “정 전 사장의 경우 이미 정해진 성과지표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었다.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KDB생명 노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성과급이 지급되는 시점인 5~6월 시점이 매각 국면에서 바쁜 시점이기 때문에 조기에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게 회사 입장”이라며 “경영성과가 경영진만의 몫은 아니지 않느냐. 성과에 따라 당연히 경영진과 조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배분이 이뤄져야 하는데, 임원들만 평년보다 빨리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합당하지 않아 보인다. 직원들에 대해선 현재까지 성과급을 지급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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