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지배구조 정점 ‘이수엑사켐’, 4년 간 78억 원 배당…‘김상범 회장 호주머니’로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5 09: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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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그룹 김상범 회장(이수그룹 홈페이지)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1969년 설립된 이수화학을 모태로 ‘삶의 풍요와 편리를 더하는 아름다운 미래 창조’를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는 이수그룹이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및 회사기회를 유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경제개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공시대상집단 이외 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등 사례분석’ 보고서(이수정 연구위원)를 통해 이수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및 회사기회 유용 사례를 꼬집었다.

이수그룹은 이수화학과 이수페타시스 등 2개 상장회사와 11개의 비상장 회사 등 13개 국내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지주회사인 이수가 LAB, NP, LAS 등 석유화학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이수화학과 인쇄전기회로판(PCB) 및 전자부품 실장기판 제조가 주요 사업인 이수페타시스 등 2개의 상장회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수건설(건설업)과 이수앱지스(바이오 의약품 제조), 이수창업투자(문화투자), 이수시스템(IT 아웃소싱 등) 등 비상장 회사를 자회사로 지배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이수는 2003년 8월 1일 이수건설의 투자부문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는데, 설립 당시 김상범 회장이 약 80%, 이수엑사켐이 8.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출자전환 및 유상증자, 감자 등을 거쳐 2019년 말 기준 이수엑사켐이 73.4%, 김상범 회장이 26.6%의 이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수의 최대주주 이수엑사켐은 김상범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김 회장 개인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수그룹의 지배구조는 김상범 회장→이수엑사켐→이수→이수화학 및 이수페타시스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김상범 회장이 개인회사인 이수엑사켐을 통해 이수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

김상범 회장은 이수와 이수엑사켐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이외에도 이수시스템 및 해외 계열사 2개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게 경제개혁연구소의 설명이다. 다만, 김 회장은 상장사인 이수화학과 이수페타시스에서는 미등기임원인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수그룹의 국내 계열사 자산총액은 2조 2400억원이다.

이수엑사켐, 이수화학에 대한 ‘회사기회 유용’…이수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김상범 회장 개인회사

경제개혁연구소는 이수그룹 정점에 있는 이수엑사켐이 이수화학의 회사기회를 유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지주사인 이수와 계열사인 이수시스템을 일감몰아주기 수혜회사로 규정했다. 


먼저 이수엑사켐의 회사기회 유용에 대해 살펴보자면, 이수엑사켐은 석유화학 제품 등의 판매‧유통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는데, 주로 이수화학이 제조하는 석유화학제품과 정밀화학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즉, 이수화학이 제조하는 석유‧정밀 화학제품을 사들인 뒤 여기에 마진을 붙여 판매‧유통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수엑사켐은 2014년 매출 1530억원(영업이익 39억원)에서 2019년 매출 2369억원(영업이익 13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수엑사켐 매출 가운데 이수화학으로부터 매입하는 석유‧정밀 화학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6년 평균 72.65%에 이른다.

결국 이수화학의 부수업무에 해당되는 판매‧유통을 주된 사업으로 삼는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의 회사기회를 유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경제개혁연구소의 지적이다.

회사기회 유용은 ‘기업의 이사나 경영진, 지배주주가 회사의 이익을 볼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이용하여 자신이 부당하게 이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지배주주가 개인회사를 설립한 다음 계열사들이 수의계약 형태로 그 회사에 일감‧물량을 몰아줌으로써 매출을 급성장시키는 방식인데, 주로 사익과 경영권을 편법으로 세습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

다만, 이수화학에 대한 이수엑사켐의 매입 비중은 2014년 93.41%에서 2019년 51.51%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이수엑사켐은 2015년 이후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김상범 회장은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2019년까지 4년 간 총 78억 4000만원의 배당 수익을 챙겼다.

 

▲ 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

 

이수 및 이수시스템…일감몰아주기 수혜

이수그룹 지주회사인 이수도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이수의 매출(영업수익) 구조는 지주회사 관련 수익인 배당수익과 상표권 수익 외에 상품‧용역‧임대매출로 구성돼 있는데, 지주회사 관련 수익을 제외하면 용역‧임대 매출이 대부분이다. 용역‧임대 등의 매출 비중은 최근 6년 평균 65.68%로 지주회사 관련 수익보다 높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수는 최근 6년 간 130~140억원의 매출을 계열사에 대한 용역 및 임대를 통해 얻고 있으며, 이에 따른 6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85.31%로 일감몰아주기 수혜회사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비상장사인 이수시스템도 일감몰아주기 수혜회사로 지목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수시스템과 이수그룹 계열사 간 5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48.77%로 일감몰아주기 수혜회사에 해당된다고 본 것이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은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수시스템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50.94%, 2016년 56.43%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상회했으나, 매년 하향곡선을 그리며 2019년에는 38%까지 하락한 상태다.

<본지>는 이수그룹의 회사기회 유용 및 일감몰아주기에 따른 사익편취에 대한 해명이나 입장 그리고 일감몰아주기 해소 절차 방안을 듣고자 이수그룹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이수그룹 측은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고 한 뒤 끝내 연락을 주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별다른 해명이나 입장을 전해 듣지 못했다.

 

▲ 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

 

한편,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의 회사기회 유용 및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고 있으나 자산규모 5조원 이하인 중견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등에 대한 실태는 충분히 파악되지 못하고 있으며, 법적 규율 또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경제개혁연구소는 2017년부터 중견기업 소속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및 회사기회 유용 현황을 조사‧분석해 이를 보고서 형태로 공개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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