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정치에 나선 이준석, 예비후보 검증단 논란…선제적 방어 아닌 ‘선제적 노출’ 우려

자기정치에 나선 이준석, 예비후보 검증단 논란…선제적 방어 아닌 ‘선제적 노출’ 우려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1.08.0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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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운데)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실 산하에 대선 예비후보 검증단을 설치하기로 한데 대해, 대선 국면에서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후보에 대한 방어 논리 등을 제공하려면 실제로 어떤 상황인지 알아야 한다”며, 당대표실 산하 대선 예비후보 검증단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예비후보 검증단 성격에 대해, 이 대표는 “상대측 공격이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 미리 정보를 취합하고 그 바탕으로 방어논리를 개발하는 것들이 주업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끌려 다니지 않고 사실관계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방어논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대표의 예비후보 검증단 구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자기정치’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유튜브 최병묵의 팩트 캡처화면.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 ‘최병묵의 팩트’를 통해 “당대표가 자기정치를 시작한다는 오해를 받아선 곤란하다”며 “(이 대표가)대표실 산하의 대선 예비후보 검증단을 설치하겠다고 했는데, ‘선제적 방어’가 될 것인가, ‘선제적 노출’이 될 것인가 하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병묵 전 편집장은 “네거티브 검증의 특징은 보안성, 비밀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검증단을 만든다고 해서 각 후보 캠프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줄 수가 없다”며 “제대로 된 정보를 줬다가 역이용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전 편집장은 이어 “당대표가 인선하는 검증단 위원들에 윤석열 캠프 인사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보를 주기 어렵다”면서 “이런 현실을 모르고 (이 대표가)검증단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인데, 검증단 내에서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나아가 “경선 과정에서 당대표가 대선후보를 직접 검증하겠다는 것은 무지무지 위험한 발상”이라며 “본선에선 검증단의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경선에서 크게 의미가 없다”고 했다.

최 전 편집장은 “검증이라는 것은 어차피 새 인물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결국 윤석열‧최재형 후보에 대한 검증 아니겠는가”라며 “그렇다면 윤석열‧최재형 후보 측은 검증단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리도 없고, 제공해서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네거티브 검증단이 어떻게 굴러갈지 모르는 그런 발상은 결국 이준석 대표의 자기정치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진단했다.

또 “검증단 검증 결과 후보에 대한 결정적 하자가 나왔을 경우 검증단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알지만 모른 척 넘어갈 것인가, 어차피 알려질 것이기 때문에 후보를 자를 것인가. 이런 대책이 나와야 검증단이 굴러가지 않겠나”라며 “경선 단계에서의 네거티브는 당대표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각 후보 캠프에서 충분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최 전 편집장은 “윤석열 후보의 경우 n분의 1이 아니다. 지지율 25% 후보와 2% 후보를 똑같이 대우하는 것은 공정이 아니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걸맞은)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그런데 (지지율 25%의 후보를)n분의 1로 대접하겠다는 발상을 가지고 있다면 여권에 대한 대응 역량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런 부분을 알지 못하면 지금 잘 나가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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