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부터 브렌트유까지 모든 것이 무너진다

WTI부터 브렌트유까지 모든 것이 무너진다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0.04.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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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현실화에 이어 6월물 인도분 유가마저 반토막 나자 뉴욕증시마저 급락하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불안 심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에도 곤두박질 친 유가 하락의 원인이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원유 수요 자체의 감소에 있다는 점에서 원인의 해결 없이 개선은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원유시장은 이틀 연속 폭락중이다. 그나마 버티고 있던 북해산 브렌트유는 30%이상 추락하며 배럴당 2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7.51달러를 찍으며 2001년 이후 19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일 종가 대비 32% 떨어진 수치다.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진입했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은 플러스로 반등했지만, 6월물은 40%이상 급락했다. 저장공간 부족으로 사상 초유의 폭락을 경험한 WTI와 달리 그동안 브렌트유는 유조선에 기름을 실은채 바다에 띄워둘 수 있어 상대적으로 충격이 적었다. 그럼에도 이날 브렌트유의 폭락은 그만큼 글로벌 원유 수요가 부진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봉쇄령을 내리며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수요가 수직 낙하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원유 생산은 계속되면서 WTI가 생산되는 미 서부 내륙지역 원유창고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EIA(에너지정보청)이 밝힌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전주 대비 1925만 배럴 늘었는데,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1100만 배럴을 75%나 뛰어넘는 수준이다.

실물을 받아도 저장고가 없게 됨에 따라 WTI 선물 구매자들이 5월물을 팔고 6월물로 이동하는 롤오버에 나서며 5월물 가격은 마이너스 가격을 형성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다음달 국제유가가 배럴당 마이너스 100달러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업체 도산을 막기 위해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전략비축유 구매 방침을 밝혔지만 유가 급락을 막진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TF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원유를 사들이기 아주 좋은 시기”라며 “전략비축유 7,500만 배럴 추가 구매를 생각 중”이라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미 의회는 4,840억 달러(600조 원) 규모의 지원 협상을 타결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미국의 4번째 지원책으로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적 과잉 공급으로 빚어진 국제유가 하락 압력에 따른 에너지 기업들의 파산 및 신용위기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천문학적 재정이 투입되고 있지만 시장은 좀처럼 안정되는 기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631.56포인트(2.67%) 하락하며 23018.88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86.60포인트(3.07%) 떨어진 2736.56, 나스닥 종합지수는 297.50포인트(3.48%) 떨어진 8253.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값 또한 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물 금 가격은 9.00달러(0.53%) 하락한 1702.20달러로 집계됐다. 현금화 수요가 증대됨에 따라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뉴욕외환시장의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25% 오르며 100.20을 기록했다.

미국은 경기 충격을 줄이기 위해 5월 1일부터 부분적인 경제활동을 재개한다고 발표했고, 이미 25개 주에서 1단계 경제활동 재개를 선언했지만 커져가는 디플레이션 공포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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