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 금융지주사 최대 실적‥배당금 20% ‘삭감’

코로나의 ‘역설’ 금융지주사 최대 실적‥배당금 20% ‘삭감’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02.0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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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영끌’, ‘빚투’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이 역대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른바 코로나의 역설이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시중에 ‘자금’을 투입해 돈이 돌게 하는 유동성 정책은 저금리 기조를 타고 부동산과 주식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이에 은행, 증권사들을 가지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사 수수료만 해도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각 3조4552억원, 3조4146억원, 2조6372억원의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을 냈다.

각 지주 설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순이익이고, 2019년과 비교하면 각 5.7%, 0.3%, 10.3% 늘었다.

아직 2020년 연간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농협금융지주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1조4608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4.8% 많았고, 4분기 대출·주식투자가 더 늘어 이자·수수료 이익이 성장한 만큼 무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1조8722억원)이 2019년보다 30.18% 감소한 우리금융지주를 빼고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4곳이 지난해 최대 이익 기록을 세웠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증권사가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났다.

지난해 ‘동학개미’ 등의 이슈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투자에 나서면서 각 금융 그룹 증권 계열사의 순수수료수익 증가율도 ▲ KB증권 58%(5804억→9168억원) ▲ 신한금융투자 45.6%(5088억→7천406억원) ▲ 하나금융투자 29.7%(4120억→5345억원)에 이르는 것과 차이를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배당’을 권고하면서 금융지주사 등은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최대 실적 냈는데 배당 축소에 ‘당혹’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은 오히려 많게는 20%나 줄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나 정부의 이익공유제 등의 논이가 불편한 상황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는 스트레스 테스트 등의 모형이 문제가 아니라 이익공유제 등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가 재정 건전성 관리를 명분으로 ‘순이익의 20% 이내 배당(배당 성향 20% 이내)’을 금융지주·은행에 권고했고, 눈치를 보던 금융지주사들이 실제로 배당 성향을 20%로 낮췄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4일 이사회를 열어 2020년도 배당 성향을 20%, 주당 배당금을 1770원으로 의결했다. 2019년과 비교해 배당 성향은 26%에서 20%로 6%포인트 떨어졌고, 주당 배당금도 2천210원에서 1천770원으로 20%나 줄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도 5일 이사회에서 2020년도 배당 성향과 주당 배당금을 각 20%, 1350원(중간배당금 포함 1850원)으로 결정했다. 1년 사이 배당 성향이 약 6%포인트(25.78→20%), 주당 배당금은 16% 감소했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배당정책을 3월 초 이사회를 남겨둔 상황이다.

금융권의 ‘배당권고’ 여파가 이익공유제 등과 맞물리면서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미희 free_00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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