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국내 대기업 온실가스 9% 이상 감축...정부 목표에는 크게 미달

2년 새 국내 대기업 온실가스 9% 이상 감축...정부 목표에는 크게 미달

  • 기자명 임준
  • 입력 2021.11.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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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대 기업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

[더퍼블릭 = 임준 기자]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도 2년 새 9% 이상의 감축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tCO₂) 감축 의무가 있는 197개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4억 5220만톤으로 2018년 대비 9.3%(4624만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최근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를 기존 2018년 대비 26.3%에서 40%로 확대하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18년 7억 2763만톤이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억 3658만톤까지 낮춰야 한다. 이들 기업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1억 8088만톤 이상 추가로 줄여야 한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온실가스 정책이 글로벌 환경규제에 상응하는 길이라 하더라도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대한 부담을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별로 보면 감축률이 10% 이상인 6개 업종을 포함해 전체 18개 업종의 72.2%인 13개 업종의 배출량이 감소했다.

감축률이 가장 큰 업종은 에너지로 2018년 1880만톤에서 지난해 1203만톤으로 36%(677만톤) 줄였다. 이어 ▲보험(26%, 2만톤↓) ▲운송(21.5%, 31만톤↓) ▲공기업(18.5%, 4184만톤↓) ▲건설·건자재(16.6%, 303만톤↓) 순이었다.

반면 ▲제약(29.6%, 7만톤↑)과 통신(15.5%, 48만톤↑) ▲서비스(14.5%, 7만톤↑) ▲철강(7.4%, 784만톤↑) ▲조선·기계·설비(2.6%, 4만톤↑) 등 5개 업종은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2018년 25.9톤에서 지난해 24.3톤으로 6.5%(1.7톤) 줄었다. 에너지 업종이 감축량 23.4톤(18.5%↓)으로 가장 컸고 공기업 21.3톤(15.3%↓), 생활용품 1.4톤(10.9%↓), 식음료 0.7톤(14.6%↓) 순이었다.

기업별로는 전체의 66%에 해당하는 130개 기업에서 배출량이 감소했는데 이 중 배출량을 1000만톤 이상 줄인 2곳을 포함한 10개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100만톤 이상 줄였으며 이들 10개 기업의 감축량은 전체의 1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축량 상위 5개 기업 중 4곳은 발전공기업이 차지했다. 남동발전이 지난 2018년 5758만톤에서 지난해 4251만톤으로 1505만톤을 줄여 감축량이 가장 컸으며 남부발전(1139만톤, 28.2%↓)과 서부발전(753만톤, 19.8%↓)은 2위와 3위, 동서발전(464만톤, 11.7%↓)은 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에너지는 같은 기간 온실가스 625만톤을 줄이며 감축량 4위를 차지해 민간기업 중 유일하게 ‘톱5’에 포함됐다. LG디스플레이(195만톤, 29.1%↓)와 KCC(113만톤, 67.6%↓)도 온실가스를 100만톤 이상 줄였다.

반면 67개 기업은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늘었다. 특히 현대제철(611만톤, 27.1%↑)과 포스코(255만톤, 3.5%↑), 삼성전자(176만톤, 16.3%↑) 등 3곳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만톤 이상 늘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현대그린파워의 부생가스 발전소 설비를 임대해 자가용 발전설비로 가동하면서 현대그린파워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산입됐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사용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준공한 평택 반도체 제2공장 가동으로 배출량이 증가했다.

매출 1억원당 온실가스 감축량은 한일시멘트가 520.5톤(55.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스코에너지 262.6톤(42.3%↓), 여수열병합발전 104.2톤(21.2%↓), 남동발전 60.7톤(5.8%↓), 쌍용양회공업 55.7톤(7.7%↓) 순이었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량의 상향 조정으로 기업들의 부담감이 늘어난 상황이다. 글로벌 환경규제에 상응하는 적극적인 목표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제반 여건 조성이나 지원책도 같이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자료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임준 기자 uldaga@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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